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복서
추종남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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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교보문고 로맨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순정복서 이권숙>의 개정판이다.

KBS 드라마 <순정복서>의 원작소설이다.

한 천재복서와 스포츠 에이전트의 성장과 로맨스를 다룬다.

은퇴한 천재복서를 다시 현역에 복귀시키려는 에이전트

사람을 때리는 권투가 싫어서 링을 떠난 천재복서.

여기에 얽혀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가독성이 상당히 좋고, 약간은 뻔하지만 매력적인 스토리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보여준다.


무패에 8체급을 석권한 전설 에스토마타.

한국에서 18세 소녀 복서를 얕보다 한 방에 쓰러진다. 이 소녀가 바로 이권숙이다.

아무리 가볍게 상대하려고 했다지만 실신하다니 대단하다.

이 영상은 끊임없이 재생되고 에스토마타의 유일한 패배로 불린다.

이런 천재복서의 등장으로 복싱 열풍이 한국에 분다.

하지만 세계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 갑자기 은퇴를 하고 잠적한다.

그리고 천재복서 이권숙은 이름을 바꾸고 어린이집에 계약직으로 들어간다.

원장의 아들 부원장을 짝사랑하면서 평화로운 삶을 보낸다.

자신이 이권숙이란 사실을 사람들이 몰라 봐주기를 바라면서.


스포츠 에이전트 태영은 야구선수 출신이다.

야구에 재능이 없어 고등학생 때 퇴출 당했다.

그에게 에이전트의 길을 열어준 선배 희원.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 계약까지 갔던 대단한 투수였던 희원 선배.

하지만 부상이 드러나면서 최고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이런 희원을 통해 승부 조작을 하려는 사람들.

이 조작에는 이 팀의 감독까지 끼어 있다.

마지막 경기는 예상한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긴다.

불법 도박을 운영하는 깡패는 희원과 태영을 그대로 두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 입장에서는 희원을 통해 태영이란 새로운 먹이감을 발견한 것이다.


팀장이 태영에게 내린 업무 지시 중 하나가 이권숙 복귀다.

복싱 협회가 가장 바라는 것이 다시 복싱 열풍이 부는 것이다.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천재복서 이권숙의 복귀다.

하지만 이유리로 개명하고, 부원장을 짝사랑하는 이권숙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런 그녀에게 미팅 신청이 들어오는데 그는 이유리가 아니라 이권숙을 만나러 왔다.

진상 팬을 물리치고 나타난 인물이 바로 태영이다.

이권숙의 입장에서는 태영도 결코 반갑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복싱을 완벽하게 그만두는 방법을 태영이 제안한다.

이 방법을 통해 태영은 불법 도박의 협박도 벗어나려고 한다.


이권숙은 단순히 천재의 재능만 가지고 있지 않다.

어린 시절 세계 챔피언의 꿈이 무너진 아빠의 대용품으로 훈련을 받았다.

이때의 습관은 일정 시간만 되면 일어나 로드워크를 하게 한다.

파워도 대단하고 반사 신경도 탁월하다.

그냥 그대로 간다면 절대 질 수 없는 선수다.

이제 태영과 권숙은 이기는 연습이 아니라 지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이 사이사이에 로맨스와 코믹함을 넣어 재밌게 만든다.

스포츠 소설의 열정과 혹독한 훈련 장면은 또 다른 재미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마지막 권투 장면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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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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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의 신작이다. 무려 11년 만이다.

이 작가의 이전 소설이나 그의 이름을 볼 때마다 신작이 나왔는지 궁금했었다.

<제노사이드>의 강렬함이 아직도 기억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덕분이다.

혹시 절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소설이 출간되었다.

현재가 아닌 1994년 말의 도쿄를 배경으로 말이다.

예전의 미스터리처럼 신문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전처럼 나를 몰입으로 이끌었다.


전직 일간지 사회부 기자 마쓰다 노리오.

아내가 죽은 후 상심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가 여성 월간지에 프리랜서로 들어간다.

타이틀이 사라진 그는 취재 등에서 한계를 분명하게 느낀다.

이런 그를 발탁한 여성 잡지 편집장이 하나의 취재를 맡긴다.

