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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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지난 날을 돌아보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무엇이 남았는가

내 손에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는... 살아온 시간이 신기루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뒷산 아카시아 숲을 밀어내고 고향의 풍경을 을씨년스럽게 바꾸어 버린 것은 우리들이었다,

그것이 개발이고 발전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오래 되고 낡은 것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우리 손으로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향량한 장소에 우리 뒷세대들은 또다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사는 삶을 살고 있는데 그들 역시 그 최선과 노력이 어떤 보답을 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들이 살아내야 할 시간은 덩그렇게 놓여있는데 그들이 살아내야 할 공간을 우리가 밀어버려서 그들이 이제 그 댓가를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소설은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던 지금의 60대와 지금 무작정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는 20대의 삶이 교차되어 전개된다,

둘은 접점이 전혀 없이 생뚱맞은 이야기로 나아가다가 순간 만나는 순간이 생겼다,

살아왔던 시간들이 지금 살아가는 시간들과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엔 아주 유감스럽게 후회가 남아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장소를 살아가면서 다른 시간을 살아내고 있고 그리고 그 장소도 같지만 같지가 않아져버렸다,

주인공의 직업이 건축가라는 것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왜 늘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나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될까,,,

아주 짧은 황석영의 소설에 많은 질문과 생각거리가 담겨있다,

그래서 대가는 대가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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