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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평점 :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괴담 게시판 노슬립(no sleep)에 연재된 소설이다.
두 형제 작가는 콜로라도의 자연 속에서 자랐다고 한다.
온라인 연재 원고 상태에서 번역 판권이 수출되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였다.
이런 배경과 함께 시선을 끈 것은 홍보로 보여준 세 가지 규칙이다.
이 규칙과 죽여야 사는 집이란 설명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나의 실수 하나가 존재한다.
살아남기 위한 사냥과 호러를 연결하지 않은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을 떠올렸다.
소설의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하나은 해리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아내 사샤다.
해리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해병 출신이다.
이때 입은 부상으로 군을 제대하고, 대학을 다니다 사샤를 만났다.
이 둘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연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다 서부 와이오밍주에 저렴하게 나온 7만 평 대지에 집을 가진 집을 산다.
아름다운 풍경과 조용한 환경, 그리고 2킬러미터 안에 이웃 딱 하나뿐이란 사실.
골든 리트리버 대시와 함께 이 셋은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친절해 보이는 이웃 노부부가 그들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부부가 각각 해리와 사샤에게 주의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알려준다.
봄에 연못에 불빛이 보이면 집안에서 불을 피워라.
여름에 벌거벗은 남자가 곰에게 쫓기면 그 남자를 총으로 쏴라.
가을에는 문밖에 있는 허수아비를 집에서 거리를 둔 후 불태워라.
첫 번째 주의 사항은 황당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여름에 곰에게 쫓기는 남자를 총으로 쏴라는 것은 황당하다.
살인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 이 장면을 볼 때마다 의문이 생긴다. 진짜 사람 아닐까, 라는.
당연히 이 경고를 듣고 좋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이미 경험이 있는 노부부는 한 묶음의 장작을 그들에게 전달한다.
해리 부부는 연못에 불빛이 떠오르는 것을 본다. 기분이 이상하다.
장작을 들고 집에 들어가 불을 피운다.
공포의 감정이 몸에서 사라지는 느낌이다.
해리는 이 모든 것이 악령이 아닌 노부부의 장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어떤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 믿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일이 한 번만 있는 것도 아니다. 봄철 동안 여러 번 반복된다.
믿지 않으려고 해도 믿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여름에 나타날 곰에 좇기는 벌거벗은 남자 이야기다.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즐거운 생활을 누리려고 한 젊은 부부.
이미 이런 경험을 수없이 많이 한 노부부.
이런 사실을 처음에 알려줬다면 과연 해리 부부는 떠났을까?
아마 미친 노인네 취급하고 그들이 알려주는 규칙도 따라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깔아 둔 이야기 하나는 해리의 아프카니스탄에서 살인 경험이다.
자신의 총으로 누구를 죽인 것을 직접 확인 가능했던 그 순간.
애착 담요처럼 해병시절 총을 만들어 소장하고 있는 해리.
이런 해리 옆에서 누구보다 현실을 빠르게 직시하고 나아가는 사샤.
하지만 작은 도발이, 작은 규칙 어김이,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뛰어난 가독성과 예상하지 못한 작은 장면들이 마지막에 멋진 장면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