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행복하지않다고했다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김미향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한 번도 진정으로 엄마 편을 들지 못했던 작가가 엄마가 돌아가신 지금, 회환과 자책과 그리움과 추억을 한데 뭉쳐서 엄마를 후회 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한 여성의 인생을 읽어 내려갔다.

엄마의 인생을 글로 쓰는 작가도 이 글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독자로서 책을 읽었지만 가슴이 저리고 목이 메어 왔다.

사람으로서 제대로 대답을 받지 못했던 엄마의 인생.

딸로서도 아내로서도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 삶을 살아온 작가의 엄마가 삶의 끈을 놓은 건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외할버지로부터의 폭력을 받았고, 저런 것이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자랐던 엄마.

결혼해서는 외 할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이 작은 집에서 살 수 있으려나 싶었지만 아버지는 한량이었다.

많은 돈은 벌었지만 술을 마셨고, 엄마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엄마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던 자식이라는 끈을 놓을 수가 없었기에 멀리 떠나지 못하고 살았다

작가는 엄마가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자신도 아버지의 희생양이었다.

엄마는 딸이 행여나 아버지에게 맞을까 봐 온몸으로 감싸 안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작가는 엄마의 꿈을 꾸었다.

보고 싶고 그리워 밤이면 엄마의 꿈을 꾸었다.

엄마의 끊임없는 악순환적으로 이어지는 카르마는 한 여자의 일생이 너무 잔인하기 그지없는 벚꽃처럼 떨어져 내렸다.

아름답기 그지없던 엄마가 그 예쁜 모습의 빚을 잃어 갈 때, 엄마가 마직막으로 죽어 가기 전 살고 싶어 할 때. 행복하지 않았다던 엄마의 이야기를 읽었을 때 참 많이도 울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쩌면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어 내려갈 때 한 여자가 자신을 희생 가면서 자식을 지켰던 고귀한 마음에 숨을 죽였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존재 자체가 삶의 죽임이었던 엄마, 엄마는 나에게 삶만 준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바로 서는 법, 씩씩하게 걷는 법, 편히 눕는 법을 나에게 알려 주었다. 피를 돌게 하고, 살을 찌우는 음식을 만들어 먹였고, 사랑스러운 말을, 깊이 있는 지식을 가르쳐 내면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엄마는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나를 환영해준 손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