심령 특집으로 투고가 들어온 사건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카메라맨 요시무라와 함께 투고자들을 찾아가서 인터뷰한다.

그런데 대부분 간단하게 유령 문제가 해결된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건널목의 유령이 있는 곳이다.

사진과 동영상에 나타난 존재는 조작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이미 프롤로그에서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등장시켰다.


열차 건널목에서 자살 사건이나 충돌 사건이 있는지 확인한다. 없다.

가끔 새벽 1시 3분만 되면 마쓰다의 집 전화가 울린다.

누군지 말하지 않고, 이상한 소리만 날 뿐이다.

이전 기자 시설 정보를 받고는 했던 형사를 술집에서 만난다.

해결된 살인 사건 한 건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살해된 여성의 사진과 심령 사진을 비교하니 닮았다.

야쿠자의 칼에 찔려 죽었는데 그녀의 신원을 알 수가 없다.

술집에서 일했다는 것은 알아내었지만 정확한 본명은 모른다.

이 살해된 여성의 정체를 밝혀내는 취재가 시작된다.


전직 사회부 기자의 취재는 정석적이다.

취재비가 부족하지만 자신의 돈으로 그 부족분을 채운다.

카바쿠라를 돌면서 신원 미상의 피살자 정보를 얻고자 하지만 실패한다.

그러다 우연히 피해 여성과 함께 살았다는 여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그녀도 패해 여성의 본명도, 살던 곳도 모른다.

단지 그녀가 들려준 몇 가지 이야기만 기억할 뿐이다.

궁전 같은 집, 아버지의 호텔 경영,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 등

이 이야기를 단서로 그녀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하지만 연결되는 것이 없다.


우연히 찍힌 심령 사진과 영상 하나.

취재로 알게 된 신원미상의 살해 여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하나씩 밝혀지는 부패의 연결고리.

흩어져 있던 정보 조각들이 한 여성의 죽음과 연결되면서 하나로 이어진다.

그렇게 이어진 고리들은 야쿠자와 부패 정치인의 유착 관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줄 증거 자료들은 없다.

여기서 비현실적인 유령의 존재가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신원미상 피살 여성의 정체가 드러날 때 인간의 추악함에 놀란다.

작가가 사회파 미스터리에 유령을 등장시킨 이유도 부패한 현실 때문이다.

부패한 정치인이 겨우 5만 엔 벌금으로 면죄부를 받는 세상을 생각한다면 더욱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국의 상황은 다를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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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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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괴담 게시판 노슬립(no sleep)에 연재된 소설이다.

두 형제 작가는 콜로라도의 자연 속에서 자랐다고 한다.

온라인 연재 원고 상태에서 번역 판권이 수출되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였다.

이런 배경과 함께 시선을 끈 것은 홍보로 보여준 세 가지 규칙이다.

이 규칙과 죽여야 사는 집이란 설명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나의 실수 하나가 존재한다.

살아남기 위한 사냥과 호러를 연결하지 않은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을 떠올렸다.


소설의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하나은 해리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아내 사샤다.

해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해병 출신이다.

이때 입은 부상으로 군을 제대하고, 대학을 다니다 사샤를 만났다.

이 둘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연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다 서부 와이오밍주에 저렴하게 나온 7만 평 대지에 집을 가진 집을 산다.

아름다운 풍경과 조용한 환경, 그리고 2킬러미터 안에 이웃 딱 하나뿐이란 사실.

골든 리트리버 대시와 함께 이 셋은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친절해 보이는 이웃 노부부가 그들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부부가 각각 해리와 사샤에게 주의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알려준다.

봄에 연못에 불빛이 보이면 집안에서 불을 피워라.

여름에 벌거벗은 남자가 곰에게 쫓기면 그 남자를 총으로 쏴라.

가을에는 문밖에 있는 허수아비를 집에서 거리를 둔 후 불태워라.

첫 번째 주의 사항은 황당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여름에 곰에게 쫓기는 남자를 총으로 쏴라는 것은 황당하다.

살인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의문이 생긴다. 진짜 사람 아닐까, 라는.

당연히 이 경고를 듣고 좋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이미 경험이 있는 노부부는 한 묶음의 장작을 그들에게 전달한다.

