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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몰락 - 내 집 마련이 절실한 3040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
남우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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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그나마 좋은 가격에 팔아버린 것이 속 시원하긴 한데, 지난 10년 전부터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책에 눈길이 가는 게 당연지사인거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가치 있는 투자 대상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의 유구한 역사를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의 주택가격 폭등, 1991년에서 2000년 까지 약 10년 동안 조정기, 2000년대 7~8년간 폭등기, 그리고 현재 정체기로 분류되는 그 역사를 들여다보니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1978년 한 해 동안 전국의 땅값은 평균 49퍼센트, 6대 도시는 79퍼센트, 서울은 136퍼센트 상승했었다니 그 때 투자했다면 엄청난 이득을 취했을 듯 싶다.

 

아파트 가격의 역사를 일별하면서 1기와 2기 신도시 건설 붐으로 1991년 9월 분당에 첫 입주가 시작되고, 1992년부터 평촌, 일산, 중동 일대 신도시에 입주가 시작되었던 사실들, 그리고 IMF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2000년대의 가계 부동산 대출의 증가 등에 대한 이야기도 상세히 서술되고 있다. 그러면서 사실상 지금 현재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의 거품 붕괴가 진행 중이라 말한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도 2008년 7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라 한다. 다만 집값 하락에 따른 대출 축소, 그리고 대출 축소가 다시 집값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 과정이 아직 본격화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계대출로 빚을 내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이 많은데, 금리 인상으로 국내 부동산 거품이 붕괴될 위험이 많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스스로 신용팽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으며, 현재 국내 은행에 대한 외국인 소유권은 이미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외국 은행의 대표들이 우리나라 가계의 빚을 탕감하거나 이자를 깎아줄리 만무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금리가 8~10퍼센트로 상승하면 주택 가격은 20~40퍼센트 정도 바로 하락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면 국내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계적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다면 은행들은 금리 위험의 상당부분을 가계로 떠넘길 것이라 말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일본 부동산의 버블형성과 붕괴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상술하면서 각종 차트, 도표, 수치들을 상세히 제시하고 있어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인구로 말미암아 아파트 가격 폭등을 가져왔지만 이제부터는 주택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35~54세 인구가 2011년부터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하고, 고령화에 따라 주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다. 게다가 현재 전국적으로 추진 중인 주택공급 현황을 보면 약 500만 명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주택이 건설 예정인데,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이후 인구가 줄어들어 결국 주택들의 과공급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이래저래 따져 노동인구 중 4분의 1이나 되는 건설업 종사자들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 논리가 아닌 서민의 주거안정이나 주거복지의 논리를 적용해 어떤 형태로든 신규주택을 공급할 것이라 한다. 아마도 연간 최하 30만호 이상을 계속 공급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30년 이후 1기 신도시 등 많은 아파트들이 노후화 되어 재건축 될 것이지만, 200퍼센트 이상의 고용적률로 개발된 아파트들이 많아 사업성이 없어 많은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여 재건축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부동산을 시장의 위기가 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처분하는 것이라 조언한다. 그리고 시장의 과잉반응 시기를 가능한 피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택 중 10년 이상 되어 낡은 주택이 아닌 신공법과 우수한 평면을 적용한 10년 이하의 주택이면서 동시에 입지가 우수한 도심지역이나 신도시 지역의 주택은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향후 토지는 비도시 지역 가운데 단독주택을 건축할 수 있는 토지가 최적이라 조언한다. 과연 이 책의 저자의 말대로 실현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향후 아파트를 어떤 식으로 보유해야 할지 팁을 주고 있기에 참고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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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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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출신인 관계로 경제학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한 게 못내 아쉬웠는데, 이런 책을 접할 수 있어서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된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경제학 사조를 제대로 공부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1980년대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줄곧 기자생활을 해왔다고 하는데, 마치 유명한 경제학자가 이 책을 쓴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쓴 의도를 저자는 자유 시장이라는 이데올로기의 흥망을 추적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하고 있다. 최근에 전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것이 전개된 지적,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생각이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경제 사상사와 함께 금융위기의 설화와 해결책을 하나로 묶어보려 시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 시작은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금융위기의 전말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두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뒤를 이어 18세기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유 시장 경제학의 근간을 만들어낸 애덤 스미스의 이론부터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경제학 교과서 바로 그것이다. 경제학 관련 서적들에서 다루었던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이 책에도 담겨져 있다. 화폐수량설, 일반균형이론, 랜덤워크, 효율적 시장가설, 기대효용 가설과 같은 경제이론들부터 미국 부동산 시장의 역사, 서브프라임 사태 전말까지 모두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경제학계에서 활약한 수많은 천재들의 면면을 만날 수 있다. 정말 그렇게 많은 이들이 천재같은 비상한 머리를 사용해 경제학을 만들어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사실 이 책은 경제의 기본 이론들을 통해 자유 시장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이기심과 합리적 추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냥 그뿐이다. 이 책의 뒤편에 해제를 쓴 우석훈 씨도 그런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딱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이야기가 끝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 시장 경제의 문제들을 지적했으면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진짜 이 책은 글래스고에서 시작하여 런던과 로잔과 빈과 시카고, 뉴욕, 워싱턴DC를 관통하는 지적 오디세이를 감행했다는 느낌만 들었다. 경제학이란 그 수많은 스타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지만 다면적이고 중층적이라 이렇다 할 결론을 쉽게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 오히려 부각된 셈이다. 어쨌든 이 책은 경제학에 흥미를 가진 모든 이들이 경제학적 교양을 쌓기에 아주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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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퍼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전략 퍼즐 -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제이 B. 바니 & 트리시 고먼 클리포드 지음, 홍지수 옮김 / 부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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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제 막 MBA 학위를 받고 그 업계에서 잘 나가는 컨설팅 회사에 취직한 한 청년이 세계적인 화학 관련 기업으로 소개된 HGS의 전략적 결정에 관여하면서 실수도 하고 배우기도 하는 과정을 소설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What I didn’t learn in business school"로 경영대학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 또는 놓친 것들에 대해 실전경험을 통해 배워나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예전에 전략컨설팅 경험을 가진 경영대학원 교수와 국제관계 및 공공정책학 교수이며, 게다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니 믿을만하지 않은가! 어쨌든 이 책의 이야기들은 구체적이다. 특히 우리의 주인공은 텍사스 오스틴 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회사의 시스템 디자이너로 3년 정도 일하다 MBA에 도전한 엔지니어라는 점도 흥미롭다.

