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개혁 교회 이야기
이성호 지음 / 그책의사람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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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제목만 보고 네덜란드 역사책인 줄 알았다.

네덜란드야 신교의 나라이니 교회사적 관점으로 보는 네덜란드 역사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간간히 신교혁명부터 네덜란드 독립까지 이야기가 나오긴 하는데 기본적적으로 이 책은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라 하겠다.

개혁교회라는 단어가 혁신적이고 뭔가 진보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로마 카톨릭에 비해, 혹은 루터파에 비해 개혁적이란 뜻이고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매우 보수적인 교단 같다.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아메리카 땅으로 건너가 나라를 세운 청교도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주홍글씨" 에서 읽은, 오늘날의 자유분방한 미국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른, 완고한 느낌이 든다.

하나님이 주권을 가진 공동체인 교회, 더 나아가 그런 사람들이 세운 마을,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까지.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와 시민혁명의 물결이 없었다면 여전히 유럽도 오늘날의 이슬람 국가들처럼 신정주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엄마가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본인만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들에게 믿음을 전교라는 미명하게 강요하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기독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믿고 있는 가치와 교회는 양립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창조론을 과학 시간에 가르치려는 사람들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인간이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덧없는 존재이나 살아있는 동안 수많은 지적 활동을 통해 문명을 이룩해 나가는 것을 보면, 단지 인간이 죄인에 불과하고 하나님께 구원받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문화로서의 기독교 이상은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세속주의야 말로 이른바 인류의 진보라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고 이데올로기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혹시나 싶어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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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유라시아 견문 1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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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밌다.

잘 몰랐던 아시아 각국의 현대 정치사에 대해 맛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중국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구 문명,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중국인가?

중국은 과연 저자의 주장처럼 상호교류와 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대국, 이른바 중화제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는 그다지 와 닿지가 않는다.

중국이야말로 패권주의의 표본으로 보인다.

당장 영토분쟁만 해도 그렇고 동북아공정은 또 어떤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많은 지원을 하고 다각도의 외교적 진출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다른 책에서도 본 바 있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중국이 미국의 패권주의와는 다른 평등한 교류, 과거의 실크로드를 연상시키는 문화적 교류에 만족할 수 있을까?

유가는 민주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21세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서구적 시선 대신 아시아적 가치에 주목한 점은 신선했으나 실체는 불분명한데 청사진이 너무 거창하고 사변적인 장밋빛 희망이 마치 실체인양 확신을 가지고 서술한 문장들이 많이 거북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중화문명의 보편성 혹은 좀더 폭을 좁혀 중국제국의 위대함에 언제나 감탄하지만 현대사에 과연 그것을 적용할 수 있을까? 정말 회의적이다.

저자는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한국을 미국의 속국이라 표현했는데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인가?

이런 주장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조공국에서 식민지로, 이제는 속국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한국의 안보 상황을 무시하는 격한 주장이 아닐까 싶다.

리콴유에 대해서는 대중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써 호의적으로 평가하는데 그렇다면 박정희는?

박정희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저자가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이나 싱가폴의 독재와 어떻게 다른 것인가?

맨 마지막에 실린 다니엘 벨이라는 사람의 대중민주주에 대한 성찰이 가장 와 닿는다.

거대한 제국을 수천 년 전부터 이룩해 온 중국이 서구식 민주주의, 혹은 1인 1표제 대신 다른 대안을, 정치적 실력주의라 표현했지만 사실은 일당독재를 실시하면서도 21세기를 주도해 나가는 특수성이 이해가 된다.

저자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것이 그 곳 주민들이 원해서이고 서방 언론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이라고 했는데 무력을 앞세운 제국주의적 침략 행태는 아닐지 다른 시각을 참조해 봐야 할 것 같다.

또 신장이나 티벳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으로 보는데 중국제국 안에서 발전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면, 일제 시대에 조선이 근대화 됐다는 주장과 궁극적으로 뭐가 다를까?

