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의 사라자드처럼 윤성희는 백일동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왕이 도파민 뿜뿜한 이야기를 원했다면 첫날 목이 달아날 수도 있겠지만 불명증으로 며칠 밤 잠들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면 오래오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재미가 없고 졸린다는 뜻이 아니다.

별일 아니지만 딧 이야기가 궁금한 이야기

듣지 않아도 그만일테지만 일단 귀를 기울이고 나면 계속 듣고 싶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을 윤성희는 줄줄 엮어낸다.

그건 그 이야기가 신기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 같아서일 것이다.

어라 나랑 비슷한 경험이 또 있다고? 우리 부모같은 사람이 또 있어? 내 삶을 몰래 엿본게 아니야? 라는 의심이 들 이야기들

그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는 건 익숙한 그 인물이 나와 다른 선택을 할까? 지금 나의 이 고민에 대한 답이 있으려나? 그라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아닐까

결국 나와 다르지 않구나 싶은 허탈함 별거 아니어서 실망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안도감에 잠깐이라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가족에 대해 허무개그처럼 어이없고 당연해서 짜증나지만 쉽게 잊히는 에피소드들이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이 줄줄 끝없이 흘러나온다.

사고치고 무책임한 부모 무심한 자식들 짜증나는 형제들

너무 닮아서 미워지는 순간에도 애써 미워하지 않기 위해 엉뚱한 핑계를 대거나 먼산을 바라보면서 모르쇠하는 순간들 때로는 모른 척 할 수조차 없어서 애써 꾹꾹 눌러놓은 마음까지 그냥 내 이야기들이 무심하게 이어진다.

심심하지만 문득 등골이 서늘한 이야기

같 나온 모두부처럼 따뜻하기도한 이야기들이 줄줄 이어지는 것이 윤성희의 매력이다.

도데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두서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여기서 시작해서 저기서 느닷없이 끝나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그냥 사는게 별거 아니구나 싶은 아랫배가 따뜻해 지는 묘한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그럴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는 조금은 허탈학고 조금은 해탈하는 마음이 드는 것

심심하고 슴슴하고 익숙한 집밥같은

너무 익숙하고 반복되어 물리지만 결국은 다시 찾게 되는 것

다 비슷하구나 생각하면서 책장을 덮지만 다시 신간을 클릭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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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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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많은 날들 그리고 찌질한 남자들

여자들은 조용히 움직인다.

 

작별선물

어린 시절 성추행이 있던 아버지, 모른 척 하는 어머니

위 형제들은 다들 집을 떠났고 장남 유진과 당신이 남았다.

형제들은 날이 되면 낙관주의를 안고 돌아오지만 낙관주의는 빠르게 시든다. 언니와 오빠들은 여기서 살던 추억을 떠올리다가도 아버지의 그림자가 바닥을 가로지르면 뻣뻣하게 굳었다. 집을 다시 떠나면 치유받을 것 같고 빨리 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면 당신이 집을 떠나려고 하고 있다. 앉아서 여유있게 아침을 먹지 않은 건 시간이 촉박하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여기에 남아 있을 마음이 없기도 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 역시 딸을 희롱하는 것뿐이다. 줄 듯 말 듯 주지않은 돈과 천박한 말들이 마지막으로 남는다. 엄마는 이제 자신을 대신할 딸이 없어 서운한 걸까 그동안 딸에게 미안해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다.

유진은 당신을 공항까지 배웅하면서 자신도 떠날 것이라고 한다. 유진도 땅을 포기하고 여기를 떠날 수 있을까. 당신에게 그랬듯이 아버지는 유진에게 땅을 두고 흥정하고 고삐를 쥐고 있다고 여길 것이다.

이렇게 떠나지만 참았던 눈물을 공항 화장실에서 비로소 터지는 건 어떤 감정일까

이제 해냈다는 안도감 ,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나자신에게 느껴지는 비참함

그래도 용기를 냈고 아버지의 어린 송아지를 몰래 팔아 여비를 마련한 꼼꼼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단 저지르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미국이 천국은 아닐 것이다. 어떤 변수가 기다릴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여기가 아닌게 어딘가

그 마음에 용기를 주겠지만 씁쓸하다.

