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평원의 개미들 - 제2회 문학동네 청소년장편소설 공모 대상 수상작
오송이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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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발간하는 청소년문학문화잡지 『풋,』에서 상금 천만 원을 걸고 매년 벌이는 공모전이 있다. 원고지 500장 안팎의 장편소설로 우리 문학의 기대주를 앞서 뽑고 그로 하여금 뚜벅뚜벅 자신감을 갖고 문학으로 걸어갈 수 있게끔 독려하는 의미에서 책도 출간해준다. 제1회 대회 때는 필자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간이 무산되었고 지금 여기 2회 수상자의 소설을 선보인다.  ~~ 출판사 리뷰중

 

그렇게 분명히 이책의 저자는 고등학생으로 명기해놓고 있었다. 한데

 

모래평원의 맥줄은 태양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에 바작하게 말라붙었다. 황량한 지평선은 침묵했다. 씨앗을 뿌릴 수도 없는 메마른 땅은 오랜 가뭄으로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물길을 낼 수 없을 만큼 딱딱하게 굳은 땅에는 생명이 뿌리내릴 틈이 없었다

 

p 12본문중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를 몇장 읽어나가면서는 대체 정말 이러한 문장을 구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믿기지가 않았다. 글은 작가가 살아온 세월이고 고민한 흔적이요, 사상이라 생각했는데 열여덟 어린나이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표현력과 이야기라니....    

 

세상과 단절된채 곧 모래폭풍이 다가올 모래평원에 살고있는 소년과 C가있다. 그들은 기차를 타고 돌아온다는 무책임한 말을 남긴채 떠나버린 C의 애인을 기다리는중이다. 사람들이 살고있는 도시와 도시사이 숨어있는 땅, 그곳에서 생존하고있다는 믿지못할 사실만큼이나 자신들의 삶이 흐릿하기만한 그들,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하는것조차 과분한일이 되고마는 땅이었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이가 있었으니 그들로인해 C와 소년의 삶또한 변화를 맞이했다. 앞으로 모래폭풍이 올거라는 예시를 하고떠난 말을 잘 다루던 집배원소녀, 더 많은것을 누리기위해 욕심을 부리다 총상을 입고 도망쳐온 사내, 오래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철길을 여전히 관리하고 있던 노인 세금징수원, 총상입고 도망쳐온 사내가 훔친 다이아몬드를 찾아 말을 타고 찾아온 경찰관까지 거기에 죽은아이를 쏟아낸 임신부도 있었고 개를 찾아 죽음의 사막으로 찾아들어온 노인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제각각인듯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고, 한곳으로 향했으니 도시를 떠난 사람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죽음을 부르는 동시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있었다. 또한 그들의 탐욕과 욕구는 소년에게 전염되며 우연치않게 손에 들어온 다이아몬드를 통한 도시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게한다.

 

극복하기 힘든 갈증과 인간의 힘으로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웠던 강렬한 태양, 도시인들이 살고있는 서쪽과 동쪽을 이어지던 거친땅 모래평원, 그곳을 찾아오고,떠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삶의 의미들을 바라보는 시선, 무심한듯 펼쳐지는 치열함은 거친 모래평원에서도 꿋꿋하게 뿌리내리며 다음의 미래를 꿈꾸게 만든다.

 

무수히 많은 모래들만큼이나 이야기의 상징성을 생각하게만든 결코 편안하지 않았던 이야기는 불투명한 미래를 내다보는듯도했다. 그속을 질주하던 개미들이 우리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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