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생긴 일
마거릿 케네디 지음, 박경희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50년에 처음 출간된 책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고 한다.

추리 미스터리 장르라고 해서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살인이 있고, 살인자를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왜 죽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도입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다양한 말과 기록들이 흘러나온다.

소설의 중반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과 이야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고, 고생했다.


1947년 여름 영국 해변 휴가지 펜디잭만에 있던 호텔이 매몰되었다.

이 호텔은 만 위에 위치했고, 사고가 나기 전 정부에서 붕괴 위험에 대한 경고를 했다.

하지만 이 호텔의 주인은 이 사실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큰 사고가 일어났다.

사망자들의 장례식 설교를 준비하던 신부가 생존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그 시기는 이 생존자들이 펜디잭 호텔에 투숙하게 되는 일주일이다.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등장시켜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간다.

구상 당시 기독교의 일곱 가지 대죄를 현대의 인물들로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한다.

교만, 시기, 나태, 탐식, 분노, 정욕, 탐욕 등 일곱 가지 대죄가 소설 속에 나오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해설을 보면 설정 속에 작가가 숨겨놓은 것들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7가지 대죄도 읽으면서는 한 명씩 대입하지 못했다.

각각의 사람들이 흘려내는 이야기와 진행을 따라가는데 눈길을 먼저 주었다.

호텔의 유지와 운영을 위해 큰 아들 제리의 희생을 강요하는 엄마.

굉장히 공격적인 말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참사의원과 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딸.

오래 전 죽은 딸을 그리워하면서 휴가지의 일상을 보내는 부부.

아이들을 돌볼 마음이 전혀 없는 코브가 아이들.

이 아이들을 기차에서 만난 히비와 형제들. 그리고 세금 문제 등으로 싸우는 부모.

젊은 운전기사를 데리고 다니면서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


새롭게 도착한 손님들과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엇갈리고, 오해하고, 탐욕스럽고, 현실적인 일들.

엄마가 억눌러서, 아버지가 제약해서 나아가지 못한 그들의 삶.

우연히 마주한 남녀의 로맨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욕망과 사고.

아이들의 무모한 모험과 예정된 사고.

이 사고를 예측하고도 말리지 않는 엄마.

전쟁 당시 있었던 사건에 대한 새롭게 해석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과 도전으로 가득하다.


이 소설에서 분명한 악당이 있다. 미운 인물들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분법으로 그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그들의 목소리도 들려주고, 서로 다른 환경과 경험을 풀어놓는다.

이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논리 부족, 궤변, 억지 주장, 탐욕 등이 흘러나온다.

하나의 예정된 사고로 나아가는 와중에도 그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낸다.

실제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생존자가 누군지 알게 된다.

그리고 왜 이 소설의 원제가 <THE FEAST>인지 알 수 있다.

천천히 읽거나 복기를 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