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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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하고싶은것도 없고 소질이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해야만 하는 미래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고 스스로 하고싶은 일에 대한 신념을 가진 아이들에 비해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고민이 많아진다.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후회하지않을까. 잠깐 주춤하면 도태하기 쉽상인 무한경쟁시대에서 무엇을 향해 뛰어가야하는가?   노력이 수반된 승부에 앞서 꿈을 찾고 길을 찾아가는길이 가장 큰 고비인듯 그 첫번째 관문에서 아이들의 인생은 많은 변화를 맞이한다  

그 꿈을 잃어버린 댓가로 얻어낸 동선대로 무작정 걸어가는 이가 어른들이라면, 평생을 살며 그 심오한 화두를 앞에둔채  고민을 하는 시간이 청소년기인듯하다. 맑고 투명하기 보단 불투명한 막막함으로 꽉 막혀버린 생각들, 찾아지지 않는 해답을 찾아 너른 벌판을 무작정 걷고있는듯한 답답함 , 그 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한평생을 결정짓는 인생에있어서 최고의 순간임에 분명하다

 

조선이라고하는 시대적 배경과 도를 쫓는 유생의 신분을 갖춘 조연이라는 한 사내가 찾아간 길위에서 만난 인생은 요동벌판을 가로지르고 500여년의 시간을지나 이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가치관과 삶의 의미, 꾸어야하는 꿈에 대해 통찰의 시간을 주어쥔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긴시간, 300여명의 많은사람들과 함께 명나라 연경(베이징) 을 찾아가는 이천오십리의 사행길은 멈춰버린 시간과 놓아버린 인연의 끈을 이어주며 자신의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인지하지 못했던것들, 나의 신념만이 최고라는 믿음으로 돌아보지 못했던것들 그렇게 놀쳐버렸던것들이 다 잊고, 놓고, 버렸노라, 그래서 새로이 시작할수  있겠노라 장담한 사내앞에 펼쳐졌다.

     

중종시대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으로 발생한 기묘사화를 중심으로 기재,정암이라는 실제인물과 이경 파릉군이라는 왕친의 등장 으로 무게감을 실은 이야기는 기화와 애기라는 여인들이 등장하고 황업산이라는 충복이 포진하면서 신분을 초월하고 남녀차별의 사회제도를 비꼬는 동시에 끈근한 인간만상의 인연과 악연속에서 완성되어가는 인생사를 그려냈다.

다섯살 어린나이에 향반이라는 신분을 쥐어준채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살을 했고, 그런 불쌍한 연을 거두어준것은 노복 황업산이었다. 그들이 살아가는 율리에 조정의 정치 소용돌이를 피해 내려온 희락당은 주민들의 민심을 얻을요량으로 서당을 연다.

노복의 등에 업혀 서당을 다니던 연은 희락당의 딸 기화에게 맘을 빼앗긴채 흔들리면서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파란을 예고했다. 기화와 혼인하기위해 생원시에 합격하고 문과에 급제하기 위해 성균관에 들어온 연, 하지만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였기 때문일까

번번히 문과에 낙방하며 자신의 길을 찾지못해 실의에 잠겨있을때 왕친과 향반이라는 큰 신분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  한마리 사자와  붉은 잉어를 키우고있다는 공통사를 서로의 눈에서 확인한 이경 파릉군이 그의 곁으로 찾아든다.

 

그러한  그들앞에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격돌인 기묘사화가 펼쳐졌다.  그 소용돌이속에서 같은 신념을 펼쳤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연은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자책하고 그를 살렸다는 이유만으로 파릉군은 죄인 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4년이 시간이 지나 연은 모든것을 놓았다는 안도감에  사행단의 서장관이 되어 드넓은 요동벌판의 뿌연 황사길을  걷게된다,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었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새로이 인지하는 통로일뿐이었다.

 

그렇게 바른길이든 잘못된길이든 이 책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자신의 길을 향해 힘차게 걸어간다, 여자로 태어났음에도 자신이 가진 재주로 권력과 학문을 쥐고싶었던 기화는 연대신 여문생을 선택하며 그 꿈을 이루고자 했고 기화의 그늘속에서 한평생을 살며 외롭고 힘겨웠던 애기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그럼에도 한평생을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천리길을 배웅하다 죽어갔다.또한 연이 살수 있는 이유였고 살아야만 했던 이유요, 부모이자 충복이었던  노복 황업산은 돌아오진  않는 주인을

위해오늘도 빈말을 끌고 학궁으로 출근한다. 희락당 역시나  부와 권력을 쫓는 자신의 길을 평생 걸어갔다. 연은 이천오십리길의 황사속에서 그 길을 보았다. 그리고는 조선이 아닌 연경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있다. 누구인들 쉽게 찾아지지않는길, 찾을수 없는길, 그 길을  향해,  사랑이야기인듯하면 정치이야기였고, 한사람의 인생인가 싶으면 너무 다양한 삶으로, 사랑과 우정, 신념을 모두 끌어안고 있던 이야기속에서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못한 아이들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걸었던 그 길을 보면서 자신이 걸어야 하는 길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될듯하다. 맨발로 요동벌판을 건너 천산을 헤매는 거렁뱅이의 길을 따라가는 연의 마지막 길이 어디일지  궁금하듯 이야기 밖으로 나간 아이들이 만들어갈 그 길 또한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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