 

 

주인공이 컨설팅 회사에 취직해 처음 맡은 일은 화학회사 HGS가 개발하여 특허출원한 새로운 화학기술 "플라스티웨어"의 사업화 방향을 평가하는 임무였다. 문제는 자신이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단순한 지식들을 현장에 바로 적용하려 하면서부터 일어났다. 주인공은 바로 문제점을 파고들어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지만,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은 HGS 내부에서 중요한 이해당사자들이 누군지 알아내고, 자신들이 제시한 권고안을 실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또 그 권고안 실행을 저지할 힘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 제시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분석능력과 변화관리기술을 십분 활용해서 자신들이 제시할 권고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지지자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선언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라는 게 핵심 포인트인 것이다.

 

 

또한 경영대학원에서 배웠던 다양한 분석기법들이 현장에서 잘 안 먹히는 사례들을 이야기 속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업의 경제성을 분석하는데 잘 사용하는 순현재가치 분석법은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할 때는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혁신적인 사업은 현금흐름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매우 어렵기에 적정할인율 계산이 불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주 정교한 분석 자료들이 개인적인 편견이나 기업 내부 정치에 의해 쉽게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역시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순현재가치 분석이 각 사업부마다 또는 이해당사자마다 달라 모두 6가지의 다른 결론들을 도출하고 있다. 또한 진입장벽, 공급자, 경쟁자, 구매자, 대체재에 대한 위협과 기회를 분석하게 되는 Five Forces Model에 의거한 산업구조 분석의 한계점 역시 제시하고 있다.

