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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견문 1 - 몽골 로드에서 할랄 스트리트까지 ㅣ 유라시아 견문 1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9월
평점 :
일단 재밌다.
잘 몰랐던 아시아 각국의 현대 정치사에 대해 맛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중국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구 문명,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중국인가?
중국은 과연 저자의 주장처럼 상호교류와 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대국, 이른바 중화제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는 그다지 와 닿지가 않는다.
중국이야말로 패권주의의 표본으로 보인다.
당장 영토분쟁만 해도 그렇고 동북아공정은 또 어떤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많은 지원을 하고 다각도의 외교적 진출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다른 책에서도 본 바 있지만,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중국이 미국의 패권주의와는 다른 평등한 교류, 과거의 실크로드를 연상시키는 문화적 교류에 만족할 수 있을까?
유가는 민주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21세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서구적 시선 대신 아시아적 가치에 주목한 점은 신선했으나 실체는 불분명한데 청사진이 너무 거창하고 사변적인 장밋빛 희망이 마치 실체인양 확신을 가지고 서술한 문장들이 많이 거북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 중화문명의 보편성 혹은 좀더 폭을 좁혀 중국제국의 위대함에 언제나 감탄하지만 현대사에 과연 그것을 적용할 수 있을까? 정말 회의적이다.
저자는 미국의 동맹국들, 특히 한국을 미국의 속국이라 표현했는데 주한미군의 존재 때문인가?
이런 주장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조공국에서 식민지로, 이제는 속국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한국의 안보 상황을 무시하는 격한 주장이 아닐까 싶다.
리콴유에 대해서는 대중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써 호의적으로 평가하는데 그렇다면 박정희는?
박정희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저자가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이나 싱가폴의 독재와 어떻게 다른 것인가?
맨 마지막에 실린 다니엘 벨이라는 사람의 대중민주주에 대한 성찰이 가장 와 닿는다.
거대한 제국을 수천 년 전부터 이룩해 온 중국이 서구식 민주주의, 혹은 1인 1표제 대신 다른 대안을, 정치적 실력주의라 표현했지만 사실은 일당독재를 실시하면서도 21세기를 주도해 나가는 특수성이 이해가 된다.
저자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것이 그 곳 주민들이 원해서이고 서방 언론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이라고 했는데 무력을 앞세운 제국주의적 침략 행태는 아닐지 다른 시각을 참조해 봐야 할 것 같다.
또 신장이나 티벳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으로 보는데 중국제국 안에서 발전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면, 일제 시대에 조선이 근대화 됐다는 주장과 궁극적으로 뭐가 다를까?
유고연방이 갈라져 발칸 반도가 화약고가 된 것을 보면 분리주의나 민족주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강제병합한 제국을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에 눈을 돌린다는 점은 신선한데 과연 서구 위주의 세계화가 정말 저자의 주장대로 몰락하는 배에 불과할까?
아시아적 관점이 우리에게 실제적인 이득을 줄 수 있을까?
좀 더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