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라 - 상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배를 타라 / 고통스럽고 달콤한 청춘의 한 악장이 흐른다.

 

무엇이든 성급하게 결정을 하고, 빨리 결과물을 얻기를 바라는 나의 삶의 패턴은 책읽는 패턴까지 바꿔놓았는지 서서히 흘러가는 이야기를 힘들어하고 결론만을 성급하게 기다리곤 합니다. 그래서  배를 타라라고 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큰 인내가 필요했지요. 그건 초반을 넘어 중반을 넘어갈때까지 이어졌었는데 어느순간 일본 서점 직원들이 뽑은 최고의 음악 청춘소설이라는 의미가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고통스럽고 달콤한 청춘의 한 악장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 며칠전 우연히 접한 선거연설을 하던 후보연설중에 고3의 1년이 평생을 좌우하는 사회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학벌위주의 사회는,소위 어느학교를 나왔느냐가  평생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냐 인생을 흔드니까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시대에 뛰어든 아이들은 초등고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성공인생을 완성하기위한 입시전쟁에 뛰어듭니다. 각기 다르게 주어진 재력과 환경속에서  최고의 1%가 되기위해 누구나 똑같이 하는 노력들속에서 성공을 꿈꾸지요. 그러다 나의 길이 아니라 생각하면 우회를 하기도 하고 몇년동안 힘차게 달려왔던 길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노력했다고, 꿈꾸어 왔다고 누구나 자신들이 원하는것을 얻을수도 이룰수도 없는것이 인생이기 때문이지요.

 

배를 타라는 가족소설이자 성공소설입니다. 가고자 하는길도 환경도 가정의 모습도 나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걸어가고 있는 길은 똑같은  10대의 모습에서  고민과 번민 사랑과 우정이 쌓여가기도 하고 비켜가기도 하는 인생이 그려져 있었으니까요 !.

 

 

 

 

배를 타라는 부유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쓰시마 사토루의 중학교 입학에서 고등학교 졸업까지의 6년간의  이야기입니다. 그건  일본문단계의 중진작가요, 이 책의 저자인  후지타니 오사무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센조쿠가쿠엔 고등학교 음악과를 졸업한 후, 니혼대학 예술학부 영화학과 졸업. 회사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현재는 음악가와 연극인 등이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도시 시모기타자와에서 서점을 경영하고 있다라고 하는 ~

 

많은 가족들이 음악을 하고 있는 음악가 집안의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한 첼로연주가 진로가 되어버렸던 쓰시마, 그는 그 길만이  자신의 길인 듯 독주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성장소설이 그려내고있는  학교생활이나 한 개인의 고민과 친구관계등이 보여지는것은 똑같으나 그 이야기의 중심에 첼로가 있고 음악이 있었습니다.  바흐와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등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가하면  포르테, 크레센도, 셋잇단음표, 반음과 같은 음악용어들은 기본이었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든가,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제 1번 라장조, 제1악장과 제2악장,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가장조, 바흐의 코랄(찬송가)등과 같은 연주곡명들은 귀가 따가울정도였으니 지금까지 접했던 음악적 요소들보다 훨씬 더 많은것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접했지요.

 

무슨 소리인걸까 낯설기만 했던 것들이 재미있어지던 순간 쓰시마 사토루는 부유한 학생, 선택받은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수 있는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고민이 많고 친구관계와 이성문제에 혼란을 겪고 있는 10대, 특별한 관계에 긴장하고 주목받는것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대접받는 듯한 모습엔 나름 뿌듯하기도 한  !

 

내가 사랑하는 만큼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당신은 그렇게까지 냉정할 수 없습니다.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중 파미나가 타미노에게 향해 하는 말.

 

앞으로 닥쳐올 운명을 모른 채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것이라 희망을 품고 있는 10대의 모습을,  지나쳐왔던 청춘의 한 악장을,  삶의 철학과  음악에 대한 열정, 청춘의 미숙함이 아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 채 연주되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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