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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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독서....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은 하애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뮤진에 명산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해 보이지 않은 먼 곳으로 유배당해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늦게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놓는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닷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해처버릴 수가 없었다,  (중략)

 

눈으로 뒤덮힌 온천마을과

안개가 마을 휘감아 무엇이든 뿌옇게 존재를 삼켜버리는 안개

그리고 고향 (정서적 고향일 수도)에서 만나는 낯선 여인

그 여인에게서 얻는 구원 사랑 허무함

남자는 한량이거나 어떤 생활의 고민따위는 없는 참으로 안개같고 눈같은  비현실적인 환타지스러운 존재

 

삶에 지치거나 삶에 권태를 느끼는 남자가 먼 타지 혹은 마음의 고향에서 여자를 만나 구원을 얻는 이야기 그러나 허무하고 덧없는 이야기

나이 40을 넘으면 이해하고 동감하게 된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직도 나이를 더 먹어야 하는 모양이다,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눈 질척이며 들러붙는 눈 사이를 막아버리는 눈 떄로는 그대로 고립시키는 눈

그낯설과 환상적인 온천 마을에서 시마무라는   코마코와 요코를 만난다

 

안개처럼 뿌옆고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무진행에서 나는 미친 여자를 만나고 죽은 작부를 보고 인숙을 만난다

 

그리고 일어나는 혹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들

마을과 자연과 눈과 안개와 마음 마음 마음

그럼에도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불쑥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읽으면 또다른 것들이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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