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반년만에 책을 다 읽었다,
알리딘이었던거 같은데 누군가의 서재에서 이 책을 소개받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중고서점에서 구입했었는데 그때 어디서 추천을 받았는지 도통 기억나질 않는다,
내가 혼자 이 책을 구입할 리가 없다,
이런 책의 존재를 알 리도 없었으텐데
첫장은 무심하게 지하철 안에서 폈다,
아주 재미있지는 않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읽을 만하다 싶었고 의외로 쉽게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묘사가 이어지고 속 마음이 이어지는 문장들을 두세번 반복해감 읽으면서도 꽤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거 같다,
쉽게 다 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고 양이 많지 않아서 금방 읽을게 두려웠었다,
아껴 읽어야지 했다가 중간에 다른 책들이 끼어들고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고 계속 순서에서 밀려나고 지하철 안에서 읽기엔 뭔가 아쉬운 생각도 들고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게 반년을 끌었다,
그리고 루스의 이야기를 다 읽었다,
구시의 이야기이고 동생 루실의 이야기이고 할머니 엄마 할아버지 이모의 이야기다,
house keeping 이라면 집안일이란 의미일텐데
집을 쓸고 닦고 가꾸며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 이란 말일까
정착민들이 집을 가꾸고 닦고 쓴다, 언제든 떠날 사람에겐 불필요한 노옹이 집안일일 수도 있다,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 그것도 집안일이지만 그 이상의 가꾸고 보존하는 일도 집안일이다,
훌쩍 떠날 사람이라면 그렇게 미련을 두지 않는 법이니까
할머니와의 삶이 끝나고 이모와의 삶이 시작되면서 불안해졌다,
언제 떠날까
이모가 아이들을 두고 떠날까? 아니면 그래도 책임으로 house keeping을 이어나갈까?
집은 있지만 불안하게 떠도는 자매가 자꾸 걸렸다,
훌쩍 나갔다가 이슬에 젖어 들어오는 이모도 불안했다,
제목과 이렇게 안맞는 소설은 뭐지 싶었다,
내가 가서 그 집의 먼지를 털어내고 거미줄을 치우고 쌓여있는 종이와 깡통들을 치워주고 싶었다, 아이들을 좀 씻기고 머리도 자르고 옷도 빨고...
도무지 생활의 묘사는 없고 늘 쌓여있는 먼지 마을의 중심이 고여있는 호수
불안한 철도와 기차이야기들 뿐이다,
눅눅한 계절 건조한 계절 도무지 씻는 묘사는 보이질 않아 책장을 넘기며 근질거렸다,
그래서 반년이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끝이 났다,
루실은 남았고 루스는 떠났다,
뭐가 옳고 그르고 잘했고 잘 못되었고는 없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책임만 지면 된다,
누구 탓을 할 필요도 없이,,....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다시 궁금해졌다,
누군가의 글에서 보고 알았을텐데 어떤 글이었는지 궁금하다
도무지 기억나질 않는다,
다른 건 모르겠고 루스가 묘사하는 창밖에서 들여다 보는 누군가의 얼굴에 대한 것만 자꾸 머리속을 맴돈다,
내가 문득 내다보는 창밖에 낯선 얼굴이 내 집안을 나를 들여다 보고 있다면....
그 더럭 놀랄만한 상황이 자꾸 걸려서 계속 내 집 창밖만 보게 된다,
이 책을 다른 님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몹시 궁금하다,
언젠가,,
나~~중에 다시 읽어야겠다,
지금은 몹시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