해리 부부는 연못에 불빛이 떠오르는 것을 본다. 기분이 이상하다.

장작을 들고 집에 들어가 불을 피운다.

공포의 감정이 몸에서 사라지는 느낌이다.

해리는 이 모든 것이 악령이 아닌 노부부의 장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어떤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 믿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일이 한 번만 있는 것도 아니다. 봄철 동안 여러 번 반복된다.

믿지 않으려고 해도 믿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여름에 나타날 곰에 좇기는 벌거벗은 남자 이야기다.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즐거운 생활을 누리려고 한 젊은 부부.

이미 이런 경험을 수없이 많이 한 노부부.

이런 사실을 처음에 알려줬다면 과연 해리 부부는 떠났을까?

아마 미친 노인네 취급하고 그들이 알려주는 규칙도 따라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깔아 둔 이야기 하나는 해리의 아프카니스탄에서 살인 경험이다.

자신의 총으로 누구를 죽인 것을 직접 확인 가능했던 그 순간.

애착 담요처럼 해병시절 총을 만들어 소장하고 있는 해리.

이런 해리 옆에서 누구보다 현실을 빠르게 직시하고 나아가는 사샤.

하지만 작은 도발이, 작은 규칙 어김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뛰어난 가독성과 예상하지 못한 작은 장면들이 마지막에 멋진 장면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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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생긴 일
마거릿 케네디 지음, 박경희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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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처음 출간된 책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고 한다.

추리 미스터리 장르라고 해서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살인이 있고, 살인자를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왜 죽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도입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다양한 말과 기록들이 흘러나온다.

소설의 중반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과 이야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고, 고생했다.


1947년 여름 영국 해변 휴가지 펜디잭만에 있던 호텔이 매몰되었다.

이 호텔은 만 위에 위치했고, 사고가 나기 전 정부에서 붕괴 위험에 대한 경고를 했다.

하지만 이 호텔의 주인은 이 사실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큰 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들의 장례식 설교를 준비하던 신부가 생존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그 시기는 이 생존자들이 펜디잭 호텔에 투숙하게 되는 일주일이다.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등장시켜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간다.

구상 당시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를 현대의 인물들로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한다.

교만, 시기, 나태, 탐식, 분노, 정욕, 탐욕 등 일곱 가지 대죄가 소설 속에 나오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해설을 보면 설정 속에 작가가 숨겨놓은 것들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7가지 대죄도 읽으면서는 한 명씩 대입하지 못했다.

각각의 사람들이 흘려내는 이야기와 진행을 따라가는데 눈길을 먼저 주었다.

호텔의 유지와 운영을 위해 큰 아들 제리의 희생을 강요하는 엄마.

굉장히 공격적인 말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참사의원과 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딸.

오래 전 죽은 딸을 그리워하면서 휴가지의 일상을 보내는 부부.

아이들을 돌볼 마음이 전혀 없는 코브가 아이들.

이 아이들을 기차에서 만난 히비와 형제들. 그리고 세금 문제 등으로 싸우는 부모.

젊은 운전기사를 데리고 다니면서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


새롭게 도착한 손님들과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엇갈리고, 오해하고, 탐욕스럽고, 현실적인 일들.

엄마가 억눌러서, 아버지가 제약해서 나아가지 못한 그들의 삶.

우연히 마주한 남녀의 로맨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욕망과 사고.

아이들의 무모한 모험과 예정된 사고.

이 사고를 예측하고도 말리지 않는 엄마.

전쟁 당시 있었던 사건에 대한 새롭게 해석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과 도전으로 가득하다.


이 소설에서 분명한 악당이 있다. 미운 인물들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분법으로 그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그들의 목소리도 들려주고, 서로 다른 환경과 경험을 풀어놓는다.

이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논리 부족, 궤변, 억지 주장, 탐욕 등이 흘러나온다.

하나의 예정된 사고로 나아가는 와중에도 그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낸다.

실제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생존자가 누군지 알게 된다.

그리고 왜 이 소설의 원제가 <THE FEAST>인지 알 수 있다.

