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을 그리다 - 문학과 회화의 경계
위안싱페이 지음, 김수연 옮김 / 태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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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됐던 책.

책 표지는 참 멋진데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 많이 지루했다.

한국인 저자도 아니고 중국 학자가 도연명을 그린 중국화를 소개하는 책이라 관련 지식도 부족하고 그림 나열 느낌이라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그래도 도연명이 어떻게 송대 사대부들에게 시대의 아이콘이 됐는지를 설명한 마지막 부분은 도움이 됐다.

처음부터 이 사람의 귀거래사 등이 유명했던 것이 아니고, 양나라 소통 태자의 문선에 소개되면서 이름을 얻은 후 사대부의 교양과 은거가 중시되던 송나라 때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소식 등 유명 문인들에 의해 차운시가 많이 쓰여졌으며 원명과 청대에는 이민족에 항거하는 유민 화가들, 이를테면 진홍수, 석도 등에 의해 수없이 재상산 되었다고 한다.

1500년 전 그림부터 시작해 19세기 그림까지 도연명을 화제로 삼은 많은 그림들이 소개되는데, 확실히 명대로 오면서는 마치 르네상스 그림을 보듯 그림 자체만으로 충분한 미적 감상이 가능할 만큼 수준이 확 높아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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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2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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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약한 역사 분야가 바로 전쟁사, 그 중에서도 특히 현대전이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역시 어렵다.

제목이 "사진으로 보는 2차 대전"이라 좀 쉬울 거라 생각하고 고른 책인데, 생각보다 2차 대전 전투들을 자세히 묘사해서 따라가기가 다소 어려웠다.

거의 흑백 사진이라 사진에 방점이 찍힌 책은 아니고 2차 대전의 각 전투에 대해 성실하게 묘사한 책이라 하겠다.

번역이 약간은 어색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내 배경지식이 부족해 매끄럽게 잘 안 읽혀 한참 걸렸다.

2차 대전사는 다른 책들도 좀더 읽어 봐야 할 듯.


전에는 막연히 2차 대전이라고 하면 히틀러가 전유럽을 장악하고 영국과 프랑스, 미국이 협력하여 파시즘을 몰아낸 전쟁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히틀러는 1차 대전의 악몽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 하던 영국을 이용해 체코 땅을 병합시킨 후 전격적으로 폴란드와 프랑스에 진격해 속도전으로 유럽을 장악해 버렸다.

즉, 병력이나 물자가 아주 풍부해서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들을 장악한 게 아니라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됐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고 당연히 독일도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랑스를 단 6주 만에 점령해 버린 히틀러는 영국을 무차별 폭격하지만 항복을 받아내지 못하고 영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불가침 조약을 맺었던 소련을 침공하게 된다.

히틀러는 소련을 중부 유럽처럼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거라 믿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바로 2차 대전에서 소련의 분전이다.

전에는 막연히 2차 대전은 영국과 미국, 프랑스 같은 자유주의 국가들이 파시즘 국가를 물리친 전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독일과의 전투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도 소련이고 다른 모든 국가들의 사상자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이 죽은 이들이 바로 러시아인들이었다.

어찌 보면 소련을 움켜 쥔 스탈린의 분전이 놀랍고 왜 종전 후 소련이 주변을 위성국가화 시켰는지 그 영향력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마치 자유주의 진영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커졌던 것처럼 말이다.

러시아 이외의 지역 전투들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전에는 오히려 소소해 보일 정도로 동부 전선의 피해가 막심했다.


<인상깊은 구절>

51p

그는 폴란드인들이 나중에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로부터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단치히와 회랑을 독일에 기꺼이 양보하리라 생각했다. 폴란드 통치자들의 시각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셈이었다. 폴란드 통치자들은 폴란드를 강대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일과 소련 두 나라 모두에 대해 독립을 유지하겠다고 결심하고 있었고 둘 중 어느 나라에든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었다. 폴란드인들이 요지부동일 것이라 판명되자, 히틀러는 늘 사용하던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군사 행동을 취하겠다고 막연히 위협함으로써 협상을 용이하게 풀어보려 한 것이다.