 

 

보통 특정산업의 투자매력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산업구조분석을 사용하긴 하지만 전략적 선택을 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이런 분석을 하면 대부분 산업에 진출하지 말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전략적 선택을 하여 성공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 한다. 또한 현실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테면 한 기업 내 서로 다른 사업부문들이 협력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각 부문이 세 가지 정도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자기부문에 이득이 될지, 비용이 절감되거나 수익이 증가할지, 그리고 비용과 품질 면에서 볼 때 협력하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이러한 이점을 실현할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외부 공급자와 협력해서 이러한 이점을 실현할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사내 다른 사업부문들과 협력하기 보다는 외부 공급자와 협력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것은 대기업에 근무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 다양한 전략적 분석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를테면 특정 전략이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줄 수 있는지 평가하는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VRIO(가치, 희소성, 모방, 조직)도 실전에 바로 써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특정 전략을 추진할 경우, 그 전략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보다 기업의 수익(혹은 비용)을 증가(혹은 감소)시키는가, 특정기업이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희소성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다른 기업들이 이 전략을 모방하려면 얼마나 걸리는가, 기업이 전략을 실행하는데 효율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가치 있고 희소성 있고 모방하기 어려운 전략이 바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특정기업이 다른 기업의 전략을 모방하기 힘든 이유로 공동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 모방에 가해지는 법적 제재, 평판, 브랜드 인지도, 전환비용, 조사비용, 응용 경험 등을 들고 있다. 사실 이 책의 뒤편에는 회사에서 외부에 컨설팅을 왜 의뢰하는지 그 뜻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 책 속의 주인공은 의사결정 과정과 사내정치를 의사결정의 내용과 논리로부터 분리하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창출 역할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이미 어느 정도 전략적 결정을 내린 상태에서 컨설턴트들을 부르며, 이들은 무엇인가를 추진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즉, 경영진을 설득할만한 근거를 마련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지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킬 기반 마련하는 것이 컨설턴트들의 임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사건은 전략 컨설턴트들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즉, 컨설팅 하러 외부에서 들어온 컨설턴트가 결국 컨설팅을 해준 그 회사로 영입되는 사례 말이다. 그것은 결국 전략만 세우고 빠지지 말고 실행까지 책임지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전략 컨설팅에 대한 유익한 실전 정보들을 많이 제공해주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각 장 끝에 전략퍼즐 맞추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질문들이 나열되고 있어서 학습효과도 좋을 것 같다. 책의 크기 면에서도 손에 잘 잡힐 정도로 적당한 크기와 두께라서 읽는 이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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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12]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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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주관해 트렌드를 분석한 거라 그런지 주로 소비패턴과 사회적 문제들의 분석을 중심으로 경제, 사회, 문화적 흐름에 대한 이야기가 부각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로서는 공감이 가는 것도 있지만 이게 트렌드로 꼽혀야 하는지 긴가민가한 것도 있는 게 사실이다. 2011년 트렌드로 꼽혔던 변하는 날씨, 변하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의 중심 주제인 기상이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닌듯하다. 사실 2011년보다 2010년에 배추대란 등 날씨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더 컸던 거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된 트렌드의 많은 부분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SNS를 정점으로 한 이야기들이다. 그에 대한 부수적인 결과라고 할까, 결국 사회 현상과 맞물려 진정성과 신뢰 회복에 대한 화두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맞는 듯 싶다. 이 책은 2011년 회고와 2012년 전망을 각각 다루고 있는데, 자기들이 만든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키워드는 이 책이 처음 출간된 2007년부터 계속 조어를 만들어냈는데, GOLDEN PIGS, MICKEY MOUSE, BIG CASH COW, TIGEROMICS, TWO RABBITS과 같다. 그리고 내년 2012년은 임진년 용띠 해와 연관 지어 드래곤 볼(DRAGON BALL)이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키워드 외에 표지 기본 디자인도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 2011년에는 두 마리 토끼의 이중적 의미를 띠는 보라색이었고, 2012년에는 용 그림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안정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청록색을 썼다고 한다. 사실 2012년은 격동이 예고된 한 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총선과 대선을 치를 예정이지만 놀랍게도 대만, 프랑스, 인도, 터키, 멕시코, 핀란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29개국이 모두 내년에 대선을 치른다고 한다. 정치적 격변이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거라는 말이다. 게다가 경제상황은 암울하고, 소비도 얼어붙은 편이라서 그다지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거 같지는 않다.