천천히 읽거나 복기를 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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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게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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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시리즈 4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도 무대는 특급 호텔 코르테시아도쿄다.

이 호텔에서 몇 번이나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는 닛타는 이제 팀장이 되었다.

1편의 약간 어리숙한 호텔리어의 모습은 이제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내가 읽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그의 실력은 더 좋아진 모양이다.

가끔 이번 잠입수사에 동행한 다른 형사들과의 대립을 보면 형사보다 호텔리어에 더 가깝다.

사건 해결이 우선이 다른 형사에 비해 그는 절차와 준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닛타가 다른 수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알 수 없어 비교하기 조금 어렵다.


하나의 살인 사건, 또 다른 살인 사건, 이어지는 살인 사건.

이 사건들의 연관성이 발견되고, 각 사건 담당팀들이 모여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이번에 살해당한 사람들이 모두 살인자이거나 그와 유사한 일을 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피해자 가족들은 모두 알리바이가 분명하게 있다.

이 알리바이를 무너트릴 가능성 하나로 제기된 것이 교환 살인이다.

각각의 피해자 가족들이 다른 가족의 가해자를 돌아가면서 죽인다는 설정이다.

이 피해자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으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가능성을 높인다.

여기에 한 블로그가 법의 처벌 범위와 인간의 정의에 대해 말하면서 실제 사건을 언급한다.

그리고 이들이 한 호텔에 투숙하려고 한다.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이다.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은 닛타에게 아주 익숙한 곳이다.

데스크에서 그는 잠재적 용의자들이 입실 수속하는 것을 지켜본다.

이전에 그와 함께 일했던 나오미는 미국에 가 있다.

한 팀이 아닌 세 팀이나 이 잠입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서 여성 팀장인 아즈사 경감은 법의 경계를 살짝 넘어선다.

바에서 유족들을 몰래 촬영하고, 그들이 투숙한 방에 도청기를 설치한다.

닛타는 당연히 이것이 불법이고, 호텔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관리관의 암묵적인 묵인 아래 이 행위는 그대로 진행된다.

실적을 위해 묵인했고, 문제가 생기면 부하 직원의 일탈로 치부할 계획이다.

이것은 아즈사도 알고 있는 일이다.

여자 형사에 팀장이기에 약간 더 무리하게 진행하는 부분도 있다.


피해자 가족들이 한 명씩 투숙하고, 감시의 눈길은 그들을 따라다닌다.

이때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한 명 나타난다. 바로 나오미다.

이런 일에 최적의 호텔리어가 그녀라는 것을 아는 윗사람이 그녀를 불렀다.

다시 닛타와 나오미 콤비가 활약을 펼칠 시간이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투숙하는 다양한 손님들 속에서 용의자를 찾아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닛타를 아는 대학 동창이 투숙한다.

전직 검사 출신인 그녀는 닛타에게 한 투숙객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

당연히 닛타는 정보를 모두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최소한의 정보를 주고,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알아낼 뿐이다.


누가 범인인지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죄의 형량 부분이 중요하다.

피해자들의 형량이 너무나도 가볍게 느껴지는 피해자 가족들.

그들이 느끼는 강한 상실감과 고통 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들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멀티밸런스라는 블로그.

이 사이트의 개설자와 연결되는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같은 호텔의 투숙.

의심스러운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심정적으로 그들의 마음에 동의를 한다고 해도 형사에겐 살인자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살인자들의 형량을 정하는 것은 그들의 일이 아니다.

작가는 각각의 사연을 풀어내면서 그들의 심정에 공감하게 한다.


여전히 매끄럽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강하게 호텔리어의 자세와 행동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삶을 인정한다.

좋은 호텔의 서비스는 그 호텔의 격을 보여준다. 경험하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투숙하고, 아주 바쁜 크리스마스 이브란 설정이 덧붙여진다.

호텔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의심스러운 손님들의 투숙.

하지만 왠지 호텔의 긴장감은 이전보다 덜 한 것 같다.

사소한 사건들을 불러오는 손님들이 적다 보니 그런 모양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형사들의 감정이 개입하기 시작하고, 반전이 펼쳐진다.

내가 생각한 반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반전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고 풀어내는 이야기는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 시리즈 다음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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