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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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들과 꿈꾸는 북클럽이다,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어떤 숙제도 없고 어떤 의무도 없이 단 하나 책은 읽어야 한다.

단 한가지 조금 더 숨통을 튀어주자면 각자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함께 읽는 것이고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참석은 꼭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고

읽지 않은 책이라도 휘리릭 넘겨보다가 마음이 닿는 곳 혹은 눈이 닿는 곳에 밑줄을 그어

모두 앞에서 읽어주는 것만 해줘도 좋은..

그런 북클럽을 해 보고 싶다.

 

함께 책을 읽고 책 이야기는 눈꼽만큼 나누고 자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더 좋겠다,

여기 모인 아이들처럼 참으로 모범적으로 잘 진행되진 않겠지만

각자 은밀하게 감춘 아픔을 조금씩 드러내주면 정말 고맙고

타인의 말에 귀기울여 경청하고 이해하진 못해도 받아주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모임이면 좋겠다,

별 건 아니지만 우리끼리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고

제대로 모든 책을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모임이 끝나면 내가 적어도 이런 책은 읽은 사람이고 이런 책을 아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마음을 열지는 못할 것이다,

무얼 먹든가 손을 움직여 단순한 동작으로 무얼 만들면서 무심코 수다처럼 터져 나오는 이야기 속에 내가 있고 내 고민이 있고 내속에 숨은 어린 아이가 나오고 그리고 남들도 나만큼 아프구나 하고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얼굴을 마주하고 정색해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들이 서로 시선을 묘하게 비껴가면서 그러면서 슬쩍 슬쩍 훔쳐보면서 내 속을 드러내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그때 책도 좋은 매개일것이다,

책이야기를 하면서 책 속의 인물을 흉보고 옹호하면서 슬며시 내가 나오는 것이다,

모임을 통해 책을 통해 무언가 결과물이 나오고  보람있다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저 속이 시원하거나 나혼자 아니구나라거나 적어도 나정도면 괜찮구나 하는 정도를 얻고 가는 것이면 좋겠다,

 

몰락한 일진짱과 부상당한 축구 천재  외모콤플렉스 소심이 만년 전교이등의 무공감장이들이 모여 서로의 공통분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 모임이 몹시 부럽다,

학교에서 혹은 자기가 있는 어딘가 집단에서 혼자만 외톨이라고.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각각의 섬들이 서로 이어지는 건 책이고 책을 매개로 한 시간이다,

바로 이 수상한 수북클럽이다,

이런 수상하고도 수상한 북클럽을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이전에 읽은 여고생 미지의빨간약처럼.... 그리고 이 수상한 북클럽처럼

책이 누구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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