이머전스 - 미래와 진화의 열쇠
스티븐 존슨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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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이 책을 잠시 읽어본 뒤 꽤 흥미로운 내용인거 같아서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했다.  자연과학 분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책 내용 자체는 그리 흠잡을 때 없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창발성(Emergence)이라는 단어는 좀 낯설게 느껴졌다. 자기 조직화 이론 등은 예전에 읽었던 "네트" 같은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전체의 합이 부분의 합보다 크다라는 개념에 창발성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책 겉표지에 나와 있는 4개의 그림, 즉 개미와 뇌와 도시,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공통점이 뭘까를 생각해보면 이 책이 주장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인이라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을테지만, 개미들이 군집 형태를 이루며 자기 몸뚱아리 보다 몇 천배나 큰 집을 짓는다던지, 단순한 작은 수상돌기와 축색들이 모여 거대한 사고 능력과 기억력을 만든다던지, 아무런 규칙없이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도시의 구역과 문화가 자율적으로 나뉜다던지, 인공지능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들이 개개의 행동들을 분석하여 새로운 개념과 행동을 만들어 낸다던지 하는 이야기 말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간단하지만, 사실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가는데 있어서는 그리 만족 스럽지 못하다. 저자가 자유로운 서술 형태로 글을 작성하였기에 과학적 진실을 이야기 해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무슨 과학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곳곳에 창발성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너무 개념적인 단어들을 사용해서 그 뜻을 파악하기가 힘든 경우도 있었다. 어쨌든 쉽게 쉽게 읽어나가기에는 어려운 개념들이라 이 쪽 분야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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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경영대전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홍하상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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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마 오래전부터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를 이끌어 왔던 주역들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을테지만, 요즘처럼 불황의 시대에 그 주역들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새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부분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스스로도 그런 대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런 변화를 기업 내외부에서 느끼게 된다.

어쨌든, 요새 TV를 통해 드라마화 되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커다란 주역 중 한 사람의 일대기와 철학에 대한 책을 접한 것은 나에게 그들이 단지 "부자"라는 인식에서 "기업가"라는 인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호암 이병철에 대한 나의 인식은 "돈병철"이라는 주위의 비아냥과 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돈 많은 부자였다. 게다가 학생시절에 정경유착이나 삼분폭리 사건, 사카린 밀수 사건 등의 역사적 비화들을 접하면서 한 때는 "노동 착취자"나 "부정부패를 일삼는 자"로서의 이미지도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의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 "창업가"로서의 인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기업가에 대한 전기와 평서들을 많이 썼던 홍하상씨가 5년여의 취재를 통해 발굴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쓴 책이어서 그런지 이병철 개인과 삼성 창업에 대한 매우 상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재 TV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이병철의 모습 역시 이 책과 동일하다. 게다가 이병철 어록을 통해 그가 가진 경영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책을 저술했음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병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전혀 들어있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또한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 역시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아 오늘날의 삼성과 연계성이 잘 보이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일제의 수탈시대에 태어나, 수많은 현대사의 우여곡절을 넘어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일궈낸 일대기를 읽으면서 그의 경영어록이 주는 의미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는 말 그대로 그는 그 의미를 잘 알고 실천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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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1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뉴욕의 역사 세계의 도시 이야기 1
프랑수아 베유 지음, 문신원 옮김 / 궁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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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무척 읽고 싶었다. 때마침 뉴욕을 비롯한 동부 일대를 다녀올 기회가 생긴 시점이었는데,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결국 다녀오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어찌되었건 미국 역사에 대한 아마추어적인 관심 때문인지 미국에 대한 평서나 역사서들에 눈길을 많이 주는 편이었는데, 미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뉴욕의 역사에 관한 책이 나왔다니 내 눈에 확 들어온 것 같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실망했다. 우선 역자의 번역이 매끄럽지 못했다. 책 뒤에 역자 후기에도 그런 투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역자가 미국의 역사적 배경이나 도시 성장에 대한 많은 배경지식이 없었던거 같다. 그리고 저자가 프랑스인이라 그런지 유럽의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이 담겨 있었다. 제목은 "뉴욕의 역사"지만 책 내용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성장기에 촛점을 맞추었다. 즉 이 책은 단지 역사서가 아니라 문화 비평서 내지 이민 문화사 수준에 가깝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주 방대한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이기 때문에 저자의 관심에 따라 어떤 분야들은 매우 상세하게, 어떤 분야들은 개요적인 수준에서 서술한 모습이 보인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교양서로 읽기에는 내용이 너무 깊은 맛이 있다.

