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의 춤 - 일상을 뒤바꾸는 수학의 마법
김상현 지음 / 루미너리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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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고 있는 내용부터 새롭게 접하는 내용까지 수학적 확률 이론과 활용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책이다. 우선 현대 확률론과 통계학의 기초가 되는 발견인 베르누이 확률에 대해 설명한다. 각 시행은 독립적이며, 각 시행에서 성공 확률은 일정하고, 결과는 성공 또는 실패 두 가지 뿐이라면 시행 횟수가 무한대로 갈 때 성공 비율이 이론적 확률에 수렴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면서 말이다. 19세기 말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동전 던지기를 통해 우연성의 본질에 대해 탐구했는데, 동전의 초기 조건(던지는 힘, 각도, 높이 등)이 미세하게 변할 때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런 연구는 현대의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했다면서 말이다. 한편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베팅한 금액 중에서 카지노가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비율을 카지노 쪽에 조금 유리하게 설정한다면서, 크랩스 게임을 예로 들고 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이길 확률이 49.3%, 질 확률은 50.7%인데, 겨우 1.4% 차이에 불과하지만 이 차이가 카지노의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플레이어가 크게 이기거나 질 수 있지만 게임을 계속할수록 결과는 평균에 가까워진다면서, 수많은 고객들이 장시간 게임을 하면 카지노는 반드시 수익을 내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미래에는 순열과 조합의 개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단언한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기계가 인간처럼 창의적으로 사고하려면 기존 정보들의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고, 로봇 공학에서 다관절 로봇의 움직임을 계획할 때도 각 관절의 가능한 모든 조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DNA 서열의 가능한 모든 조합을 분석하고 최적의 결과를 예측하는데도 이러한 수학적 도구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한다. 


우리가 접하는 로또 복권의 경우 기댓값은 각 등수의 당첨 확률을 해당 등수의 상금으로 곱한 뒤 각 등수 별 기댓값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만일 1등 당첨금이 평균 20억원이라 가정하고 모든 등수의 기댓값을 합하면 약 51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현대의 날씨 예보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주어졌을 때 기존의 확률을 어떻게 갱신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수학적 원리인 베이즈 정리의 핵심 개념이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즉, 과거의 기상 데이터와 현재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의 날씨 확률을 계산하는데, 내일의 최고 기온을 예측할 때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일의 최고 기온에 대한 사전 확률을 설정하고, 오늘의 기온, 습도, 풍향 등의 관측 결과를 새로운 정보로 활용하여 최고 기온의 확률 분포를 갱신한다고 언급한다. 물론 현대 기상학에서는 단일 예측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모델의 결과를 종합하는 앙상블 예보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각기 다른 초기 조건이나 물리적 가정을 적용한 여러 예보 모델을 동시에 실행하고, 그 결과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최종 예보를 만든다면서 말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수치 예보 모델을 보완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수치 예보 모델이 대기의 물리 법칙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방식이라면 인공지능 모델은 과거의 기상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한다. 한편 20세기 초반 영국의 통계학자이자 생물학자인 로널드 피셔는 유전학과 통계학을 결합하여 현대 집단 유전학의 기초를 마련했는데, 그는 멘델의 유전 법칙을 대규모 개체군에 적용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자연선택이 유전자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했고, 이를 통해 진화 과정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면서 말이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가 생존에 유리할 때 그 유전자의 빈도가 세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증가하는지를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면서,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각 유전자 변이의 효과는 작지만 이들을 모두 종합하면 개인의 질병 위험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전자 편집의 경우에도 그 성공률은 편집하려는 유전자의 위치와 방법에 따라 10%에서 90%까지 크게 달라지는데, 임상에서는 이런 확률 정보가 핵심적이라 덧붙인다. 또한 보험 산업의 확률 활용 사례를 언급하면서, 만일 30세 남성이 1억원의 20년 정기보험에 가입한다면 보험회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기댓값은 각 연도별 사망확률과 1억원을 곱해서 모두 더한 값이라 말한다. 이 기댓값에 보험회사의 운영비용과 적정 이윤을 더해서 보험료가 결정된다면서 말이다. 현재는 더욱 정교한 확률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너무 정교한 위험 평가는 보험의 기본 취지인 위험의 분산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들에게 높은 보험료를 책정하거나 아예 보험 가입을 거부한다면 그들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서, 이는 보험의 사회적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다. 