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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선인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의 소설은 늘 재밌게 읽고 있다.
대부분 읽었는데 찾아보니 세 권을 읽지 않았다.
가장 대박이 난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와 첫 작품이다.
개인적 취향은 최근에 다시 나온 두 편이지만 다른 소설도 좋아한다.
이런 작가라면 신작이 나오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껴 둔다고 핑계를 대는 읽지 않은 세 편은 예외다.
처음 제목을 보고 ‘선인’을 신선일까? 착한 사람일까? 살짝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바란 것은 신선이었는데 작가가 그린 것은 착한 일을 한 의인이다.
서울의 착한 일을 한 사람, 주인공 김재근은 제1회 서울 의인상 수상자다.
과거에 의인상을 받았다고 현재의 삶이 그때와 같을 수는 없다.
재근은 북한산 아래 오래된 동네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다.
재근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재건축해서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다.
흔한 한국 사람들의 바람이자 그들의 일상을 간결하게 보여준다.
어느 날 그에게 자신을 대천사 가브리엘이라고 말하는 남자가 나타난다.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지만 잘 하는 편이고, 한국 이름은 성갑이라고 한다.
성갑은 타락한 서울을 벌하러 왔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열 명의 의인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리고 서울에 단 한 명의 의인이 있다고 것을 증명하는 이것을 철회하겠다고 한다.
조금 황당하지만 독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이야기다.

성갑이 재근의 철물점에 와서 아는 척을 하고, 재고물품을 사간다.
이렇게 말을 두 사람이 텄지만 재근에게 성갑은 조금 이상한 교포 청년이다.
이런 재근에게 성갑은 위에서 말한 서울 의인상 수상자들이 선인인지 확인해달라고 한다.
한 건 할 때마다 주는 돈은 5백만 원으로 결코 적지 않다.
이상한 요청을 거절하는데 아들이 사고를 치면서 합의금을 마련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그는 과거 만난 적이 있던 서울 의인상 수상자들을 찾아간다.
한두 번 만나고 모임에 나가지 않았던 그가 제대로 된 연락처가 있을 리 없다.
가지고 있던 의인 족발 주인도 이제는 가게 문을 닫았고 죽었다.
의인이 되었지만 일상은 그런 타이틀로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인을 찾고, 만나는 과정에서 의인상 수상이 착한 행동의 결과가 아니란 것도 드러난다.
그 순간의 상황이, 사람들의 오해가, 순간의 감정 등에 의한 것도 있다.
상금을 받아서 대부분 탕진했던 사람들과 달리 투자로 성공한 사업가도 있다.
서울 의인상 수상을 내세워 용역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최악의 경우도 있는데 그 상이 그 사람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한다.
한 명의 의인도 발견하지 못했고, 그 사실을 성갑에게 알린다.
서울에 하늘의 벌이 떨어지는 것일까? 언제, 어떻게?
그리고 재근의 의인상 수상에 대한 과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산에서 도움을 요청한 여성을 도와주었고, 칼까지 맞았던 그 일을.
이 일로 그는 경찰로 특채되었고, 그 일을 열심히 한다.
하지만 한 번의 유혹으로 파멸에 빠지고, 부모의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파멸을 이끈 세력이 존재하지만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제 성갑을 만나면서 과거와 다시 대면하게 된다.
성갑의 비밀이 풀리고, 과거의 악연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이 과정은 보통 사람들이 권력에 의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재근이 검찰에 끌려간 장면은 한국 현실에 대한 적절한 오마주다.
조작된 정보, 목표가 뚜렷한 검찰의 행도, 폭압적인 심문과 협박 등.
이것과 대비되는 장면은 호프집에 모인 동네 사람들의 술자리다.
힘들게 일상에서 아등바등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읽는 내내 성갑의 정체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느 순간 성갑의 정체가 드러나는 데 예상한 대로였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현재도 힘겨운 사람.
일상을 파괴하는 인물의 등장과 신의 사명에 대한 의혹.
의인들을 만나는 과정에 드러나는 탐욕과 사기와 악행들.
서울 강북에 아파트 한 채, 자식들의 취직을 바라는 소박한 바람.
물론 이 바람이 쉽지 않지만 그 바람마저 깨트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내 뒤에는 나를 만든 그 모든 권력이 두텁게 쌓여 있다.”고 말한 한 권력자의 말.
뛰어난 가독성과 개성적인 캐릭터가 우리의 현실과 엮여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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