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은 매일 죽어. 돌로레스 음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어떤 남편이 죽어가고 있을걸

우리가 여기에 앉아서 얘기를 하는 동안에 말이야 남편들은 죽으면서 아내한테 돈을 남겨주지

사고가 가끔은 불행한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지

법이란 좋은 거야 돌로레스 못된 남자가 나쁜 사고를 당하는 것 역시 때로는 좋은 일이 도리 수 있지...

 

 

가끔은 살아남기 위해서 거만하고 못된 년이 되어야 해 가끔은 여자가 자기를 지탱하기 위해서 못된 년이 되는 수 밖에 없어

 

 뭐 원래 쉬울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지 내 나이 지금 예순다섯인데 그 중 적어도 50년동안은 줄 돈은 딱딱 쥐 가면서 자기 의지로 선책하며 사는 게 인간다운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어. 내가 선택한 것 중에는 정말 고약한 것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중간에 그만두고 나갈 수는 없는 노롯이지 특히 부양가족이 딸려 있어서 그 애들이 스스로 하지 못하는 걸 대신 해줘야 하는 입장이라면 더 그래 그럴 때는 가능한 한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 대가를 치르는 수밖에 내가 치른 대가라면 밤에 잠을 자다가 악몽때문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깨어난 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거지 아예 잠을 못 잔 날은 더 많고 게다가 돌이 그 인간얼굴에 부딪히면서 머리뼈가 부서지고 틀니가 부 서질 때 난 소리 벽돌로 만든 벽난로에 접시가 떨어진 것같은 그 소리도 내가 치른 대가였어, 그 소리를 30년동안 듣고 살았으니까 그 소리때문에 잠에서 깰 때도 있고 그 소리때문에 아예 잠을 못 잘 때도 있고 그 소리 때문에 대낮인데도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해 집에서 현관을 청소할 때나 베라네 집에서 은식기를 닦을 때나 테레비로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면서 점심을 먹을 때 갑자기  그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 소리 아니면 그 인간이 우물 바닥에 떨어질 때 그 쿵 소리 그것도 아니면 우물에서 그 인간이 나를 부르던 그 소리 덜로오오리이이스..........

베라가 방구석에 전선이 있다거나 침대 밑에 먼지 덩어리가 있다면서 비명을 지를 때 실제로 뭘 보고 그러는지는 몰라도아마 내가 듣는 그런 소리하고 별로 다를 게 없을 거야. 가끔 특히 그 여편네가 쇠약해지기 시작한 후부터 내가 그 여편네 침대로 기어 들어가 여편네를 안고 그 돌멩이 소리를 생각하다가 눈을 감으면 접시가 벽돌로 된 벽난로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게 보였어 그런 게 보이면 나도 그 여편네가 언니라도 되는 것처럼 아니 나 자신이라도 한 것처럼 여편네를 끌어 앉았지 우리는 각자 그렇게 겁에 질려서 침대에 누워 있다가 함께 깜빡 잠이 들곤 했어 나는 그 여편네가 먼지 덩어리를 보지 않게 해주고 그 여편네는 내가 그 접시 깨지는 소리를 드지 않게 해주면서 가끔 잠들기 전에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 '그래 이런거다 나쁜 년이 된 대가가 이런 거야 나편 년이 되지 안핬다면 이런 대가를 안치러도 됐을 거라고 말해 봤자 아무 소용없어 가끔은 세상이 여자를 나쁜 년으로 만드니까 바깥이 온통 어두운데 안에서 불을 켜서 그걸 지킬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내가 나쁜 년이 되는 수밖에 하지만 그 대가라니.. 너무 끔찍해

 

 

 

첫문장을 읽었을 때 생각했다,

이렇게 긴 장편을 이런 주인공의 말투로 계속 끌고 가는 건 지루하지 않을까?

게다가 킹은 남자인데.. 돌로레스라는 나이든 여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게 과연 가능할까..

결국... 가능하더라

무지하고 욕잘하고 배운게 없고 억척스러운 우리 돌로레스 여사는 긴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펼쳐내며 앞에서 언뜻언뜻 박어두었던 관게없어 보이는 에피소드들을 나중에 하나하나 확실하게 건저 올리며 이건 몰랐지 하고 우리를 놀라게 했다,

왜 베라의 치매를 그렇게 길게 묘사하는지 그녀와의 똥전쟁을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먼지 귀신은 뭔지..그건 결국 그녀가 깔아놓은 밑밥이었고 그건 알차게 수거되었다.

