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의 걱정인형이 되고 싶었다.
아이가 나에게 자기 고민을 울면서 화를 내면서 후회하면서 털어놓는 순간 내가 그 걱정을 모두 흡수해서 아이는 다시 뽀송뽀송하고 무지하고 순수해졌으면 좋겠다.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건네는 순간 그 말을 통해 그의 걱정이 나에게로 옮겨왔으면 좋겠다
걱정인형에게 모든 걱정을 맡겨버린 아이는 이제 아무런 거침이 없으면 좋겠다.
타인의 걱정따위는 관심도 없는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아이의 걱정만큼은 내가 안고 싶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