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 읽었을 때는 흥미로웠다.

그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만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를 알아가려고 애쓰는  면이 좋았다. 그냥 형사나 탐정이 아니라 심리학자니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주 된 관심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생겨났는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조 오로클린이 매력있었다.

 

저번에 읽었던 미미 여사의 스기무라와도 닮은 점이 있다.

아름답고 자기에겐 과분한 아내가 있고 딸이 있는 아버지이고 (스기무라는 한명이고 올로클린은 두명이다) 자기 나름의 핸디캡이 있다. 올로클린은 파킨슨 병에 걸렸다는 것과 아내가  가장노롯을 하는 것 그래서 아릅답고 유능한 아내를 노리는 남자들이 많지 않을까 전전긍긍이고 스기무라는 자기로서는 도저히 꿈도 꿀 수 없는 대재벌의 딸과 결혼했으니 언제 내쳐지더라도 당연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인간적인 결험을 가지고 있는 탐정이란 늘 매력적이다.

홈즈나 포와로같은 완벽함을 갖춘 탐정이 아니고 힘으로 밀어붙이며 무조건 범인을 잡는대만 혈안이 되어 있는 형사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고  우연히도 또는 어쩔 수 없이 사건이 연관되면서 그 사건으로부터 벗어나질 못한다. 그건 책임감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사명일 것이다.

 

조 올로클린이 매력적이라는 건 반박할 수 없지만

그의 작품을 내리 세편을 읽으면서  피로감을 느낀다.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올로클린이나 그의 가족들이나 그를 도와주는 몸이 먼저 행동하는 빈센트나 냉정하려려는 베로니카까지 모두 매력이 있다.

다만 사건들이 너무 힘들다.

굳이 이렇게 여자들을 납치하고 살해하고 강간하고  수치감을 줄 필요가 있었을까?

왜 매번 사건들에서 여자들이 그것도 아직 여리고 순수하고 약하기만 한 소녀들이 희생이 되어야 하는지  조금 다른 사건을 다룰 수는 없었을까

겨우 세권을 읽었기 때문일까 다른 책에서는 다른 사건이 일어났을까

너무 많이 불편했다.

굳이 그렇게 피해자에게 치욕과 부끄러움을 안겨야 했을까

꼭 대상이 소녀들이어야 했을까

강간하고 희롱하는 장면들 발가벗고 있다는 묘사들이 꼭 들어가야 했나?

 

올료 클린이 심리학자이다 보니 피해자나 가해자의 심리적인 분석이 많이 치중을 한다.

사실 내면을 파고 들어가고 그의 사연을 듣다 보면 타당성이 없는 행동이 있을까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심한 폭력에 노출되었거나 그로인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잘못된 행동을 익히고 삶의 패턴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렇게 된 사연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으로 도덕적으로 그렇다고 타인을 죽이고 해치고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용서가 될 수 없다.

물론 책에서 그들을 용서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든 타인을 죽어기나 폭력을 행사하고 삶을 망가뜨리는 일은 처벌이 뒤따른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를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때로는 피해자에게 폭력이 되기도한다. 사실 욜로클린조차 자기 가족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동안은 타인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모두에게 사정이 있다고 배려한다. 심지어 그의 가족이 인질로 잡혔을 때 겨우 가정폭력에서 벗어난 가해자의 아내와 딸에게 존재를 드러내달라고 부탁하는데 겨우 피해를 벗어나 (물론 불법적인 방법이지만 ) 안정을 찾는 가족에게  가해지는 이차 폭력이란 생각이 든다.

내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타인의 아픔은 그냥  가벼워지나?

물론 그 가족의 이기심도   불편하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나에겐 또 이해가 되니

모든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면 도데체 정의란 무엇이고 도덕이란 무엇인지 헷갈려버린다.

 

무기력한 피해자의 모습도 불편했다.

세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불안 할 수 있겠다. 이 사람을 믿어야 하나 믿지 말아야 하나 혼란스러운 상황일 수 있겠다. 오랜 시간 감금당하고 학대받는 공포속에 있다보면 무기력해질 수 있겠다고 공감갔던 부분이 세번째 책에 오면서 아이의 위험이 부모에게 얼마나 큰 공포인지 알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맹목적으로 따를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있다는 걸 알고 난 후에도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을까

뭐 보이스피싱사기만 해도 뭘 그런 거에 속나 싶지만 많이 배우고 이성적인 사람도 순간적으로 착오를 하게 하고 공포감에 떨게 되고 그 순간이 지나면 아차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그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모든 피해자가 여성이고 연루되는 것도 여성이며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것도 여성이라는게 많이 불편하다.

조 올로블린이 상하고 다정한 인물이지만 그는 많은 인간적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된 길로 내달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히어로처럼 모든 일을 해결해낸다. 짠!!! 만진창이가 되지만 그는 결국 영웅이된다. 소녀를 구하고 여인은 구하고 그들에게 자상하다.

그의 보호아래에서는 어떤  두려움도 없다.

 

결국  올로클린도 별거를 하게된다.

3편을 읽는 동안 이혼은 하지 않고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지만 아내는 과감하게 별거를 선택한다.

한때 남편이 자신의 부정을 의심해서만이 아니다. 남편이 늘 사건을 몰고 다녀 불안해서만도 아닐것이다. 그 모든 것 뒤에 나를 믿어주지 않고 불안하게 바라보고  무작정 자기 기준으로 보호하려고만 드는 남편에게 지친건 아니었을까

내가 누군가의 사명감에 휩쓸리게되고 내가 나 자신으로 사는 일에 미안해지는 일이 자꾸 반복되면 그냥 모든 걸 포기해버리고 싶었을거다. 내가 먼저 서기 위해서...

또 다른 이기심인지 모르겠지만 경찰에서는 왜 그렇게  조 욜로클린을 불러내는지 알 수 없다.

살해현장이나 범인 검거과정에 그를 불러낸다는게 이해가 안된다.

그냥 누군가의 심리적 면담이 필요한 경우에만 호출하면 되는게 아닌가?

그리고 가족이 그렇게 말리는데도 기어이 사건에 뛰어드는 주인공도 이해하고 싶지 않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맞고  납치되고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여성들

연약하고 불안한 소녀들을 내리 읽고 나니

누가 억지로 읽게 한 것도 아니지만   도데체 나한테 왜이러세요 하는 마음이 한가득이다,

뉴스에서는 내 아이또래의 소녀들이 치누를 잔인하게 린치하고 사진을 찍고 자랑하듯 공개하는 사건이 전국에서 빵빵 터지고 있고 인터넷 한 구석에서  조그맣게 그럼에도 연일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가족간의 성폭력 부부간의 성폭력문제 데이트 폭력  학교에서의 성추해등등은 올라오는데 여기는 그 마음을 안아주는 조 올로클린도 없는데 ....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부들부들거리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잘못은 아님에도 가장 만만하고 사람좋은 그에게 화를 퍼붓고 있는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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