아버지 꼬라지라니..

 

2. 푸른 들판을 걷다.

사제는 한때 사랑했던 여자의 결혼식을 주관한다. 그리고 다들 잘 아는 마을 사람들과의 피로연에 참석하고 기도하고 그리고 돌아온다.

팔에 주근깨가 있던 여자와 남몰래 밀회를 생각한다. 결혼을 원하는 여자에게 사제로 남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여자는 결혼을 오늘 했다.

어떤 마음이었을까

근엄한 사제모습이라기 보다 흔들리고 약하고 이기적인 모습이다.

익숙한 푸른 들판을 걷다가 중국인 집을 갔고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사지를 받는다. 쓰지 않은 근육이 꺽이고 풀리고 휘어지는 경험 뒤 개운하고 뜨거운 마음이 남는다.

아무리 걸어도 신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답은 자기가 찾아낼 뿐이다.

아무리 매달려보라지... 당신에게는 구원이 없다.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찜찜하다.

 

 

3. 검은 말

여자가 떠났다. 이만하면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괜찮은 여자였는데

그 여자가 떠났다. 그러나 미련한 남자는 돌아오리라 믿는다.

그 여자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잘 될거라 믿는다.

당신에게 내린 벌은 그냥 대책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절대 깨닫지 못할 것이다.

 

4. 삼림관리인의 딸

디건은 억울할 수 있다.

땅을 가졌고 그 땅을 완전한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은행과 나눠가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밤낮으로 땅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도시로 나가서 많은 돈을 써서 여자를 만났고 결혼을 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결혼하고 두 아들과 딸을 가졌다.

모두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딸이 너무나 영특해서 내 딸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냥 묻어두었다.

그러나 어느날 이야기를 잘 하는 아내 마사는 듣기 힘든 이야기를 마을사람에게 들려주었고 집에 불이 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고 믿을 것이다.

남자란 모름지기 일을 해서 재산을 늘이고 가족들을 굶지 않게 하고 원하는 걸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내는 집안을 잘 챙기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남편의 성적 만족을 채워줘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원하지 않았고 눈을 감았을 때도 있었다.

주워온 개를 딸의 생일선물로 주었을 때 조금 깨름칙했지만 딸아이가 좋아하니 그냥 넘어갔다. 그건 죄가 아니다.

디건의 잘못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 누구도 원치 않은 노력을 너무 많이 했다.

스스로도 그걸 원했던 걸까. 지금이라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

 

5. 물가 가까이

하버드에 다니는 아들은 그냥 행복한 생일을 원했다.

부자 의붓아빠의 돈자랑이나 그 앞에서 전전긍긍하며 비위를 맞추는 엄마의 비위를 맞추는 일을 원하지는 않았다.

비싼 식사와 비싼 리조트 그리고 핑크빛 케잌은 아니었다.

바다 수영이후 가장 깊이 가라앉고 가장 고통스러운 일 이후 느끼는 안도감

할머니는 그때 왜 바다에서 수영을 하지 않았을까. 한시간의 시간동안 무얼 했을까

간절했던 바다행에서 무얼 보았을까

야속하게 버리고 떠나는 할아버지를 기어이 잡아서 함께 돌아간 집에서 평생을 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그 차를 타지 않았을거야. 거리의 여자가 되는게 차라리 나았을 거라라는 말

어쩌면 순간의 선택 그리고 그때의 마음이 삶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한다.

 

6. 굴복

뻣대다가 여자에게 이별을 통고받고 그래도 가오가 있지 ... 라는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마음대로 희롱하다가

혼자 오랜지 24개를 먹은 남자

뭐라고 해야할지 참 난감하다.

 

7퀴큰 나무 숲의 밤

마거릿의 선택을 존중한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 있다. 다만 모두 다를 뿐이다.

 

왜 작가는 이렇게 찌질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썼을까

그런 남자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일까

지구 반대편을 돌아 여기 남자와 다르지 않은 남자들이 거기에도 있었다.