 이러한 위협이 영국 정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1938~1939년의 겨울 동안 그들은 점차로 독일이 서유럽에서, 네덜란드에 대해, 프랑스에 대해, 어쩌면 심지어 영국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되엇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프랑스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폴란드는 영국인들에게도 중요해졌다. 1938년 12월까지도 그들은 폴란드가 독일의 위성국이 되리라는 것을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프랑스가 강화되어야 한다면 동부에 제2의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폴란드가 필요했다. 폴란드가 이탈한다면 프랑스는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었다. 

 영국의 폴란드 보장으로 유럽에서 전쟁 발발이 목전에 다가왔다. 히틀러는 억제되기는커녕 흥분했다. ... 그는 서유럽의 두 나라가 지난해 체코슬로바키아에 했던 것처럼 폴란드에도 양여를 강요할 것을 확신하며 기다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기다림이 헛되었다. 서유럽 국가들은 충분히 그럴 의향이 있었다. 그들은 아직 히틀러를 회유하기를 간절히 바랐고 실제로 이번에도 그가 주장하는 바가 정당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체코 위기를 통해 너무 많은 양보를 하지 않으려면 하나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폴란드인들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려 했다. 분명히 폴란드인들은 스스로의 힘을 지나치게 크게 생각했다. 이보다는 좀 더 관대하게 봐줄 수 있는 실수인데, 또한 폴란드인들은 서유럽 국가들의 힘을 과대평가했다. 그들은 영국과 프랑스가 더는 1918년의 기세등등한 전승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이러한 폴란드의 망상을 조장했다. 그들은,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에는, 자신들이 폴란드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식했다. 그들은 폴란드의 완강함에 당황했다. 그러나 강대국으로서의 모든 명성을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 한 약속을 부인해서는 안 되었다

333p

그는 두 명의 독립적인 공산주의 지도자 티토와 마오쩌뚱을 다룰 때 보여주었듯이 결코 그들의 성공을 원하지 않았고 종종 방해하기까지 했다. 스탈린은 다른 모든 일을 생각지 않고 독일을 패배시키는 데만 마음을 쏟았고, 이는 우리가 러시아에서 2천만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놀랄 일이 아니다. 루스벨트는 아마도 자유 무역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세계를 건설하려고 생각했을 것이고, 처칠은 대영제국을 회복시킬 생각을 했을 것이다. 스탈린은 오로지 독일의 패배만을 생각했다.

337p

테헤란 회의는 세계사에서 하나의 이정표였다. 제2차 세계대전 전에는 그렇게도 협력을 이루지 못하던 두 세계적 강대국이 드디어 하나가 되었다. 삼대 강국은 독일을 패배시킬 때까지 단결하기로 약속했다. 세 나라 모두가 지킨 약속이었다. 강대국들이 연합해 히틀러에게 대항하면 그의 운명이 끝장난다는 사실은 언제나 명백했다. 이제 그들이 그렇게 했고, 독일의 패배가 확실해졌다.

374p

티토는 베오그라드에 자신의 독자적인 정부를 수립했다. 나중에 그가 언급한 대로 그는 전쟁이 끝난 뒤 파이프 담배를 물고 러시아 항공기를 타고 돌아와서 조국을 해방시킨 것이 아니라 전쟁 기간 내내 자신의 나라를 떠나지 않았던 유일한 공산 지도자였다.

384p

바로 그날 아침 독일인들이 공세를 시작했고 연합국의 전선 전체가 붕괴 위기에 몰린 것 같았다. 12월의 이 공세는 히틀러의 전략적 영감이 마지막으로 한번 발휘된 것이었다. 신체적으로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는 오로지 약의 복용량을 늘려감으로써 버텼다. 남아 있는 전부는 굴하지 않는 의지뿐이었다. 침울한 상태로 그를 대면하러 들어갔던 사람들이 사기가 높아져서 나왔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천재성으로 물질적인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대담한 수완가였다.

 장성들이 공세를 취하는 것은 독일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히틀러에게 말했다. 히틀러는 "방어태세로 싸우면 오로지 결정을 늦출 수 있을 뿐이고 전체적인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소."

415p

"폭탄은 단지 사용되어야만 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만약 실패했다면 우리가 그 엄청난 비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었을까? 일어나게 될 대중의 비난을 생각해 보라. 폭탄이 완성되어 투하되었을 때 관련된 모든 사람은 정말로 크게 안도했다."