유고연방이 갈라져 발칸 반도가 화약고가 된 것을 보면 분리주의나 민족주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강제병합한 제국을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에 눈을 돌린다는 점은 신선한데 과연 서구 위주의 세계화가 정말 저자의 주장대로 몰락하는 배에 불과할까?

아시아적 관점이 우리에게 실제적인 이득을 줄 수 있을까?

좀 더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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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중국사 수업 - 세계사의 맥락에서 중국을 공부하는 법 새로운 옥스퍼드 세계사
폴 로프 지음, 강창훈 옮김 / 유유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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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들어오는 가볍고 작은 크기의 판형이라 읽기 편하다.

서양에서 출간된 중국사는 세세한 인물이나 사건보다는 전체적인 개요와 경제사회적 관점을 많이 서술하는 느낌이 든다.

앞서 읽은 하버드 중국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5천년 중국사를 겨우 400 페이지에 어떻게 집어 넣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각 왕조별 특성과 사회 구조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너무나 재밌게 서술한다.

약간의 배경지식이 있어야겠지만 중국사를 조망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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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10-18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심자에게 권하기에는 편한 책이라고 생각했어요(저도 중국사에 대해서 개설적인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ㅋ 콤팩트한게 아주 마음에 들더라구요.

marine 2016-10-19 11:48   좋아요 0 | URL
아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인천시 연수구 도서관 다니는데 이런 신간 구매를 너무 잘해 주셔서 정말 좋네요. 희망도서로 신청하면 거의 대부분 이미 정기구입예정도서라고 나오거든요.
 
효장 - 청나라를 일으킨 몽골 여인
멍자오신 지음, 노만수 옮김 / 앨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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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평전으로는 재밌는 책은 아니지만, 어린 순치제와 강희제를 보좌했던 태후의 일생을 통해 청 건국 당시에 대한 배경지식을 많이 얻었다.

병자호란이라고 하면 우리 역사에서는 굉장한 치욕으로 생각되는데 중원을 점령한 청 제국 입장에서 당시를 그려 보는 것이 참 흥미롭다.

효장황후는 칭기즈칸의 후예로 누르하치 이래 이 집안은 여진족과 혼인관계를 통해 굳건한 만몽 동맹을 맺어 왔다.

손자인 강희제의 경우 할머니는 몽골,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만주족, 어머니는 한족으로 여러 민족의 피가 섞여 있어 청이 만몽한을 모두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이었음을 보여준다.

아들 순치제가 겨우 6세에 등극하고 손자 강희제는 8세에 황제가 되었으니 할머니인 효장태후의 수렴청정이 있었을 듯 한데 청 말기의 서태후와는 달리 여러 친왕과 보정대신들이 정국을 주도해 효장태후 자신은 정치적 입김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한나라의 여태후나 당나라의 측천무후, 청말의 서태후 같은 권력지향적 여걸은 타고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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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의 발견 역사를 흔들다 - 20세기 중국 출토문자의 증언
후쿠다 데쓰유키 지음, 김경호.하영미 옮김 / 너머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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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시대나 진한 시대의 간독에 대한 일본 학자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본 학자의 중국사는 관점이 약간 다른 것 같아 신선하다.

제목을 보고 좀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260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고 간략하게 유명 간독 출토물들에 대해 언급한다.

그 간독의 발견으로 인해 지금까지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증은 생략되어 아쉽고, 역사적 사실 보다는 서체의 변화에 초첨이 맞춰져 좀 아쉽다.

예서가 보통 진나라 때 행정문서로 많이 쓰이면서 형성됐다고 알려졌는데 이미 전국시대 죽간에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역경 역시 전국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죽간에 6경의 하나로 확립되어 있었다고 한다.

좀더 많은 발굴이 이루어져 고고학과 문헌자료 간의 정밀한 대조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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