고통은 늘 비명을 지르며 오는 것이 아니다.

그냥 고요한 상황에서 슬며시, 어쩌면 우리가 고통이라고 여기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조용히 자주, 그래서 익숙해져버린 슬픈 상황들

고통은 그렇게 안개처럼 스며든다.

아프지 않아서 비명을 지르지 않아도 되어서 고통이라고 느낄 수 없는데

어느 순간 내 몸이 젖어 있다.

물에 빠진 것도 아닌데.. 그냥 안개인데

 

오늘 날이 빠짝 말라 뜨거워서 다행이다.

이른 습습한 이야기들을 읽어도 덜 불쾌해서 다행이다.

그래도 얼룩처럼 슬픔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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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 피해자입니다 - 트라우마 치유 안내서
배승민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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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개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본다. 나약한 행동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 만심리학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반대다. 이런 요청 능력은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개인적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극도의 불안이나 공포 두려움의 지배를 받는 순간 머리와 마음이 정지되고 혼자 할 수 있었던 일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초기의 응급처치는 대단한 기술이나 방법을 시용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고유한 자원이 다시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게 최선이다. 혼자서 뭘 햇야 할지 모르겠다면 예전 감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됐던 작은 일을 떠올려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악몽을 다루는 방법 ; a4용지에 악몽의 한 장면을 한가지 색으로 간략하게 그린다. 다른 용지에 상상력을 동원해 그 장면과 유사하지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자염ㄴ을 여러 색깔로 자세히 그려보기로 한다. 꿈은 현실이 아니니 비현실적인 환타지 요소를 동원해 그려볼라고 안내한다. 이런 작업이 처음인 환자라면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기도 한다.

(평소 좋아하는 아이돌을 그리고 흉기대신 꽃다발이나 선물꾸러미를 들고 건내는 장면을 묘사하고 그 멤버가 해주었으면 하는 말을 말풍선으로 넣는다. 주변 사람도 그릴 수 있다며 그려서 본인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응원을 하고 박수를 쳐주는 사람으로 그리는 것 완전히 달라진 그림을 자기 전에 보면서 상상을 하고 잠이 든다. )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팁 : 회복하고자 고군분투하더라도 갈수록 일상이 마비되며 잠겨 있는 늪이 점점 더 깊어져 지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지지 자원과 전문가와 함께 안전망이 되어 줄 구조 줄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에게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우리 뇌는 현대 사회에 맞춰진 것이 아니다. 특히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원시적인 뇌는 선조의 것으로 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재난으로부터의 회복 기간은 사람과 상황마다 ,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마다 다르다. 그러니 상처를 받아 무너질 수 밖에 없을 때는 마음을 앞세우기보다 그대로 멈춰서서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보자. 다양한 트라우맛 ㅐㅇ존자들이 증상이 나아져도 일상의 기능을 회복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음을 강조한다. 몸에서 오는 작은 신호들을 들여다 보자 신호는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트라우마를 악화시키는 세가지 : 차별적으로 대하기. 통제하기, 방해하기

생존자들을 약하고 무능한 사람처럼 대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일 처리를 대신하는 행동이다. 종동 통제하는 애인이나 가족과 함께 센터에 오는 사람들 함께 하면 안된다고 하면 취소해버리는 사람들

방해하기는 그만 생각하라는 말, 이제 잊고 네 인생 사랄는 말. 남들에게는 비밀로 하라는 말 등이 대표적이다.

정서적인 위로나 지지보다 부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적어도 마음에 상처가 될 말은 삼가도록 하자. 지금 마주하는 사람이 내일의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대하면 된다.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온 사회가 함께 할 때 길이 만들어 진다.

 

*애도 : 고인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회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보듬어주는 것, 다른 하나는 현재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고 미래지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전자는 상실 지향적 대처 , 후자는 회복 지향적 혹은 미래 지향적 대처라고 한다. 이 두가지를 지그재그로 반복하는 것이 사별 이후의 회복에 있어 중요한 열쇠이다. 주춤하면서 또다시 나아가는 것이 애도의 여정이다. 길고 느리더라도 멈추 있지 않으면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참 좋다.

