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경영대전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홍하상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아마 오래전부터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를 이끌어 왔던 주역들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을테지만, 요즘처럼 불황의 시대에 그 주역들에 관한 이야기와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새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부분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스스로도 그런 대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런 변화를 기업 내외부에서 느끼게 된다.

어쨌든, 요새 TV를 통해 드라마화 되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커다란 주역 중 한 사람의 일대기와 철학에 대한 책을 접한 것은 나에게 그들이 단지 "부자"라는 인식에서 "기업가"라는 인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호암 이병철에 대한 나의 인식은 "돈병철"이라는 주위의 비아냥과 질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돈 많은 부자였다. 게다가 학생시절에 정경유착이나 삼분폭리 사건, 사카린 밀수 사건 등의 역사적 비화들을 접하면서 한 때는 "노동 착취자"나 "부정부패를 일삼는 자"로서의 이미지도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의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 "창업가"로서의 인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기업가에 대한 전기와 평서들을 많이 썼던 홍하상씨가 5년여의 취재를 통해 발굴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쓴 책이어서 그런지 이병철 개인과 삼성 창업에 대한 매우 상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재 TV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이병철의 모습 역시 이 책과 동일하다. 게다가 이병철 어록을 통해 그가 가진 경영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책을 저술했음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병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전혀 들어있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다. 또한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 역시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아 오늘날의 삼성과 연계성이 잘 보이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일제의 수탈시대에 태어나, 수많은 현대사의 우여곡절을 넘어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일궈낸 일대기를 읽으면서 그의 경영어록이 주는 의미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는 말 그대로 그는 그 의미를 잘 알고 실천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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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1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