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과학 -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지음, 김성훈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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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유용했다.

내용도 좋긴 하지만, 나 자신에게 많은 울림을 준 책이다.

그래서 별 네 개.

칙센트 미하이칙센트의 "Flow" 을 읽었을 때 느낌이랄까?

인상깊은 책을 읽었으니 내 삶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주제는 유전 vs 인간의 자유의지이지만, 나에게 울림을 준 부분은 마지막에 저자가 강조한 타인에 대한 연민이다.

저자는 생물학자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유전 쪽, 즉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거의 결정되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환경의 영향도 사실은 부모로부터 조성된 것이므로 갖고 태어날 가능성이 크고 같은 조건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각자의 유전적 성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는 쪽이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 할지라도,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좀더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어쨌든 인간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고 감정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넓게 본다면 종교도 그 정도의 긍정적 역할이 가능할 것 같다.

저자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소통과 공감, 유대감, 사회적 지지에 큰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육체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7년 정도라고 하는데 보통은 그 정도 지나면 성적 매력이 감소해 정으로 산다고 고 한다.

어떤 정신과 의사가 부부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 동아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불꽃 튀는 성적 매력만 남녀 간의 사랑인가?

저자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에 주목해 좀더 안정적인 관계의 사랑으로 변해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쓰다듬어 주고 대화하고 상대의 감정에 공감해 줄 때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결혼한지 10년이 넘고 보니 정말로 사랑은 유효 기간이 지난 게 아닐까 가끔 서글퍼질 때가 있는데 약간의 희망이 생기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연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공감은 단순히 상대의 고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지만, 연민은 행동으로 그 사람을 돕는 마음이라고 표현한다.

이 연민의 감정 때문에 인간은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사회 유지도 가능하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저자는 뇌의 가소성에 대해 어느 정도는 환상이라고 지적하지만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다는 말이 과장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감사 일기를 쓰고 타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연민을 갖는 연습은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남에게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자기 자신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내면의 비판자가 더 잔인하고 무섭다.

나 역시 스스로를 닦달하고 몰아세우는 편이라 이 부분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연민의 시작은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으로 확대되어 가고, 그런 긍정성이 자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 보통은 정보를 얻기 마련인데 이 책은 행동의 변화도 촉구한다는 점에서 나에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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