한편 주식의 미래 가격은 현재 가격에서 무작위로 변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매수와 매도 주문이 마치 브라운 운동에서 묘사하는 물 분자의 충돌처럼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개별 거래는 작은 영향을 미치지만, 수만 건의 거래가 모여서 주가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마코위츠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으로 분산투자를 제시하고 있는데, 각 주식의 기대 수익률, 리스크의 측정치인 표준편차, 그리고 주식들 간의 상관관계를 계산하여 서로 다른 주식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전체적인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케네스 애로우가 제시한 불가능성 정리도 소개하고 있는데, 세 명 이상의 후보자가 있을 때 모든 유권자의 선호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완벽한 투표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고 말한다. 공정한 투표 시스템이 만족해야 할 조건으로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 유권자의 선호가 바뀌면 결과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만약 모든 유권자가 A를 B보다 선호한다면 투표 결과도 A가 B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A와 B 사이의 상대적 순위는 제3의 후보 C와 무관해야 한다는 것이고, 넷째는 어떤 한 사람의 의견이 결과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 말한다. 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투표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말이다. 또한 확률에 기반한 판단이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언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이나 인구 집단에 대한 통계적 데이터가 편향되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한 베이즈 방식의 추론은 불공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한편 양자 암호학에 대해 언급하면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양자키 분배 방식이라 말한다. 누군가가 양자 상태를 측정하는 순간 그 상태가 변해 버리기 때문에 도청자가 정보를 가로채려고 하면 양자 상태가 변화하여 도청 시도를 즉시 알아챌 수 있다면서 말이다. 또한 우리 뇌의 기본 단위인 뉴런은 전기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뉴런이 신호를 보낼지 말지는 확률적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뉴런 내부의 전기적 신호가 특정 수준을 넘어서야 다음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지만, 이 특정 수준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면서, 뉴런의 상태, 주변 환경, 심지어 시간에 따라서도 변화한다고 언급한다. 이어서 각 사건의 확률이 이전 사건에서 도달한 상태에만 의존하는 일련의 가능한 사건들을 설명하는 마르코프 체인에 대해 소개한다. 

 

문장을 생성할 때 각 단어의 선택이 직전 단어에만 의존한다고 가정하면, 마르코프 체인을 이용해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어는 어근에 다양한 어미가 붙어서 의미가 결정되는데다가 이전 음절이 다음 음절의 가능성을 크게 제약하기 때문에, 한국어 처리에서 마르코프 체인이 특히 유용하다고 언급한다. 한편 베이지만 신경망은 의료 진단, 자율주행 차량 등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특히 유용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 위의 물체를 식별할 때 단순히 저것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것보다 저것은 80% 확률로 사람이며, 이 판단에 대한 확신은 95%라고 판단하는 것이 더 안전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신뢰도가 낮을 때는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기거나 더 보수적인 운전을 하도록 설계하면 된다면서 말이다. 또한 암호화 알고리즘으로 많이 사용되는 RSA의 안전성은 큰 소수를 무작위로 선택하는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데, 여기에도 확률론적 약점이 있다고 말한다. 소수는 숫자가 커질수록 점점 드물어지는데, RSA 키를 만들 때 컴퓨터는 특정 범위에서 소수를 찾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똑똑한 공격자라면 이 정도 크기의 소수를 찾으려면 대략 이 정도 시도가 필요하다고 추측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방법으로 소수를 생성한다면 우연히 같은 소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한다. 만약 두 사람이 같은 소수를 사용한다면 그들의 RSA 키는 서로 연관성이 생기게 되어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말이다. 한편 시계열 분석 방법의 대표격이며 과거의 관측 값과 오차를 이용해 미래의 값을 예측하는 모델인 ARIMA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RIMA 모델의 각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AR 부분은 현재 값이 과거 값들의 선형 조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고, MA 부분은 현재 값이 과거의 예측 오차들의 선형 조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즉, 예측 실수에서 배운다는 개념이란 말이다. I 부분은 비정상 시계열을 정상 시계열로 변환하기 위한 차분 과정인데, 추세를 제거한다는 개념이라 언급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는 최신 확률 이론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랜덤 그래프 이론이다. 