결점 없는 사람이 없다. 그 결점에 집착하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그 결점에 매몰되어 자신을 가두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느냐가 차이를 만든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 자신과 미래의 자신은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가능한 선택들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다보면 인간 본연의 자율성을 되찾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정상은 고통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유사한 경험을 했다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만한 고통이라는 점에서 정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바로 이 정상적인 고통을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가 아픈데 원인을 모르겠고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싶어 병원을 방문해 본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괜찮아ㅛ 별거 아니니까 약 좀 드시고 며칠 지나면 나을 거예요. 라는 의사의 한마디를 듣자 통증이 가라앉는 것 같다. 내가 겪는 이 증상이 죽을 병이 아니며 영원히 계속될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높은 확률로 사라지리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고통은 절반 정도 치유된다.

상담은 이런 증상들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과 이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데서 시작한다. 트라우마 전문가들을 이를 심리적 응급처치라고 부르는 데 트라우마 초기에 효과가 있다.

(호흡법, 나비포옹)

 

 

우리가 피해를 외면하려는 것은 그 일이 내일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피해를 당하는 것이 피해자의 잘못이거나 순간의 실수이거나 행동에 원인이 있다고 이차가해를 하는 것도 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잘못을 하지 않으면 절대 그런 피해를 입을 일이 없다고 믿을 수 있고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어제의 당신이 내일의 내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은 너무나 불안하다. 운이 없어서 생기는 일이란 얼마나 지독한 일인가

그 운을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다.

불안은 내가 다룰 수 없다,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온다.

운은 내가 다룰 수도 없고 예측도 안되는 일인데 그렇게 불행이 내게 와서 내가 범죄피해자가 된다는 건 너무 두렵다.

결국 사람들은 눈을 감는다.

그건 내 일이 아니야

그건 특별한 일이고 부주의해서 생기는 일이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 괜찮을거야.

조심은 피해자가 해야할 일이 아니라 가해자가 해야할 의무이다.

아무리 화가 나고 수치스럽고 때로는 슬프고 외로워도 누군가를 폭행해서는 안된다

지금 이 감정은 내것인데 내가 타인에게 탓을 하고 원인을 돌리는 것만큼 어리석고 나약한 일이 있을까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피해는 부지불식간에 누구에게든 올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고 태도를 취할 뿐이다.

운이 없었어. 니 잘못이 아니야.

내가 뭘 도와줄까.

나한테 힘든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 용기를 내 주어서 고마워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 해줘

주변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 이상 무엇이 더 있을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일은 그 사람의 모든 면을 알아간다는 일이다. 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내 취향이 아닌 것, 내가 불편한 지점까지 모두를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구나. 그렇겠구나 라는 마음으로 인정하는 것

세상에는 같은 존재는 없다. 비슷해서 묶을 수는 있지만 개개인은 모두 다르다.

얼굴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경험을 대하는 방식, 감각, 처리가 다르다.

그래서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사람을 이해하려는 것

그건 무척 어렵고 숭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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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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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상대를 글 속에서 죽여버리는 일 그건 통쾌한 일일까 서글픈 일일까

어쨌든 복수를 한다는 의미에서 통쾌하기도 하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실제 그는 여전히 살아서 돌아다닐 텐데 라는 마음이 들면 서글프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은 미운 감정 부정적인 마음을 흘려보내야 한다.

마음속에 깊이 묻어둬서 내가 아프거나 나빠지는 것보다 흘려 보내고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뭐라고 화내기에는 멋쩍은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나의 하루를 완벽하게 망친 것도 폭력이라면 폭력이다.

만일 상대가 남자였다면,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을까

막무가내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면서 나에게 너를 맞추라는 태도를 취할 수 있었을까

언어를 모른다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당당하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초대받지 않은 자리에서 권하지 않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고 마시면서, 더구나 게걸스럽게 먹고 마시고 내뱉는 한마디가 이런 멋직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겨우 이까짓 케잌을 굽고 수영을 하고 요리나 하고 있나요 라는 말은 무례를 넘어 폭력이다.