 아무도 핵폭발에 따른 방사능 낙진에 대해 숙고해보지 못했다. 핵폭탄은 "그냥 또 다른 종류의 폭탄"이었다. 미국인들은 그들만의 만족감을 느끼며 일본에 대해 핵폭탄을 사용했다. 그들은 이탈리아나 독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격렬한 도덕적 분개나 보복의 열망이 없었다. 그러나 진주만의 굴욕을 뒤에 두고 있는 그들은 일본으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가차 없이 받아내기로 결심했다.

430p

인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즉시 전 세계적인 평화가 시작되지 않은 데 대해 낙담해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평화는 전쟁의 목적이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나치의 압제로부터, 그리고 좀 더 작은 부분이지만 일본의 압제로부터 민족들을 해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은 아무리 큰 희생을 치렀다 할지라도 성공을 거두었다. 누구라도 현재의 상황을 생각할 때 어느 곳에 있는 사람들이건 나치 독일과 일본이 승리했을 때보다는 더 행복하고 더 자유롭게 더 풍요롭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이 수반한 모든 학살과 파괴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은 훌륭한 전쟁이었다.

469p

히틀러는 대규모 전쟁을 계획했다기보다는 무력사용의 위협과 소규모 전쟁을 이용해 독일이 힘과 지위를 키워나가려 했고 주로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기회를 포착해 이를 시행했다. 오스트리아 합병, 체코 주데텐 합병, 폴란드 침공에 이르는 길까지 전쟁전의 대외적 행동에 관해 서술한 이전 책에 이어 폴란드 침공과 프랑스 및 서유럽 정복이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행동이라기보다는 신속한 공격과 승리로 힘과 지위를 강화한 행동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러시아 침공에 대해서는 히틀러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러시아 정복이라는 장기적인 계획의 실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영국이 러시아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게 해 타협하러 나오게 만든다는, 상황에 따른 대응일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일본과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일본인들은 영국과 미국 혹은 심지어 중국과도 전쟁하기를 원치 않았다. 무솔리니는 아비시니아나 그리스보다 강한 어느 국가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추축국 국가들은 그들에게 달갑지 않은 세계대전이 다가올 때까지 일련의 즉흥적인 소규모 전쟁을 하며 조심스러게 앞으로 나아갔다"라며 같은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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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사 - 볼가강에서 몽골까지
피터 B. 골든 지음, 이주엽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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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줄 때 별 4개인 경우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역자가 후기에서 밝힌 바대로 중앙아시아사 개론서로 손색이 없다.

중앙아시아는 정주국가와는 달리 유목민들이 명멸해 간 곳이라 너무 복잡하고 현재의 국가가 과거 민족들과 1:1로 매칭되지도 않아 항상 헷갈리고 실체가 모호한 느낌이었는데 이 책은 정말 쉽고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다.

역자의 찬사처럼 중앙아시아사의 최고 권위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아주 쉽게 잘 쓰여 있다.

그러고 보면 잘 쓴 책이 반드시 어려운 책은 아닌 모양이다.

옥스퍼드 세계사 중 중앙아시아 편으로 나온 책이라 지엽적인 세부사항 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게 쓰여진 듯하다.

300 페이지 밖에 안 되는 어찌 보면 짧은 분량인데도 빙하기 사냥꾼들이 사냥감을 쫓아 중앙아시아 초원에 처음 등장한 4만 년 전부터 5개의 독립국가가 된 20세기까지의 긴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잘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중앙아시아의 투르크화라는 생각이 든다.

투르크란 어떤 민족인가 늘 헷갈렸는데 투르크어를 쓰고 이슬람을 믿는 이들의 다양한 복합체 같다.

몽골 제국의 출현 이후로는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것이 중요한 정체성이 된 듯하다.

정작 몽골은 불교를 받아들여 중국과 구별되는 민족의 정체성으로 삼은 점도 인상적이다.

이슬람교가 한번에 초원을 점령했다고 생각했는데 가톨릭의 전파처럼 이 종교도 오랜 투쟁과 선교의 역사 끝에 민간까지 내려갔음을 확인했다.

초원의 유목민들에게 선교한 중요한 이들이 바로 수피들이다.

샤머니즘적 신비주의와 결합해 중동 국가들과는 또다른 이슬람 문화를 만든 듯하다.

