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제목의 번역에 대해 말이 많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토니가,,, 계속 찌질하지 않을까했던 나의 첫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나이 먹어서도 찌질했고 구질구질 했으며 도통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허나 그의 자리에 나를 넣어보아도 모든 걸 알아차리지는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운명이 그렇게 꼬이리라고는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모두가 60대에 이른 토니긔 기억을 토대로 씌여진 것이다, 우리가 아는 사실들은 모두 토니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 토니가 말하고 싶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토니를 통해 베로니카를 보고 에이드리언을 보고 포드 부인을 보고 그 당시 상황들을 알아낸다,

모든 건 철저하게 토니의 시각이다.

 

지나간 사실에 대해서는 현재의 정신상태와 나의 상황에서 판단하고 그 행위를 규정한다,

역사도 신문기사도 결국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진실을 보여준다,

사실= 진실은 아니다, 이건 이제 초등학생도 안다,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 않은 법이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확신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에 일어난 일을 내 입장에서 해석한 것을 기억에 떠올리고 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들의 회고에 가깝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할까 그러면서 얼마나 가감하고 윤색하고 교묘하게 가지를 쳐 내는 걸까 그러나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이야기에 제동을 걸고 우리의 삶이 실제 우리가 산 삶과 다르며 다만 우리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우리에게 반기는 드는 사람도 적어진다,

타인에게 이야기 했다고 해도 결국 주로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읽으니 곳곳에 토니의 생각을 빌어 이 이야기는 모두 토니가 자신의 왕년 스토리를 들려주고 자기가 기억하고 윤색한 이야기라고 암시를 주고 있었다, 우리는 다만 어떤  나이든 사내의 회고담을 듣고 있는 것이다,

내가 왕년에....... 그래서 아주 멋지게 편지를 보냈는데........ 블라불라,........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러쿵 저러쿵이라고 여겼는데,....... 잘 들어 여기가 중요해,,, 세상에 세상에,,,

나만 몰랐네,,, 사실은 말이지,,,,,,,

 

그나마 토니는 노년에 이르러서도 착오를 고칠 수 있고  인생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행이다, 나의 기억은 왜곡되고  잘못 주입되었다는 걸 깨닫는 행운아다,

끝까지 나는 모른 체 내가 아는 게 전부임을 굳게 믿고 삶은 마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깨달음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 알았을 때는 돌이킬 수 없을 때이기도 하다,

토니의 잘못흥 그 지랄같은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 아니라, 그 편지를 보내놓고 잘못 기억하고 있고 혹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고 그냥 스쳐보낸 것들이 있었고 혼자 짝각하고 껄떡거리고 혼자만 아는 만큼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무지와 무관심이 그의 죄이다,

 

사람들은 모르는 건 죄가 아니라고 하지만  요즘 모르는게 정말 죄가 되는 경우가 있긴 있더라

모르고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칼이 된다,

내가 몰랐잖아, 모르고 한 일이잖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정말 몰랐니? 진짜 몰랐어?

모른다고 믿고 싶었던 건 아닐까?

외면하고 싶었던 건....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사람이 누군지 알아? 

  바로 자기 촉이 좋다고 자랑하는 인간이야

 그런 인간은 아주 강한 자기 틀을 가지고 있거든 절대 깨지지 않지

 세상 모두를 그 틀로만 보는 사람이야. 그리고 그게 전부라고 믿고.."

 

내가 보는 것 들은 것 기억하는 것 그건 단지 내게 전부 일 분이다

그리고 나는 우주에서 내려다본다면 눈에 띄이지도 않을 작은 미물이다,

가끔 살면서 그걸 잊을 때가 있다,

그때는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위험하다,

 

늦게라도 토니의 틀이 깨어져서 그리고 많이 돌아봐서 다행이다.

토니의 삶은 절대 찌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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