그 방문객을 그냥 글속에서 잘근잘근 씹어서 아내에게 버림받고 곧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로 묘사하고 잠시 눈을 붙이고 쉰 다음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글을 쓰는 일

그 일은 충분한 복수가 될 수도 있겠다.

좀 서글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안에서 내가 만족할만큼의 어떤 보상을 스스로 받아내는 일은 용기 있는 일이고 건강한 해소라고 봐도 되겠다.

 

무례함을 무례함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폭력이다.

 

평범하고 보통의 남자가 겪는 하루의 일을 우리는 그냥 평범하게 읽어간다.

직장생활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간단한 식사를 차려 먹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

그는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다.

동료와 대화를 하고 사소한 권유를 거절하고 인사를 하고 대중교통을 타고 옆자리에 우연히 앉은 말이 많은 사람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일일이 대꾸해주는 것 그냥 그렇게 본다면 예의있고 괜찮은 사람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이전에 어떤 여자를 만났고 함께 데이트를 하고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해서 먹고 잠을 자고 청혼을 하고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 남자의 태도들

여기서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그 남자 생각에 늘 해오던 행동과 생각들, 누구도 나에게 이상하다거나 태클을 걸지 않은 말과 행동이 그 여자에게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그건 그 여자가 까탈스럽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그 남자의 말이나 행동이 무례하고 상스럽고 좀스럽고 속물적인 면이 있다. 그 여자는 그걸 알아봤을 뿐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남자들은 모른다. 자연스럽고 익숙하고 늘 해왔던 말이고 늘 해왔던 행동일 뿐이다.

어린 시절 식사준비를 해주고 자기 몴의 접시를 가지고 오던 엄마의 의자를 장난스럽게 빼서 엄마가 나동그라지고 그릇이 깨지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웃음을 터뜨린 아빠와 형제들

그냥 장난이고 재미고 소소한 유머라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폭력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행동들이 그냥 자연스럽고 일상이며 재미라고만 생각한다.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그가 바뀔 수도 있는 기회였지만 그가 그냥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변화의 공기는 피시식 바람이 빠져버리고 그는 여전히 그로 남아 있다.

무얼 잘못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를 버리고 떠난 여자를 욕하면서

그녀를 위해 썼던 체리값이나 중국음식 배달값이나 반지값을 아까워하면서

그는 평생 모르고 그렇게 늙어갈 것이다.

 

무지가 폭력이라는 것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권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에피소드다.

 

낯선 경험을 원하는 여자는 자신을 돌보는 남자를 만나 짜릿한 체험을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밖이다.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다.

그녀를 탓하는 건 가장 쉽다. 그러게 왜 그랬대? 알만한 사람이...

그러나 그건 가장 폭력적이다.

그래도 되는 대상은 없으니까

 

모든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내가 놓친 단서를 찾고 싶어졌다.

이 남자의 본 모습을 어디서 짐작할 수 있을까

문장을 샅샅이 뒤진다.

여기부터 뭔가 쎄했다. 싶은 곳을 찾지만 찾을 수 없다.

내가 발견한 부분은 이미 결말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지 모르고 읽는다면 그냥 넘어갈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자연스러움, 평범함

정말 평범한 그 모습이 이제 공포가 된다.

 

작가는 평범하고 자연스러움을 조심하라는 경고로 이야기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숨은 그림찾기처럼 일상에 숨어있는 폭력이나 차별, 혐오를 희미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남자들은 절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것이다.

그냥 평범하거나 일상적이거나 열심히 살거나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고 믿고 지금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더 공포스럽다.