노드들이 무작위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모델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연결 확률이 특정 값을 넘어서면 네트워크에서 거대한 연결 성분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연결선 개수의 분포가 멱법칙을 따르는, 즉 대부분의 노드는 적은 연결을 갖고 극소수의 노드가 거대한 연결을 가진 일종의 허브 형태를 띠는 네트워크를 척도 없는 네트워크라고 하는데,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는 무작위 공격에 대해서는 매우 강한 회복력을 보이지만, 중요한 노드들을 겨냥한 표적 공격에는 취약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확률 분포를 기하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정보 기하학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는데, 확률 분포는 단순한 숫자들의 나열이 아니라 정보를 담고 있는 하나의 구조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평균을 가진 두 개의 정규 분포라도 분산이 다르면 완전히 다른 특성들을 보인다면서, 이런 차이점들을 기하학적 공간에서 점과 점 사이의 거리나 곡률로 표현할 수 있다면 복잡한 확률적 현상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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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발명하는 일 - K-팔란티어, 에스투더블유의 성공 원칙 7가지
명지연 지음, 서상덕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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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인 S2W(Safe and Secure World)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이 그 회사를 홍보하는 책이라는 것은 몰랐다. 이 책의 저자는 S2W에서 홍보 및 마케팅 팀장으로 일했으며, 저자가 회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핵심 인재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S2W는 KAIST 네트워크 보안 랩 출신 인사들이 수행한 다크웹 분석으로 시작해 AI 기술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데, 창업 초반에 인터폴을 고객사로 확보하였고, 이 때 활용한 멀티도메인 교차분석 기술을 통해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를 AI로 실시간 수집하고 그 의미를 추론해 제조, 금융,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 고객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내 개인적으로 이 회사는 전 직장(L그룹)과 현 직장(S그룹) 모두와 연관이 있기는 하다. 우선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기술자 출신은 아니지만 KAIST 출신 인사들이 경영을 맡기기 위해 2018년 창업 당시에 영입했다고 한다. 사업 아이템 자체는 생소했지만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다면서 합류했다고 하는데, 이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이 그렇게 뽑혀져 나온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기존 스타트업과 달리 사업 아이템보다는 어떤 동료들과 함께 일할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만큼 서로를 믿는 동료와 함께, 더 나은 데이터의 미래를 위해, 사람 중심의 성장 방식으로, AI와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며 미션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창업의 이유가 설명하지 못할 어떤 것이라면 지지한다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피해야 할 창업 이유 중 하나로 사업 아이템이 놓치기 아까워서라고 말한다. 사실 창업을 하기로 고민 중이라면 그 다음은 펀딩이 아니라 동료를 잘 모으고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누구와 같이 하는가가 첫 번째, 왜 하는가가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두 가지는 대표이사의 숙제이고, 어떻게 하는가와 무엇을 하는가는 동료와 함께 풀어갈 문제라면서 말이다. 


이어서 이 회사의 인사 쪽 임원과의 인터뷰 내용이 소개되는데, 사람을 뽑을 때 우리 조직의 밝은 에너지와 일치하는 사람인가, 실력뿐 아니라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사람인가를 가장 많이 살펴본다고 언급한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서로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극도로 솔직해도 되는 안전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말이다. 조직원들을 채찍질하지 않고 잘 돌볼 방법이 예전에는 보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속임수라고 생각한다면서 근본적으로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면 보상으로 강요하지 않아도 자기 돌봄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융화라는 본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물론 자기 돌봄과 같은 인사관리 방식이 임금 수준과 같은 전통적인 성과관리 제도나 연계보상 체계를 거스르기 위한 장치는 아니라면서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고용 유연성이 있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직이 커지면서 누구를 뽑아도 안정적으로 함께 가려면 이렇게 조직적으로 연대하는 문화가 더 필수적이라 언급한다. 조직이 나를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봐 준다고 느낄 때, 우리 모두는 스스로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덧붙인다. 이어서 해외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임원과의 인터뷰도 소개하고 있는데, 과거 경험했던 크고 멋지게 성장하는 회사들의 공통점은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문제를 계속 해결하는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이전 직장 중에는 이케아에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했는데, 매니저로서가 아니라 리더로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혹독할 정도의 교육과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내가 동료를 의지하고 반대로 동료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이 시시각각 펼쳐졌었다면서 말이다. 


