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느끼한 산문집 - 밤과 개와 술과 키스를 씀
강이슬 지음 / 웨일북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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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브런치북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에 맞게 툭툭 던지듯 써 내려간 글이며 편하다.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중독성이 있고, 어느 누구나 읽을수 있을만큼 참 좋은 글이다.
어릴적 추억과 그리고 힘들지만 힘든 일들을 아무렇지 않은듯 무심한척 쿨하게 써내려갔다.
좋은 글이란 전달감이 좋고 읽는이가 편해야 한다고 한다.

읽기에 좋았고, 지은이의 글쓰기를 한번은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난다.

"안 느끼한 산문집/강 이슬, 에세이"
"앞으로 창피한 글을 쓰지 않으리! 감성이 흘러넘치는 느끼한 글로는 내 진심을 전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쩔수 없이 차 오르는 감성에 판단을 잃어 불쌍한 귀뚜라미를 잇는작품을 쓰지 않으려고 책의 제목을 '안 느끼한 산문집'으로 미리 정했다. 자신을 위해 설치한 덫이었다. "
옥탑방에 앉아 싼술을 마시며 자이언티가 부른 (양화대교)의 루렴을 부르며 행복하자고 아프지 말자고

선배의 소개로 일하게 된 성인방송 작가 시절 석달 동안 윤리 의식에 부딪히거나 사라지는 날이었다.
첫날 출근했을때 좆된것 같은 느낌이었고 처음 본 것은 야동이었다.
처음으로 교양프로그램 작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체위를 주제로 회의를 하던날 본인이 좋아하는 체위를 설명하는 걸 듣고 민망했지만돈 받고 하는 일이기에 티를 내지 못했다.

여성의 신체를 상업적으로 소비하고 여성을 하대해서 돈을 버는 저질 프로여서 패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쓰레기같은 프로그램이고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전체가 다 저질스러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신발을 벗고 타야된다는 지리선생님의 이야기.
강남밥값은 말도 안 되게 비쌀거 같아 30만원이나 찾아 각자 자신의 돈을 가지고 점심을 먹겠다 했다.
음식값은 생각보다 쌌고 버거킹이 패스트푸드점 음식이라는것을 모르는 이네들은 서울도 별것 없다고 했던 풋내기였다.
동대문 옷값이 싸다고 갔던 쇼핑몰에서 저질스러운 소재의 반팔티를 6만원과 맞바꾸면서 잘 산거다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다.
버스카드는 티머니랑 마이비랑 다르게 받는거 같아 치사하다고 서울놈들 욕을 했던 세상 세상물정모르는 풋내기들.
10년전 마이비 카드를 서랍 구석에서 꺼내어 보며 피식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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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월급 967000원으로 옥탑방에서 산다면 믿겨질지.
시급의 절반도 인되는 사람도 있다니 참 놀라웠다.
적지 않은 돈으로 이리쪼개고 자리 쪼개어 살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산다.
어릴적 사귀었던 혁이와의 이별, 그리고 아빠에 대한 사랑,
작가의 눈이 사시가 되았을때 자식을 위해 동분서주 하며 딸을 위해 노력하던 그때의 기억을 엄마는 너보다 내가 더 불쌍했지라며 회상에 잠기기도 한다.
건성건성일하는 떡볶이 아저씨와 2년동안 너무 집착을 했던 애인과의 이별...같은 아웃사이더로 동질감을 느꼈다.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그냥 적은듯하지만 읽다가 웃을수박에 없는 작가의 입담에 나모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자신의 주장이 아닌듯하지만 내용이 잘 와닿았다.
젊은 대학생들의 이야기와 서울 상경기는 이제 막 사회에 접어든 초년생이 사이다처럼 가슴을 뚫리게 한다.
가난을 팔아 돈을 벌고 싶어하고 털털하고 가끔은 그녀들 답게 육두문자를 날리기도 한다.
방송 6년차 작가로서 가난이라는 이 두 글자에 힘겹지만 재미있는 사연이 많았다.
사랑꾼이고 싶지만 너무 빨리 감정을 말해 버리는 급한 성격에 진정한 사랑꾼은 못된듯한 풋내기이며,
성적인 매력이 없는 듯한 그녀의 툭툭 내뱉는 매력 넘치는 글 솜씨가 진정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이 없다.
솔직 발랄하게 신선한 글이고 딱딱하지 않는 어조는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내려 놓을수 없게큼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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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나 짱이다.
"시벌탱, 나는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정상이고 훌륭한데 세상이, 나라가, 재가 좆 같아서 자될 뻔한 일이 망해버렸구나."
다소 비겁하지만 '남탓' 세상 탓'을 하긴 하지만 핵거지 같은 상황에서도 작가 이쁜 이슬이가 멘탈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털털한 작가 강 이슬이 쓴글.
신선하고 충격으로 다가왔던 글...
입담이 좋고 앞으로도 좋은 글이 많이 나올듯한 미래가 총망되는 작가인거 같다.
너무 꾸미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과장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대화를 나누듯, 일기를 쓰듯썼고, 읽는 이에게도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막 써내려간 글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글쓰기를 했던 데서 참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 배꼽이 달아날까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도 좋은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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