 

여전히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있을 것 같아서

한쪽은 사라져야 한다... 이말이 이렇게 푹 꽂일 줄은 처음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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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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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운 올 여름에 묵묵히 읽어 내려간 이야기들

이 여름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작가의 글은 늘 그렇듯 대단한 사건이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대단한 사건이라는게 어떤 걸 뜻하는 걸까?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방영될만한 일들이 그렇게 자주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냥 내 생일이 아닌데 타인들이 내 생일인줄 아는 작은 착각이나 실순잔치에 당자가는 나오지 않고 그 자손들이 잘 먹고 돌아가는 일. 인생이 꼬여서 꽈배기 가게나 해볼ᄁᆞ 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 친구와 영화관에서 밤을 세거나 누군가의 타임캡슐을 찾아내는 일, 혼자 간 식당에서 맛있는 동태탕을 발견하고 옆자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거나 친구 아이를 돌봗주는 일, 가스 폭발로 죽다 살아나서 내가 운이 좋은 편이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일?

이런 일들로도 충분히 인생이 꺽어지고 무언가 생각하게 되고 의미를 찾기도 한다. 그리고 그 후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계속해 나갈 뿐이다.

무언가를 꺠닫는다고 사람이 크게 바뀌지는 않더라 그냥 살아온 관성대로 살아가겠지만 문득 이전 기억이 떠오르고 한 번 더 마음을 가다듬거나 추억하거나 그럴 것이다.

윤성희의 소설집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나는 작가가 정말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어떻게 이렇게 줄줄줄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시작은 영등포였는데 마무리는 동대문이랄까.

표제작 < 느리가 가는 마음>을 보면 체육선생님 이야기에서 시작하다가 내가 몸살을 앓는 이야기로 넘어가다가 이모가 등장하더니 느닷없이 땀구멍아저씨로 넘어가더니 만물상 트럭에서 끝이 난다.

아무렇지 않게 태연하게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게 무슨 관계야 왜 이런 소릴 하나 하는 마음이 들지 않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 사람 이야기를 했다가 저사람 이야기를 했따가 그리고 그냥 그렇게 마무리 그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게 정말 이상하다.

 

공중부양을 하다가 뒷꿈치가 땅에 닿지 않아 까치발을 하던 나와 후드티를 절대 벗지 않은 성규의 하루밤 가출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망해버린 아빠를 따라 고모가 살고 있는 시골집으로 이사한 내가 고모이 꽈배기짐 이야기와 거기서 사귄 현규라는 친구 그리고 고모의 이웃 아저씨들 이야기를 능청스레 연결한다.

이모를 따라 이모가 연애할 때 보냈던 느린 우체통의 엽서를 회수하게 위해 따라나서는 이야기도 있고 죽어버린 내가 엄마 곁을 맴돌면서 엄마가 우는 정면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구나를 깨닫게 되는, 엄마의 꿈속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과 엄마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이야기도 있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티셔츠를 제작 판매하는 삼촌의 다양한 직업편력 이야기를 들으며 웃는 돌에 대한 티셔츠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도 있고 생일에 대한 여러 가지 우연들과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 오랜 친구사이의 다양한 감정들 사랑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다시 이해하는 이야기 등등등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같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깨달음을 얻거나 내가 그 일로 이렇게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그런 일이 었었대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이렇게 되었고 참 우리 고모는 우리 이모는 우리 아빠는.... 그렇게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첫 문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장으로 완결되지만 그래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 소설집도 이전 다른 소설집들과 다르지 않지만

모든 이야기에 생일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대부부느 부모 중에 한 쪽만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오래 지내던 곳을 떠나왔거나 오래 알던 사람과 관계가 끊어졌거나 그래서 외로운가? 라고 살펴보면 또 그렇게 외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괜찮다고 할 수도 없는 묵묵히 견디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생일이라면 으레 기쁘고 행복한 날이거나 오히려 반대로 우울하고 가장 싫은 날일 수 있는데 모든 생일들은 (진짜 생일이거나 생일이라고 착각하거나 내가 정한 생일이거나 상관없이) 덤덤하다. 그래 생일이니까 미역국을 먹고, 미역국을 먹었으니까 생일같아서 생일이라고 하고 착각한 친구에게 생일축하를 받았으니 생일처럼 지낼까 하는 인물까지

생일이지만 생일같지 않고 생일이 아니지만 생일같은

특별하지만 평범하고 평범하지만 특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술술 하고 있다.