특히 내가 온전한 내 모습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얻을 때, 다른 누구가 될 필요도 없고 다른 모습으로 억지로 변장할 필요도 없고, 내 단점 내 잘못을 자유롭게 나의 리더에게 오픈하고, 나누고, 언제든지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마음의 안전감 같은 것을 느낄 때 일하는 게 큰 기쁨이었다고 강조한다. S2W의 다양한 조직문화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언제 어디에서 일을 하든지 직원들이 각자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 신뢰의 마음과 함께 업무 자율성과 몰입도를 함께 높일 수 있도록 완전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매달 전사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 중에 3분간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서로를 알아가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조직 진단 후 조직원들에게 언제나 1등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매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이렇게 1등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도, 스스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에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 주기만 하면 그들이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게임에서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성장기에 있는 조직에서는 유능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조직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일 이외 다른 것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조직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단 임원급 뿐만 아니라 매니저급이라 하더라도 조직 전체를 기준으로 해야 할 일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내는 것보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유동적으로 인식하고, 언제든지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조금 어눌한 면이 있더라도 기꺼이 포지션을 바꿀 수도, 일의 종류와 성향을 바꿀 수도 있는 존재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라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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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따위가 삶을 멈출 수는 없다 - 암에 흔들리지 않고 일상을 사는 습관 30
곤도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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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이 책의 저자가 쓴 "항암 해방"을 읽었는데, 그 책에 실린 내용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암보다 자연사를 권한다면서, 암을 일찍 발견할수록 고통만 받다 빨리 죽기 쉽다고 말한다. 진짜 암은 아무리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해도 전이가 일어나며, 오히려 치료로 암이 기승하기 시작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우가 많다면서 말이다. 반면 유사 암은 줄기세포에 전이 능력이 없어서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면서, 내버려두면 커지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치료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사실 줄기세포에 전이능력이 있는 것이 진짜 암이며, 이것은 일단 생기면 바로 혈액을 타고 간과 폐, 뼈, 뇌 등에 퍼져서 잠복하게 된다고 말한다. 인간이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암이 5년에서 20년에 걸쳐 1센터미터 이상 커졌을 때인데, 전이는 암이 1밀리미터 이하일 때도 온몸에 흩어지며 일어나서 손쓸 수 없다면서 말이다. 결국 고형 암은 진짜도 가짜도 가능한 한 방치해서 상황을 보다가 통증이나 호흡 곤란이 생겼을 때 그것을 경감시키는 완화 케어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참을 수 없는 통증,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없는 한 의사를 가까이하지 않아야 하며, 건강검진이나 단기입원 종합검사도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암 검진의 가장 큰 문제는 사소한 변화까지 암으로 의심해 정밀검사나 치료를 재촉하는 것이라면서, 유사 암으로 일찍 죽지 않고 진짜 암이어도 오래 살기 위해서 암은 방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암은 수술하면 전이하기 쉬운데, 처음 발생한 병소의 암을 수술로 제거하면 통제가 되지 않아 전이 증대 속도가 올라가며, 메스로 절개한 상처에 암세포가 몰려와서 암이 기승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암이 자라는 속도와 남은 시간을 파악하려면 최소 3개월간의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암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폐, 식도, 간장, 뇌 등에서 덩어리가 커져 호흡, 식사, 해독 같은 생명 유지 기능을 멎게 했을 때라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약은 독이라면서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세균성 감염 정도라고 말한다. 약 90퍼센트에 대해서 약은 수치만 떨어뜨리거나 증상을 잠시 완화하는 효과 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우리 몸에서 암이 기승하지 않게 하고 체력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영양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암은 정상 세포를 밀어내며 퍼지기 때문에 세포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체력과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장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할 것은 세포를 만들고 복원하는 단백질이라고 언급한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 중에서는 완전 식품인 달걀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 커피는 간암을 거의 확실하게 억제하고 자궁암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으며, 코코아도 암을 물리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한다. 비타민D가 암 예방에 좋은 효과를 내며, 요구르트와 바나나로 장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보조제나 건강식품, 민간요법 가운데 암을 예방한다, 진행을 늦춘다, 생존율을 높인다고 그 치료 효과가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암은 손상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기는 병이라 DNA를 구성하는 분자가 일단 변이하면 더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염분과 암, 그리고 고혈압과의 관계는 지금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염분이 부족한 사람이 더 일찍 죽는다고 말한다. 물과 소금은 몸에 필요한 양을 제외하고는 바로 소변으로 배출되는 까닭에 과다 섭취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말이다. 또한 CT는 방사선의 일종인 엑스선을 360도 방향에서 몸에 조사해 단면을 촬영하기에 피폭선량이 엑스선 검사의 수백 배에 이른다면서 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복근 단련이나 땀이 날 정도로 전신 운동을 권하는데, 몸의 여러 기관을 움직이는 것은 근육이고 심장도 근육 덩어리이기 때문에 체력은 곧 근력이며, 근육을 단련하고 늘릴수록 체력이 붙어서 질병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유사물질인 마이오카인이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면서 말이다.


