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국가관이나 사회관 같은건 잘 맞는 편이다,

광화문도 함께 나가고 뉴스를 보면서 다투는 일도 별로 없다,

다만 더 어려운 문제 그러니까 서로의 취향 입맛 취미는 정말 안맞는 사람이다

그리고 결혼 20년이 다되가는 지금 내가 아직도 이해하면서 이해가지 않는 그리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의문은

남편은 자기 의견에 가족이 반대하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고

배고픈 순간을 절대 못참는다는 것과 삼시 세끼가 무척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우리 부부싸움의 원인은  남편이 홈쇼핑서 보고 사고 싶어하던 소파를 내가 싫다고 했고 그래서 남편이 화가 났고 늘 화가 나면 휙 하고 나가는 게 싫어서 이번엔 내가 나갔다 올게 하고 말했더니 돌아오는 말이  " 그럼 밥은?' 이말에 더 뚜껑이 열렸고

밥은 밥통에 있고 반찬은 냉장고에 있고 아이들은 커서 손이 가는 상황도 아닌데

오로지 자기 밥만 생각하는 밥통같은... 그럼 마음에 가출을 했었다,

그리고 갈 데가 없어서 가 아니라 굳이 돈을 써서 어딜 가고 싶지 않아서 도서관에 앉아 종일 책을 읽었다,

 

 

굳이 이 책에서

"하늘로 가는 길"과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이 더 재미있던 건 그냥 그게 더 재미있을 뿐이었다,

뭐 남편을 살해하는 이야기라서 그런건 절대 아니라고 맹세할 수 있다,

그냥 그 때 더 재미있었을 뿐이다,

 

그날 도서관 닫는 시간에 집에가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결국

저녁을 차려서 함께 먹은 것이었다,

밥.. 밥.. 밥....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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