흔히 여성을 상징하는 달이 해를 가리는 개기 일식에 벌어지는 여성의  행동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 날이 개기 일식인 것 학대받은 여자 돌로레스가 결국 일을 벌이는 것

남자 작가인 킹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래도 좀 더 심하게 후벼파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버무려 버린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어쩌면 딱 맞는 그 지점에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나쁜 년이 되어야 한다는 것

베라도 돌로레스도 결국 제 손에 피를 묻히고 나쁜년이 되어야 했다는 게 슬펐다

어쩌면 가족을 위해서라기 보다 스스로의 존엄을 위해서 라는 것이 가장 이해받지 못할 이유이면서 동시에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하는 것 그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 있을까

돌로레스는 딸 셀리나에게 가한 남편의 폭력과 아이들과 살아갈 돈을 이유르 대지만

그 이전에 자기의 허리를 몽둥이로 치고도 지나간 개를 친것 보다 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남편의 태도에  절망한다. 나는 누구인가...

우물 아래서 조가 괴롭게 불러대던 그 이름 도올로오오리스..... 그걸 되찾고 싶었던 거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영화  "도희야"가 생각났다

좀 뜬금 없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 결국 괴물이 되어야 했던 도희가 돌로레스랑 겹쳐진다,

거기서 배두나가 분한 경찰은 베라처럼 도희를 사주한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어떤 암시를 주었던 건지도 모른다, 행복에 대한 잠깐의 경험과 나를 걱정해주는 눈빛 그런 것들이 도희안에 잠든 괴물을 깨우게 되고 결국 나를  지키는 힘으로 쓰였다,

베라는 아무 말도 한게 없다,

세상의 남편들은 언제나 늘 죽는다는 것  나쁜 년이 되어야 할때가 있다는 것 그걸 슬쩍 흘렸을 뿐인데 돌로레스는 그걸 자기것으로 받아 들였다,

지금 이순간 나쁜 년이 필요한 시점이구나... 라고

그리고 그녀들은 결국 남은 생을 먼지 귀신과 접시 깨지는 소리로 악몽에 시달린다,

묵묵히 견딘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고 결과가 따른다,

어떤 것을 얻기위해서는 댓가가 필요하다,

돌로레스도 베라도 당연하게 그걸 받아들인다

외로워지는 것  두려워지는 것 그건 두렵지 않다. 견딜 뿐이다.

둘이 함께 공모하진 않아도 함꼐 견딘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된다,

도희도 그 경찰과 그렇게 될 것이다,

서로 지긋지긋하게 의지하며 그렇게 나의 댓가를 견디며 살아갈 것이다,

세상에는 사람의 수만큼 많은 사연이 있고 많은 경우의 수 가 있는데 제도는 법은 그 모든 것을 다 일일이 헤아려 주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법전은 세상에서 가장 두꺼워서 아무도 펼칠 수 없는 책이 되어버릴 것이고

제도는 만들어도 만들어도 끝이 없어진다,

결국 뭉뚱거리고 이렇게 저렇게 나누고 분류헤서 사회를 유지하는 제도가 생기고 법이 생긴다

그 제도 법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는 늘 존재한다,

돌로레스처럼

도희처럼

그럴 때 나쁜 년이 되어야 하고 괴물이 되어야 하는 것 그것이 슬프다,

 

가끔 스스로 잘 알면서도 못된 년이 되어야 하는게 아직은 여자들의 삶이다,

뭐라고 뭐라고 하더라도 스스로 악해지는 것 결국 스스로 망가지겠다는 다짐이고 스스로 댓가를 치루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누가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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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9-3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남성 작가가 무슨 1인칭 여성 목소리냐.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 근데 그게 킹의 힘이더군요.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에세는 아예 어린 여자아이가 등장합니다. 숲에서 길을 잃은 소녀.... 이걸로 과연 300페이지 쓸 수 있겠어, 하다가 무리없이 끌고 가는 솜씨에 두순두발 다들었습니다.

푸른희망 2015-09-30 21: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 잠시 킹이 여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될 때 쓴건가 싶었네요..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도 읽어봐야겠군요
킹이 사실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어요. 그저 호러나 환상적인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고 무지하게 알고 있었거든요... 올 가을 킹과 만나야겠습니다
또 좋은 거 있음 추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