혈압강하제를 장기 복용하면 암, 뇌경색, 치매가 증가한다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심장은 펌프 운동을 하면서 혈액을 내보내는데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굳고 가늘어지는 까닭에 힘차게 내보내지 않으면 구석구석까지 미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심장의 펌프 압력을 세게 하는 혈압을 올릴 필요가 있는데, 이를 약으로 억제하면 강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탁해지듯이 혈액의 흐름이 나빠져 혈관 안에서 굳어지기 쉽다고 언급한다. 혈액이 뇌에 제대로 들지 않으면 비틀거림과 치매도 발생하기 쉽다면서, 수축기 혈압이 200대로 올라 두통과 현기증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를 제외한 경우에 고혈압이 신경 쓰인다면 폭음과 폭식에 주의하고 자주 걸으면 된다고 말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경우 높을수록 혈액이 끈적끈적해져 심근경색 등으로 일찍 사망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완전히 반대라고 언급한다. 콜레스테롤은 지질의 한 종류로 고기, 생선, 우유, 달걀에 많이 포함되어 있고 세포막의 재료가 된다면서, 암은 정상세포를 밀어내며 확대하듯이 커지는 까닭에 튼튼한 세포막은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약으로 지나치게 혈당치를 떨어뜨리면 휘청거리다 넘어져서 거동도 못한다고 덧붙인다. 암은 자신의 세포가 변이해서 자란 자기 자신이므로 바이러스나 세균을 없애는 면역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암은 정상세포를 밀어내고 퍼지기 때문에 면역력보다도 정상세포를 튼튼하게 하고 체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말이다. 음주가 암의 발생 원인이라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간암뿐이며, 예외적으로 유사 암이어도 방치하면 사망하는 경우가 간암인데, 암이 커져서 간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면 간의 기능이 떨어져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 밖에 백신접종도 회피해야 한다면서, 불활화 백신에 더해지는 항원보강제 애주번트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면역 보조제 또는 면역 증강제라고 하는 에주번트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지나치게 자극해서 다양한 자기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이 죽을 때를 맞이해 쇠약해져서 먹거나 마시려 해도 무리일 때는 평온히 숨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기아 상태에서는 뇌 내의 모르핀 상태 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탈수에 의해 혈액이 졸아들어 의식이 희미해 진다면서 말이다. 호흡이 나빠져서 산소 부족 상태가 되면 탄산가스가 쌓이는데, 이것 역시 마약처럼 작용하여 죽음을 비교적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또한 치매 증상 등으로 판단력이 떨어진 경우 그런 환자에게 암이 있다고 고지하면 암에 대한 공포와 불안만 커져서 수습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다. 그런 경우에는 치매 환자에게 암이 있다고 꼭 고지하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과 함암제 치료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수술 후유증과 항암제 부작용을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방사선 치료 역시 신체적 부담이나 부작용이 적으므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치매 환자의 경우 치료 중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의사의 지시에 따르지 못해서 속행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인다. 어쨌든 이 책의 저자는 "의사를 멀리한다", "건강검진 등의 검사를 받지 않는다", "약을 먹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지켜 나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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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ㅣ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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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현세에 살아계실때나 입적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스님의 말씀을 주제로 책이 나오니 그 때 마다 되새김질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좋긴 하다. 이 책도 법정 스님의 대표 저서들 뿐 아니라 강연집과 법문 기록, 정기 법회에서 실제로 건넨 말씀, 여러 자리에서 회자되어 온 핵심 문장들까지 잘 정리해 두었다. 스님의 말씀 중에서 사람은 어떤 묵은 데 갇혀 있으면 안 된다면서,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살아 있는 꽃이라면 어제 핀 꽃하고 오늘 핀 꽃은 다르다면서, 항상 새로운 향기와 새로운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또한 우리가 무엇인가를 가지게 된다는 것은 그것이 물질이든, 집이든, 혹은 가구든, 명예든, 그만큼 거기에 얽매인다면서, 소유의 대상으로부터 소유를 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무언가를 얻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지키느라 시간과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면서, 가진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소유는 목표가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태도가 된다고 언급한다. 