기마의 시대에서 화약의 세기로 바뀐 18세기부터 중앙아시아의 유목국가들은 거대한 제국 러시아와 청에 둘러싸여 결국은 몰락하고 만다.

마치 미국의 서부 개척을 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각 민족으로 재정립되어 국가를 이룬 것은 특기할 만하다.

세계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앙아시아사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역자의 매끄러운 번역도 가독성을 높여 준다.

제목만 좀더 임팩트 있게 지었으면 더 접근하기 쉬울텐데 아쉽다.


<오류>

98p

황후 양귀비의연인이라고도 알려졌던 안녹산은

-> 황후가 아니라 후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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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과학 -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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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유용했다.

내용도 좋긴 하지만, 나 자신에게 많은 울림을 준 책이다.

그래서 별 네 개.

칙센트 미하이칙센트의 "Flow" 을 읽었을 때 느낌이랄까?

인상깊은 책을 읽었으니 내 삶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주제는 유전 vs 인간의 자유의지이지만, 나에게 울림을 준 부분은 마지막에 저자가 강조한 타인에 대한 연민이다.

저자는 생물학자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유전 쪽, 즉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거의 결정되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환경의 영향도 사실은 부모로부터 조성된 것이므로 갖고 태어날 가능성이 크고 같은 조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각자의 유전적 성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는 쪽이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 할지라도,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좀더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어쨌든 인간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고 감정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넓게 본다면 종교도 그 정도의 긍정적 역할이 가능할 것 같다.

저자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소통과 공감, 유대감, 사회적 지지에 큰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육체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7년 정도라고 하는데 보통은 그 정도 지나면 성적 매력이 감소해 정으로 산다고 고 한다.

어떤 정신과 의사가 부부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 동아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불꽃 튀는 성적 매력만 남녀 간의 사랑인가?

저자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에 주목해 좀더 안정적인 관계의 사랑으로 변해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쓰다듬어 주고 대화하고 상대의 감정에 공감해 줄 때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결혼한지 10년이 넘고 보니 정말로 사랑은 유효 기간이 지난 게 아닐까 가끔 서글퍼질 때가 있는데 약간의 희망이 생기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연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공감은 단순히 상대의 고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지만, 연민은 행동으로 그 사람을 돕는 마음이라고 표현한다.

이 연민의 감정 때문에 인간은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사회 유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저자는 뇌의 가소성에 대해 어느 정도는 환상이라고 지적하지만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다는 말이 과장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감사 일기를 쓰고 타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연민을 갖는 연습은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남에게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자기 자신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내면의 비판자가 더 잔인하고 무섭다.

나 역시 스스로를 닦달하고 몰아세우는 편이라 이 부분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연민의 시작은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으로 확대되어 가고, 그런 긍정성이 자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 보통은 정보를 얻기 마련인데 이 책은 행동의 변화도 촉구한다는 점에서 나에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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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돌·물·피·돈·불·발·꿈으로 풀어낸 독특한 시선의 인문 기행,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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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 많이 아쉽다.

제목만 보고 유럽 도시에 관한 고찰인 줄 알았다.

정보를 많이 주는 학구적인 책인 줄 알았는데, 그냥 평범한 유럽 도시 이야기다.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깊이 면에서 좀 떨어진다고 할까?

주경철 교수의 "도시 여행자를 위한 파리 역사"와 너무 비교된다.

돌, 물, 불, 피 등 7개의 테마로 나눈 것까지는 신선한데 안의 내용들이 단순 병렬식이라 유기적으로 연결이 안 된다.

좋은 책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느껴진다.



<인상깊은 구절>

163p

이래저래 돈 쓸 데가 많은 귀족들은 상인들과 합작해서 무역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축적한 재산으로 공동체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소수의 귀족 가문들은 베네치아의 집단 통치계급으로서의 정통성을 지켜냈다.

 이러한 베네치아 귀족 가문들에 허용된 사치가 하나 있었다. 화려한 저택 건축. 이들이 습지의 물을 빼서 터를 잡고 집을 짓는 것은 베네치아의 땅이 늘어는 것이기에 공화국 정부는 귀족들의 부동산 개발을 적극 장려했다.


<오류>

45p

서멋싯 공 에드워드 시모어는 헨리의 (일곱 부인 중) 셋째 부인 제인 시모어의 오빠로

-> 헨리 7세의 부인은 일곱이 아니라 총 여섯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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