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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이 우리 반 반장입니다 - 2025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단편 수상작품집 ㅣ 북다 청소년 문학 3
장아결 외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5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청소년 단편 수상작품집이다.
최근 청소년 소설 몇 권을 재밌게 읽어서 선택했다.
북다 청소년 문학 시리즈는 현재 이 책 포함 세 권 나왔다.
앞의 두 권 중 한 권은 테니스를 소재로 한 장편 소설이다.
시간이 되면 앞의 두 권도 읽고 싶은데 마음대로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수상작품집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이가 들고, 아이가 자라면서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 <을씨년이 우리 반 반장입니다>는 책 속 단편의 제목이 아니다.
최혜영의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를 재밌게 비튼 것 같다.
다섯 작가 중 이름이 그나마 익숙한 작가가 장아결이다.
찾아보니 읽지 않았지만 낯익은 표지와 제목인 <안개꽃 빌라의 탐식가들>를 썼다.
<믿을 만한 어른>은 중3 경채를 내세워 믿을 만한 어른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이런 어른을 찾는 이유는 부모님이 헐값에 판 감정가 3억 원의 금불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이 금불상을 붕어빵을 사려고 기다리다 들어간 곳에서 발견한다.
3억 원이란 감정가를 알기에 사려고 했지만 상점 주인은 미성년자에게 팔지 않는다.
어른과 함께 와 사라고 하는데 이것은 나중에 생길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하고 같이 사고 싶지만 부모님은 한탕주의에 빠져 있다.
가보를 되찾고, 3억 원을 받기 위한 경채의 노력과 좌절이 하나씩 나온다.
현실적인 문제와 조언이 먼저 나오고, 그 불상을 되찾으려는 열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 금불상이 진짜일까? 과연 믿을 만한 어른을 찾을까? 하는 호기심이 끝까지 유지된다.
조웅연의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은 풋풋한 재미로 가득하다.
거짓과 오해가 겹치고, 짝사랑의 감정이 풋풋하게 그려져 있다.
반 최고 인기인 장혜원과 이상하게 엮이고, 꼬인 관계지만 친한 척한다.
한때 짝사랑했던 한지웅이 전학 오는데 그가 장혜원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장혜원과 사귀는 것을 방해하려는 나, 거짓 때문에 생기는 관계의 균열.
소문의 진짜 사실을 알고 오해를 해결하기 위해 솔직한 진심을 말한다.
한지웅이 보여준 행동의 이면에 담긴 사실은 살짝 웃게 한다.
갑자기 든 생각은 이 단편 장편으로 만들면 어떨까 한다.
천가연의 <세 번쩨 눈을 뜰 때>은 SF 요소를 가져온 성장소설이다.
외계에서 온 삼목인이 지구에 살면서 생기는 차별과 혐오의 감정을 다룬다.
외계에서 지구로 올 정도면 엄청난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을 텐데 이 부분은 의도적으로 생략했다.
인간과 다른 모습이라고 하지만 눈이 하나 더 있을 뿐이다.
초기 정착 과정에 지구인들에 의해 삼목인들은 많이 살해당했다.
이 공포와 혐오는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온과 금성이 시선이 교차하면서 진행하는데 이들의 이야기 속에 현실을 담고 있다.
삼목인 대신 외국인 노동자나 성소수자를 넣으면 현재 한국의 모습이다.
청소년 소설의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최혜영의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는 유쾌하고 재밌다.
요즘 아이들의 낮은 문해력과 조금씩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담아내었다.
을씨년과 대관절이란 단어를 사용해 찰 지게 욕하는 국어 무능력자 소희.
문법이 틀리면 얼굴이 붉어지는 국어 능력자 준호.
서로의 감정을 모른 채, 속인 채 둘은 국어 공부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관계 하나가 밝혀진다.
이 반전과 소희의 매력이 예상하지 끝까지 유쾌하다.
이 아이들이 등장하는 연작소설도 재밌을 것 같은데 과연 더 나올까?
강지윤의 <다정의 온도>는 같은 이름과 친 엄마의 부재를 엮었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린다는 노다정.
모든 사람들에게 다정하지만 속은 무심한 유다정.
이 둘은 이름이 같고, 친 엄마가 부재한 것도 같다.
하지만 이름 이외에 이런 사실은 중반 이후에 드러난다.
이 둘은 학교 앞 단맛의 떡볶이집에서 만나면서 상황이 꼬인다.
노다정은 언제나 생일이 되면 동생과 함께 생일을 자축한다.
아빠는 생일이 되면 돈을 줄 뿐 단 한 번도 다정의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앞에 풀어두고, 갑자기 사라진 떡볶이집 주인 아줌마 실종 사건을 조사한다.
노다정과 유다정, 이 둘이 의심스러운 주변 사람들을 찾아 흔적을 쫓는다.
오해와 노다정의 능력이 엮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같은 이름이 주는 혼란, 뒤섞인 관계와 바람 등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