그래서 더 가지려 애쓰기보다 무엇에 얽매이지 않을지 스스로 묻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말이다. 물론 스님이 늘 말하는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이렇게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면 걱정할 것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 진다면서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필요에 따라 살되 욕망에 따라 살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언급한다. 결국 욕망은 분수 밖의 바람이고 필요는 생활의 기본 조건이라면서, 우리 마음 속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자신의 삶의 기쁨은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어디에 머물며 시간을 쓰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말이다. 


무엇을 할 때 숨이 트이고, 누구와 있을 때 마음이 넓어지는지 알아차릴 때 비로소 자신만의 리듬이 생긴다면서, 그 리듬 속에서 자연스레 몰입이 자라면서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하루의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바른 견해는 현상에 머물지 않는다면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먼저 보고 그것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결과만 보지 말고, 감정을 잠깐 가라앉힌 뒤 시간 순서로 원인을 더듬어 작은 균열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찾아보는 게 핵심이라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무슨 일이건 그저 좋아서 하고, 하고 나서는 잊으면서 늘 자취 없는 마음이라면 그 일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일을 하면서도 그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서 말이다. 또한 일을 잘했든 못했든 오래 붙잡지 않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힘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과정에 정성을 쏟되 성과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한편 반드시 어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은 성장하고 또 형성된다면서,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혹은 사상이든 간에 만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만남과 관계는 친밀함을 넘어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고 다듬는 자리이니 만날 때 무엇을 배울지 점검해야 소모를 줄일 수 있다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혼자서 나그네가 되면 가장 투명하고 순수해진다면서, 낯선 환경에 놓여 있을 때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눈을 뜨며 자기 모습이 뚜렷이 드러난다던지, 바른 견해는 현상에 머물지 않으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먼저 보고, 그것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어쨌든 법정 스님의 말들을 통해 내 안에 뚜렷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남의 말에도 휘청이지 않고, 또 관계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게 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삶 속에서 거창한 깨달음보다는 내 삶의 감각을 되찾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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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ㅣ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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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을 기억하는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민음사가 출간한 국내 판본의 표지 그림에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인 에곤 실레의 독특한 자화상이 프린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에 에곤 실레의 작품들을 직접 비엔나 레오폴트 미술관 등에서 감상하면서 그의 일생에 대해 잘 알게 되었는데, 에곤 실레와 다자이 오사무는 여러모로 닮은 곳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가 써 내려간 다양한 소설 속 문장들을 통해 그의 작품과 인생을 되돌아보도록 구성되었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소설은 "사양"인데, 몰락한 귀족 가문의 삶을 통해 전후 일본 사회의 변화와 상실, 그리고 극복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혁명도 사랑도, 사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고, 가장 달콤한 것이라서, 너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고의로 그것을 '신포도'라고 거짓말하며 우리에게 가르쳐 왔음에 틀림없다고 믿게 되었다."라던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쨌든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라면, 이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보이는 모습도 미워해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와 같은 문장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으로 그의 대표작인 "인간 실격"이 소개되고 있는데, "신에게 묻는다, 저항하지 않는 것은 죄인가? 