산다는 게 그렇다.

특별한가 평범한가는 그 시간이 결정하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시간을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린 일이다.

혼자 간 식당에서 고사리가 잔뜩 든 조기탕을 먹게 된다면 그날이 생일이고

열 번 꼬아 만든 꽈배기를 받는 날이 생일이기도 하고

구내식당에서 미역국과 잡채가 나온 날이 생일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생일이어소 조금 멋쩍을 수도 있고 그냥 이유없이 근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늘 느끼지만 작가의 문장을 하나하나 보면 등장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은 없다. 그냥 묘사가 있고 상황이 있는데 그 문장들이 이어지면서 인물의 감정이 느껴진다.

 

다행이다. 여기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엄마가 잠 못 이뤘으면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엄마가 새벽 내내 거실 소파에 앉아서 해가 뜨기를 기다ᅟᅧᆻ으면, 그러면 내가 옆에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어 줄 텐데. 엄마의 꿈속으로 들어가 내가 아직 여기 있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슬픈 일이 생기면 그때의 내 사진을 보았다. 눈이 붓고 눈곱이 낀 아기가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아기. 다시 눈물 샘이 막힌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자장가)

 

아저씨엥게 비닐봉지를 건네받으며 나는 생각했다. 한여름이 되면 아빠랑 엄마랑 똑같은 꽃무늬 잠옷 바지를 입고 수박을 먹어야지 하고 ’ (느리게 가는 마음)

 

그런 날이 있자. 너무 작은 소리여서 처음에는 자세히 들리지 않았다 다시 볼륨을 높인 후 그 장면을 돌려보았다. 않았어요 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그런 날이 있지 하고 누군가 말했다. 마치 주고받는 대화처럼 엄마였다. 엄마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웃는 돌)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봤는데 맞은 편 옥상에서 빨래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 그 빨래는 전날에도 있었고 전전날에도 있었다. 사흘이나 걷어가지 않은 빨래라니 갑자기 슬퍼졌다. 온몸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갑자기 슬퍼졌다. 온몸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조금만 움직이면 눈물이 쏟아져 멈출 수 없을 것 같았단. 나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용기를 내 엄마한테 말했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말할 수 없다고 나조차 설명할 수 없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말했다. 괜찮아 그런 날이 있지.’

어머니는 못난놈이라고 욕을 했다. 못된 놈이 아니라 못난 놈이라는 나는 그 말이 이상했다. (중략) 어머니는 잘못 알고 있었다. 동생이 늘 운이 좋았고 그래서 동생 옆에 있으면 나는 늘 운이 나쁘게 느껴졌다. 나는 그게 무서웠다. (해피 버스데이)

 

내가 살아온 시간을 죽 풀어낸다면 별거 아닌 시간이 별 시간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별일이라고 말하기 뭣한 시간들 사건들 상황들 그런 시간이 모여 나를 만들었다

어쩌면 누군가 죽고 누군가와 헤어지고 어떤 상황에 맞딱뜨려서 어쩔 수 없는 시간들이 흐르고 죽고 싶었다가, 견뎠다가 모른 척 덮었다가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가 알고 보니 별일이 아니었구나 깨닫기도 하고 그게 엄청난 일이었구나 하고 새삼 놀라게 되는 일들

그런 일들은 너무나 능청스럽게 묘사하면서

내가 겪은 일들이 그런 거였구나

그런 일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마음으로 마무리 되는 것

 

유난히 더운 지금

어쩌면 다가올 시간 중 가장 시원할 수도 있는 이 여름

천천히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서 더운 공기를 흩어내면서 하나하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무슨 일이든 일어 날 수 있는 거지

그런 마음이 느리고 습하지만 간간히 바람에 흩어지면서 몽골몽글 일어나고 있다.

 

이 여름에 에어컨 말고 선풍기 앞에서 느리게 읽기 딱 좋은 소설집이다.

다음 소설집도 여름에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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