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닷되
한승원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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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의 내모습을 들여다보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동시에 감추고싶지 치부를 들켜버린것같은 날카로움이 몰려오곤 하는데 그렇게 지금의 내모습을 완성해갔던 시간들은 미완성이었기에 순수했고 꿈과 이상을 쫓아 열병을 앓았으며 아련한 사랑에 몸살을 겪었었다

 

보리 닷되는 고향인 전남 장흥의 율산마을 바다를 배경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치고있는 한승원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었다. 목선이라는 문단데뷔작이 왕성되기까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작가의 길을 걷기위해 힘들게 달려왔던 시간들로 김을 뜯고 쟁기질을 해야만했던 빈농의 아들이 겪어야만 했던 가난과 치부가 여지없이 드러나고 성공을 꿈구는 사람들 사이에서 실패를 예약해야만 했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번민과 고뇌가 그득했다.

 

집안의 모든 기대감과 동시에 얼마되지않을망정 집안경제의 기득권을 차지한 형이 존재하는 장자세습의 전통에서 국민학교에서 멈출뻔한  둘째 아들의 중학교 진학은 감수해야만하는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자신으로인해 하숙을 하지못한 형의 식사수발은 물론이요 모든 질타와 질시를 감내해야만했고 많은 비리들을 눈감아줘야만했다.

 

게다가 예나 지금이나 취직이 잘되는 공부가 있고 직업이 있기마련인법, 시나 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 속에서 한참이나 비껴가있었다. 더군다나 친구로부터 운명선이 검지나 중지사이 계곡으로 흘러버려 소설가나 시인이 되기는 벌써 다 틀려버렸다는 손금까지 들은마당에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자신의 꿈은 더욱 주저앉을수 밖에 없었다.

 

때만되면 고질적으로 찾아오는 습진이 혹시나 문둥병이 아닐까 두려움에 떨었던 시기, 어기없이 찾아온 풋풋한 첫사랑에 마음이 설레었고 아팠으며, 함께 음악을 하고 고민을 나누었던 친구의 발전에 위축되는가하면 아버지의 완고함과 독단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해지기만했다. 하지만 그에겐 엄청큰 유자를 보았다는 태몽을 들려주며 그런 자신을 위로해주는 엄마또한 있었다.

 

금새 어떻게 될까싶어 아슬아슬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을 내리 부모님곁에서 김을 뜯고 농사일을 거들던 승원은 성공으로 치닫는 첫사랑 초영의 모습에서 자신을 담금질한다. 글쟁이가 되는것을 끝까지 반대한 아버님을 상대로 몸과 영혼을 팔며 시작한 머슴생활에서 그옛날  성공이 아닌 실패를 준비하는 자라 초영이 했던말을 끄집어 낸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달렸다 또한번 멈추었다. 그리고 결국 목선이라는 작품으로 문단데뷔의 꿈을 이루었다. 그렇게 멀었던 길 험난했던길 불가능이라 모든 이들이 말했던 길 하지만 한시도 잊지않았던 그 꿈은 결국 이루어졌다. 앞으로 무엇을할까 생각하는것만으로도 슬퍼지고 눈물이 나는 시기, 무엇을 해야할지 암담하게 느껴지는 불투명한 미래가 내내 무겁기만 한 청소년기 그 구간을 지나는길은 결코 순탄할수가 없었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겪은만큼 풍부해지는 삶을 보았다.

 

국어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번을 베껴써야만 했고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많은이들의 아픔을 겪었고 쌀한톨 섞이지않은 꽁보리밥으로 허기를 달래야만했던 시절을 통과하고 꿈을 이루어가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 살아있던 소설가로서의 지극한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 바다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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