인간, 실격, 이제 나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다."는 핵심 문장과 함께 소설 속 주인공을 다자이 본인과 동일시하는 여러 모습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겉으로는 유머러스하고 사교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지만, 내면적으로는 타인과 자신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불안에 휩싸여 있는데, 이러한 광대의 모습은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지적한다. 이 주인공은 스스로를 죄인처럼 살면서도 죽을 용기를 내지 못한 자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타인에게 보이는 나와 내가 아는 나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 때 느끼는 불안과 고통은 사회적 규범과 기대 속에서 자신의 본질을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서 그의 소설 "어쩔 수 없구나"가 소개되고 있는데, 매우 짧고 위트 있는 문체로 전쟁 중 피난민과 농민의 대립을 묘사하면서 당시 시대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쨌든, 일본도 이제 새로운 발명을 해야 해. 남자도 여자도 힘을 합쳐 새로운 발명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에요. 시골 농민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훌륭하게 갱생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와 같은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인간관계와 사회적 부조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깊은 절망감과 함께 체념과 허무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여학생"이라는 소설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한 소녀의 하루를 통해 인간관계와 내면의 갈등, 그리고 정체성의 성찰을 잘 다루고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여학생은 자신이 가족과 세상에서 기대 받는 좋은 딸과 자신의 솔직한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진 내면의 고통과 방황이 그저 지나가는 한순간일수 있다는 희망을 품으려고 애쓰면서 이 모든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 하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에 소개된 소설이 "직소"였는데, 처음부터 예수와 유다 사이의 갈등 관계가 등장해서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속 내용을 보는듯 싶었다. 이 소설 안에서 유다는 단지 배신자로 묘사되지 않으며, 누구보다 예수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절망과 분노 속에서 비틀리고, 흔들리며, 끝내 파멸로 예수를 이끈 인물로 묘사된다. 유다의 예수를 향한 진심은 순수했지만, 그 순수함이 외면당할 때 증오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이 감정을 끝까지 감당하지 못할 때 어떤 파멸에 이르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소개되는 "달려라 메로스"의 경우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시 "인질"에서 영감을 받아 재구성한 내용이라 어디서 많이 본 약간은 뻔한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소개되고 있는 다자이의 소설들은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실감하게 했다. 소설 "앵두"의 경우 부모의 책임감과 아울러 무력감을 다루고 있는데,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 사이에서의 혼란을 "아이들보다 부모가 더 약하다."는 언급으로 실감나게 보여준다. 소설 "어머니"의 경우 전쟁 후 피난 생활이라는 배경에서 지방문화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면서, 전쟁에서 귀환한 청년의 일화를 통해 우리가 타인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셋째 형 이야기"나 "비용의 아내" 같은 경우 가족 간의 유대, 희생과 독립 사이의 복잡성과 같은 문제를 절묘하게 다루고 있는데, 특히 "비용"은 15세기 프랑스 시인 프랑수아 비용을 가리킨다고 소개되고 있다. 시인 비용은 방탕한 범죄자이면서도 인간의 죄와 아름다움을 시로 노래한 인물인데, 다자이는 그를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다면서 말이다. "비용"은 다자이 자신이고, 그가 그려낸 여주인공은 그를 끝까지 이해하려 한 세상의 마지막 사람이라면서, 마지막 대사인 "인간답지 못하면 어떠냐"는 소설 "인간 실격"의 "나는 인간으로서 실격되었다."라는 문장과 대조적이라 언급한다. 그 밖에 소설 "사랑과 미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예전에 TV드라마로 유명했던 "환상특급" 같은 것을 보는듯 했다. 다섯 남매가 노수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 짓기에서 시작해서, 남매들 각자의 개성과 시각을 반영하여 수학자라는 인물을 세밀하게 구축해 나갔는데, 그러다가 가상의 이야기가 끝난 순간, 예상치 못한 사건(밖에 노인이 서 있다)이 벌어지며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분위기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다자이 오사무라는 소설가가 단순히 인생의 파멸과 허무를 그리지 않고 인간의 존재 의미를 다각도에서 탐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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