 

이 책에서 10가지 트렌드의 상세 사항을 읽어보았지만, 새로운 현상이나 사실도 많이 알 수 있었다.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시장검토도 했었지만, 프리텔레콤이라는 회사가 내놓은 프리씨 후불서비스가 월 기본료 4500원에 1초당 2원, 문자는 건당 2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또한 기아차 모닝이 손톱을 다치지 않게 하는 자동차라고 선전하면서 새로운 방향의 마케팅을 제시했고,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의 시장 규모가 급상승해서 71억 원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는 것과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에 이어 윤리적 패션이란 말까지 등장했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그리고 청년실신, 테크파탈, 능청남, 버터페이스녀 같은 신조어도 재미있었다. 전반적으로 작년 한 해의 모습과 올 해의 모습을 큰 흐름에서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나라처럼 역동성이 많은 나라는 매년 트렌드를 따라가고 트렌드를 선점하기도 쉽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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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2
베서니 맥린 & 조 노세라 지음, 윤태경.이종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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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그렇고 500페이지가 넘는 책 분량도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책 내용은 절대 그렇지 않다.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 그대로 영화를 만들어도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할 듯 싶을 정도다. 영어 제목도 한글 제목과 똑같은 이 책은 저자 두 명 모두 경제전문지 기자출신이라고 한다. 그 중 한 명은 퓰리처 상 최종후보로도 지명되었고, 또 한 명은 골드만삭스에서 3년 동안 투자은행가로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금융계의 내막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골드만삭스와 로버트 루빈에 대해서만큼은 좀 후하게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소설처럼 전개될 듯 이 책의 첫 장부터 등장인물 소개와 주요 약어 풀이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과 다양한 경제용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내용들은 결코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

 

컨트리와이드 공동창업자인 안젤로 모질로부터 JP모건의 데니스 웨더스톤 회장, AIG의 행크 그린버그 회장,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앨런 그린스펀 의장까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성장 배경과 성격, 업무처리 방식까지 꼼꼼히 서술되어 있는데다가, CDO, CDS, MBS, RMBS, ABX지수 등이 낯설지 않도록 그 용어의 정의는 각주로, 그 용어의 탄생 과정은 본문 내용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스탠더드&푸어스 등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들의 성장 과정, 그리고 금융위기 때 파산한 AIG, 베어스턴스, 메릴린치의 성장과 파산과정이 상세히 담겨있다. 물론 이 모든 금융재앙의 씨앗이 된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증권(MBS)의 30년에 걸친 기나긴 역사도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으며, 모기지 관련회사로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성장과정도 자세히 담겨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 아메리퀘스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같은 모기지 회사들도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책은 인터뷰 기사, 비망록, 이메일, 법원 증언록 등 수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작성되어 있다. 그래서 금융위기라는 그 긴박한 사건들을 매우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말로만 듣고 피상적으로만 접했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다. 그리고 그 역사적 기원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아메리칸 드림이 내 집 마련과 동의어로 통용되면서 미국정부가 오랫동안 국민의 주택소유를 촉진하는 정책을 써 왔는데, 197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소유를 촉진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이 다양화되고 규제가 완화된 사실이라든지,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뒷돈을 받고 신용등급을 남발해 급성장 했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또한 공무원들은 스트레스 받으며 중대한 일을 처리하는데도 보수가 적은 반면, 패니메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들을 처리하면서 더 높은 임금을 받아 지탄의 대상이 되었지만 거기 들어가고 싶어서 줄을 섰다든지, 2000년대에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에 근무하면서 한 달에 30만~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서류조작, 위조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는 사실도 그렇다. 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서로 위험을 떠넘기는 상황에서 아무도 규제하거나 조정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의 저술자로 잘 알려진 찰스 킨들버거 역시 이 문제를 사전에 파악했었고 자신의 책 수정판에 이것을 언급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수작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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