그래도 알수없는 매력을 전해주는 뉴욕의 모습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을 읽으면서 집어 내는데는 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뉴욕에 대해 많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기억나는것은 현재 LA에 기반을 둔 프로야구 다저스 구단이 원래는 뉴욕의 브루클린에 기반을 두고 탄생한 야구단이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뉴욕을 근거지로 일어난 많은 일들과 금융,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에 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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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에 집중하라
래리 보시디 외 지음, 김광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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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눈에 띄었던 이유는 현재 다니는 회사의 CEO가 혁신과 실행에 대한 일가견으로 널리 알려진 분인데다가,  계열사 CEO께서 추천의 글을 써 주셨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실행"이라는 큰 화두가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몇 달째 계속 회사에서의 내 일은 전략과 계획만을 짜는 일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언제 실행할 지 막연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걸 실행하는 주체도 나 자신이 될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것도 최고경영자의 실행을 말이다.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거라기 보다는 정확히 기업의 임원급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이 모두 CEO의 입장에서 기술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비경영 전공자인 나로서는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들을 다룬 내용들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임원급들이 무얼 생각하고 있으며, 어떤걸 중요하게 여기는지 파악 할 수 있었다.

책에서 예로 든 기업들의 사례는 흥미로왔다. 특히 EDS사례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에도 잘 들어맞는 이야기일거 같았다. 어찌되었건 누구나 기업의 전략과 기획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행은 실무자들이 할 일이란 생각이 지배적인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최고경영자들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고민만 하고, 거창한 계획만 이야기 하지 말고 경영현장에 뛰어나가 몸소 그들의 전략과 생각을 실천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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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루이스 V. 거스너 Jr. 지음, 이무열 옮김 / 북앳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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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BM의 S/W, 서비스, BCS조직과 함께 일할 때 이 책을 읽게 된 게 행운인지 불운인지 잘 모르겠다. 예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마침 다른 책들을 한꺼번에 구입할 필요가 생긴데다가 이 책이 출판된지 1년이 넘어서 10%이상의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기에 이번에 구입하게 되었다.

책 겉표지를 둘러싼 장식지 위에 "노무현 대통령이 휴가 중 읽으려고 선택한 책"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을지 궁금하다. 컴퓨터에 일가견이 있다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으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거느리고 있는 행정부에 변화가 일어나야 하지 않을런지.

책에 기술된 내용은 대개 뻔한 것들이다. IBM이 H/W로 장사해먹었고, 가장 똑똑하고 유능한 Manpower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시장에서의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에 IBM이 휘청거렸던 것이다. e-Business부터 자율컴퓨팅, on-demand 까지 IBM의 혁신의 몸부림을 지켜봐왔던 나로서는 IBM에서의 혁신과 변화의 물결을 잘 인지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은 한 유능한 경영자가 자기의 비지니스 영역을 넘어선 새로운 분야에서 다 쓰러져 가던 거대기업을 살려낸 감명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변화와 변혁을 말할수 있겠지만, 그것을 실천하고 다른 많은 사람들의 동참과 이해를 얻어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거스너 전임 회장은 탁월한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을만 하다.

IT분야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책에 기술한 많은 이야기들, 즉 IBM의 내부사정, 미들웨어에 집중한 전략, Lotus와의 합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 모두가 IBM의 성공을 이끄는 좋은 전략이 되었는데, 한국 IT상황에서는 반대가 아닌가 싶다.  그들의 미들웨어 제품인 Websphere나 DB2등은 Weblogic이나 JEUS, Oracle등에 밀리고, Lotus의 주력제품은 Notes또한 기업내의 Backbone에서 걷어내어지고 있다.

한국 IBM을 "을"의 입장에서 대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고 내부변화가 빨리 일어나야 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1400여명이 넘는 거대조직인 한국 IBM도 이제 변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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