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의 캐릭터 중에 내가 좋아하는 스기무라 탐정이 활약하는 단편집이다,

날카롭고 완벽한 실력을 갖춘 탐정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계속 걷고 또 걸으며 묻고 또 물으며 사건에 다가가는 생활형 탐정이다. 게다가 매우 인간적이다.

지난 작품에서 이혼을 했고 이제 혼자 살면서 작은 탐정 사무실을 운영한다.

등장하는 사건들도 대단하지 않다.

그냥 무신경하게 넘어가도 그만인 일들에 관심을 갖는 오지랍이 넓은 이웃이나

뭔가 한마디가 걸려서 다음으로 넘어가기 쉽지 않은 순간을 맞은 사람들

혹은 내 이웃의 소소한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덕분에

사건이 의뢰가 들어오고  우리의 스기무라씨는 어떤 사건이든 무시하지 않는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조사하고 묻고 다니면서 진실에 다가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법은 이기적인 마음이나  어느 순간의 후회나 돌이킬 수 없는 기억들 그리고 순간의 그릇된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갑자기 죽어버린 이웃의 할머니는 다시 보게 된  아주머니의 의뢰는 단순한 착각일 수도 있고 어쩌면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무시하지 않고 하나하나 단서를 찾아가는 스기무라는 그 과정으로 대단하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보다 어떤 문제든 차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살고 보니 어떤 분야이든  반짝하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보다

작지만 오래오래 그 분야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더 멋졌다

포기하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묵묵하게 내 발걸음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더 존경스럽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 덕분에 유지되고 조금이라도 반짝거리는 게 아닐까

 

큰 사건이 아니라 시시하지만 그래도 스기무라의 인간적인 탐색을 좋아한다면  이 책이 괜찮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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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8일의 매미>는 읽었고 <종이달>은 읽지 않았다.

세편을 묶어 사건 시리즈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고 여자가 사건에 휘말리는 큰 틀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책의 화자 리사코는 사건에 휘말리는 건 아니고 어떤 사건의 재판원으로 참여하면서 자기와 비슷하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피고인에게 감정이 이입되며 피고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더구나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혼자 아이와 단둘이 남겨져 전전긍긍해본 엄마라면 조금이라도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이를 욕조에 빠뜨려 질식사 시킨 피고인을 바라보는 화자 리사코는 그 피고인에게서 자꾸 자기의 모습을 발견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막막함

누구나 애를 키웠다. 예전엔 더 한 조건에서도 키웠다. 혼자만 유세하지 마라

모유를 먹여야 아이의 두뇌에 좋다.

다 자라면 별거 아닐 단계별 아이의 발달 상황 몸무게의 비교

아이의 표정을 보며 육아를 판단해버리는 사람들

행여 학대가 아닌가 지켜보는 눈들 눈들

도움이랍시고 던지는 말들 충고들은 뾰족하게 와서 박힐 뿐이다

나는 피고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도 한창 말을 듣지 않은 딸아이와  다정하고 잘 도와주는 남편이  별 뜻 없이 던지는 말들.. 도움을 주려는 시부모의 태도등등이 모두 하나의 거대한 음모처럼 느껴지는 순간순간들을 묘사하면서 어떤 사건도 새롭게 터짖 않지만 아슬아슬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막막하고 외로운 일인지를 말하는 건 아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말" 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는 배려라고 던지는 말이 상대에게는 칼처럼 박힐 수도 있다.

그냥 쉽게 뱉어지고 쉽게 받아 넘길 수 있는 말도 어느 순간 누구에게 어떻 마음으로 듣느냐에 따라 그냥 웃어넘기기도 하지만 독이 되어 박히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뭐가 저렇게 배배꼬여서 남의 말을 꼬아서 듣는담?

자기가 자격지심이 있으니 좋은 말을 해도 다 저렇게 받는거지?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어디 저따위로 말할 수 있지?

 

내가 쏘아보낸 사랑의 말이 상대에겐 고통이 되고

무심하게 한 말이 어마어마한 푹풍처럼 되돌아온다.

 

말을 쉽게 뱉고 이쁘지 않게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말이든 다 꼬아서 듣고 내식으로 해석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은 벽창호같은 사람도 있고  별 일 아니고 별 말 아닌 것에 파르를 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말은 보이지 않은 독이고 총이고 균이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오해가 일어나는 경우 그게 내 잘못인지 상대 잘못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난 그 사람을 볼 순 있지만 모든 걸 알지 못하니까 그 순간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들을 모두 알지 못하니까 어떤 말이 어떻게 박히는 지 알 도리가 없고  상대 역시 내가 아니므로 내가 맽은 말의 의미를 나와 다르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난 요즘 위로 와 공감이라는 말이 가장 어렵다.

힘들겠구나  많으 아프겠구나 하고 마음은 알겠지만 그런 내 마음을 말로 뱉어내는 일은 참 어렵다. 뭔가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 싶어서 한 말은 잘잘못을 따지고 드는 판단이 되거나 어설픈 충고가 되어버리고  위로하고 싶은 말은 때로 위로와 무관심 사이 어디쯤에서 혼자 날뛴다.

말없이 끄덕여 주는게 어느 순간은 위로지만 어느 순간은 귀찮아하는 무관심처럼 보이게 되고

때로는 반대로 무관심이 위로처럼 받아들여질 때도 있어서

혼자 멋적은 순간들도 있었다.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나처럼 여겨주기를 바라는 건 참 어렵다.

 

두 권 다 착하고 공손하다.

소소한 문제에도 최선을 다하는 스기무라나.. 육아에 대해 고민하고 사소한 말한마디에 상처를 받지만 스스로 이겨내려는 리사코나 아무 문제가 없다.

큰 사건도 없다. 그냥 불안하고 뭔가 걸리는게 있을 뿐이다

무시하면 그뿐인 문제일 수 있지만 예민하고 다정한 주인공들은 걱정을 고민을안고 있다.

주인공의 성격 탓일까?

두 권 다 뭐랄까 문장들을 첨언하면서 이게 이렇다고 말하지만 이렇다고 할만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닌 것도 아닌데 .. 그렇다고 꼭 찝어 이렇다고 할 수만은 없는 뭐랄까 그런다고 할까 하는 ... 뭐 그런 애매한 표현들이 자꾸 걸린다.

일본 소설의 특징같기도 한 딱 잘라 이거다. 저거다가 아닌 문장들....

자꾸 덧붙이고 덧붙여  촛점이 흐려지고 도데체 말하자는게 이거라는거야? 아니라는 거야? 싶을때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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