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 확장판, 양장)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하정 지음 / 좋은여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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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과 인연들

- 장래 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하정 지음 [좋은여름] | (2024)




 

이 책이 처음 나온 지 벌써 5주년이라고 한다. 무려 90여 페이지가 추가된 빨간색 양장 에디션이 다시 나왔다. 초판이 나왔을 때 책에 담긴 사연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책 만드는 분께 소프트 커버와 양장본의 제작 방식이 또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신기하기도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냥 소프트커버용으로 만든 파일 그대로 양장본 제작에 사용하는 줄 알았던 나는,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손길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즈음 ''이란 물건이 만들어주는 사람들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이건 대개 독자에게 해당될 것이다. 작가로서는 사람과의 인연이 책으로 이어진다. 이 책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가 그렇다. 그것도 이 우주에서 아주 희귀한 확률 속에서 서로를 알아본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인연이 죽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나온 귀여운 할머니’ 5주년 에디션은 이 인연이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동안 저자는 이 인연을 어떻게 돌보고 가꾸어왔을지 내심 궁금하다.


 

초판과 5주년 기념 에디션 모두 작은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것은 묘한 우연이자 인연이다. 책방과의 인연, 그리고 책방지기와의 인연이 이 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책이 나를 알아본 것이라 하겠다. 책 속의 인연이 내게도 살짝 닿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건 분명 책이 마련해준 인연이다.


 

요즈음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아파트의 벽이 얇아 이웃집 방귀 소리나 전화벨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기도 하다. 반면 이웃과 진심어린, 때론 시기어린 대화라도 나눌 기회가 드물다. 이런 팍팍하고 단절되어가는 도시 생활 속에서 '귀여운 할머니' 이야기는 독자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다. 우리에게는 이미 서로 이어지고자 하는 연대의 유전자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펼칠 때마다 발견하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거나 잃어가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내 장래희망은... 그러니까, 귀여운 할머니와 매일 만나는 것이다.

각자 온전한 존재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함께하는 일상이 하나의 즐거운 의식(ritual)으로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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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1-17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15년 전만해도 누구네가 이사 오면 시루떡 한 팩씩 돌리기도 했는데 그런게 없어졌어요. 그때 넙죽 받아 먹지만 말고 답례도 하고 그럴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ㅋ
얼마전 양장본이 재활용이 안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양장본을 포기하고 살아야하나 싶기도 하고. 출판사도 고민이 많겠어요.
세상에 모든 여자들이 귀여운 할머니가 되면 좋겠는데 울엄마 보면...ㅎㅎ

초란공 2024-01-17 23:25   좋아요 1 | URL
아 그렇네요. 떡돌리고 음식 오고가고 했는데요. 층간/세대 간 소음이 심해서 예민해지긴 쉬운것 같고요. ˝어제 밤에 전화벨 소리 너무 크더군요˝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말이죠.

양장본 재활용 문제도 있군요. 저는 편집 방식이 양장본하고 소프트커버용하고 완전히 다르다는 내용만 들었거든요. 그리고 귀여운 할머니는 앞으로 많아져야 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