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과정에서 아빠라는 존재감은 참으로 크네요. 많은 시간 엄마와 함께하건만 떠올리는 추억거리에선 아빠와의 생활이 주를 이루고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지향하는데있어 큰 역활을 하고있었음을 알게됩니다. 이것저것 챙겨 공부시키고 열심히 공부해라. 대학은 꼭 가야한다 강조하며 일일이 간섭한것은 엄마였는데... 그옆에서 과묵하기만했던 아빠의 모습은 종종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신가보다 생각 하게까지 만들었는데 그와중에 가끔씩 나를 인정해주는 말에 커간듯 싶습니다. 당연히 붙겠거니 했던 고등학교 입시시험 결과발표날, 아무생각없이 놀다 늦게 들어온 나를 향해 아빠는 화를 참 많이 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철부지 어린마음이었던 난 하루종일 마음졸였을 아빠를 떠올리며 그동안 표현하지 않았던 사랑을 보았었답니다. 그리고 십여년의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던날 노처녀 시집간다 모든사람들이 축하하는 와중에 유독 친정아버지만이 하루종일 우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살면서 처음 보게된 아빠의 눈물은 앞으로 더욱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심어주었었네요. 그렇게 나의 아빠가 그러했듯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사랑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만 서투를뿐 마음만큼은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못할만큼 컸던것입니다. 강숙인 작가가 본인의 어린시절, 아빠와의 사랑을 떠올리며 쓰게되었다는 책 ' 거울은 거짓말쟁이' 는 아이들로하여금 답답할정도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 시대 아빠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백설공주역을 하고 싶었지만 왕비역을 맡게 된 딸, 그것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의지하는 아빠로부터 직접 맡겨졌지요, 어떤 위로의 말도 인정하는 대답도 듣지못한채 .... 학기초에 시작되어 학기말까지 배역이 맡겨진후 학예발표회날까지 아주 긴 시간동안 그 와중에 마음속 거울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자만심에 도취되어있던 희주는 믿음과 원망이 뒤섞인 가운데 스스로를 키워갑니다.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은채 성숙한 내면을 완성해가지요. 아빠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아빠가 걸었던 길을 걷고싶었던 마음에 자신을 담아내었습니다. 그 딸을 향해 아버지가 해준말은 " 백설공주가 더 아름답다고 말한 거울이 거짓말을 한거야" 였습니다.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아빠의 깊은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갈수록 얼굴 마주할일이 적어 아빠라는 존재감이 약해져만가는 현실을 벗어내고 아이들은 아빠를 찾게됩니다. 희주를 만나며 내가 아이들의 할아버지인 나의 아빠와의 아름다운 추억에 젖어들었다면 아이들은 아빠가 곁에 있어 더없이 행복함을, 미쳐 인지하지못했던 큰 사랑을 찾아갔습니다. 읽기로 작정하면 그자리에서 후딱 읽어낼 중편동화, 그 속에서 깨닫게된건 어른이 되어가는 진정한 성숙과 한없이 크기만한 아빠의 사랑으로 마음이 꽉 차오르는 묵직함이 자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