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카니스탄., 탈레반 히잡, 부르카 수니파 시아파......

그냥 나와 먼 이야기이고 그저 뉴스에만 나오는 것으로만 알았던 곳에 대해 알게 된 책이다,

그곳에도 소년들이 있었고 그곳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남겨둔 사람이 있더라,

소년 아미르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성장통을 겪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그때의 아픔이나 기억을 모두 잊었다고 생각하고 삶을  이어가는 순간 먼 고향에서 소식이 들려온다,

정신적 아버지나 마찬가지였던 라힘 칸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리고 아미르는 과거로 되돌아간다,

이제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 유일한 순간이 되었다,

연날리기 경기가 있던 겨울날 

우승의 기쁨에 취해 있던 아미르는 연을 잡으러 갔던  하산을 찾으러 갔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때 어렸던 아미르는 나설 수도 없었고 도망 갈 수도 없었다,

없던 일처럼 하기에도 그는 아직 너무 어렸다,

자기 죄를 덮으려고 작은 음모를 꾸미고 하산을 멀리 보내버리고 그리고 잊으려고 애를 썼다,

멀미를 하고 오물을 토해내면서 아미르는 자기의 죄를 적나라하게 마주하지만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무언가 하기엔 어리고 나약했다,

이후 아프카니스탄에는 소련군이 주둔했거 아미르는 아버지와 함께 파키스탄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떠난다, 이민자의 생활을 하면서도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려는  바바와 그 속에 동화되어가는 아미르 그들은 누구도 아프카니스탄의 일들을 이야기 하지 않지만 잊지도 않았다,

미국속 소수민족들이 그렇듯이 그들도 자기들 끼리의 축제를 지내고 모여서 벼룩시장을 열고 때떄로 그때의 향수를 그리워하고 소련을 증오하면서 시간을 흘러보낸다,

아미르는 결혼을 하고 산처럼 버틸 줄 알았던 바바도 늙어 병들고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라힘 칸의 전화가 아미르를 다시 되돌릴 기회를 준다,

 

율법 선생이 뭐라고 가르치건 세상에 죄는 딱 한가지 밖에 없다, 딱 한가지 뿐이야, 다른 모든 죄는 도둑질의 변형일 뿐이다 알겠니?

사람을 죽이면 그건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아내에게 남편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에게서 아버지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알겠니?  

 

이렇게 정의로움을 말하고 총구 앞에서도 품위와 양심을 이야기하던 바바에게도 엄청난 비밀과 말하지 못한 죄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아미르는 알게 된다, 한순간 배신감을 느끼지만 자기 속에 웅크리고 있던 잊고 있던 죄의식이 그것을 덮어버린다, 죄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죄의 무게. 어쩌면 바바의 삶은 그 죄에 대한 속죄였을 것이다,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도망쳤다, 아세프가 무서웠고 그가 내게 할 짓이 두려웠다, 샃어받을 것이 두려웠다, 골목의 하산에게 등을 돌리면서 나는 나자신에게 그렇게 변명했다, 나는 나자신에게 그렇게 믿게 했다, 나는 사실 나의 비겁함을 열망했다, 또 다른 변명 내가 도망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이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는 아세프의 말이 옳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하산은,  바바의 마음을 얻기위해 내가 치러야만 하는 댓가이자 내가 죽여야만 하는 양이었다, 그것은 공정한 댓가였을까? 그 대답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속에 떠올랐다 그는 단지 하자라인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은가?

어린 아자르에게 죄의 무게는 너무 무거웠다, 무엇이든 생각을 해내야 했고 자기 행동에 정당화를 만들어야했다, 그에게 떠오른 건 양을 잡는 장면이었던 모양이다,. 어떤 죄도 없는 양이 목이 잘리고 피를 흘리는 것 그것은 순교였고 재물이었다, 그 대상이 이제 하산으로 바뀐다, 나는 얻어 마땅한 바바의 사랑을 위해 하산을 재물로 바치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속에 사회적 통념이 은근히 스며든다, 그는 그저 하자라인이지 않은가?

그 생각이 얼마나 잔인한지 그때  자기 앞가림에 급급한 그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입을 다물었고 모른 척했고 그럼에도 변함없이 충성심을 보이는 하산이 너무 버거워서 이제는 멀리멀리 보내고만 싶어졌던 것이다,

죄의 무게는 그렇게 누르고 눌러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거 튀어나온다, 그냥 잊어버리는 것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잊어라 없애라 모른 척 하라,, 그러면 사라질 것이다,

하산만 사라지면 내 죄도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전부였다,

 

나는 그녀가 부러웠다, 그녀는 비밀을 드러내서 이야기하고 해결했다, 나는 입을 열고  내가 어떻게 하산을 배신하고 거짓말을 했는지 어떻게 그를 쫒아냈는지 그리고 어떻게 바바와 알리의 40년 우정응ㄹ 망가뜨렸는지 그녀에게 말해줄 뻔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소야라 타헤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이었다, 용기가 그 중 하나였다,

 

아미르는 몇번이고  죄를 드러낼  기회가 있었다,

알리가 물었고  라힘 칸도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드러내지 않았다, 나만 모르면 모두가 모르는 일이라고 굳게 믿었던 거 같다,

입 밖으로 꺼내버리면 순간을 견디고 나면 무게는 줄어들 테지만 속으로 꾹꾹 눌러놓은 죄의식은 물먹은 솜처럼 점점 그 무게가 늘어갈 뿐인데..

그건 정말 나중에 알게 되는 진실이다.

 

다시 라힘칸의 아파트로 돌아가는 인력거 위에서  내 문제는 항상 누군가가 내 ㅐ신 싸워주었던 것이라는 바바의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이 나는 많이 아팠다,

아미르의 죄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건 나와 그가 닮았다는 생각이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였다, 물론 나에게는 충성스러운 하산이 있진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내 문제를 피해오고 누군가의 뒤에 숨어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떨어지지 않았다,

운좋게 여태까지 잘 살아왔고 내 몸을 감출 수 있는 큰 기둥이 있어 그 뒤에 숨으면 그만이었지만 언제나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한 번도 기둥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나는 나이만 먹은 징그럽게 늙어버린 어린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

책속의 이 문장을 발견한 순간 머리가 망치로 맞은 듯이  충격이었다,

알고 있던 사실을 마주하는 것

결국 아미르는 나와 달리 용기를 내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러 돌아간다,

이제 지나가버린 아버지의 죄의식마저 함께 품고 소랍을 구하기 위해 생전 처음 용기를 내고 자신과 마주하고 진실과 마주한다,

그리고 해냈다,

여러 충격으로 아직 소랍은 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이제는 기다릴 수 있다,

하산에 그에게 해주었듯이 그도 소랍을 기다리고 이해하고 품어줄 큰 가슴을 가지게 되었다,

삶은 계속된다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시작과 끝 위기나 카타르시스에 상관하지 않고 삶은 계속된다, 느린 흙투성이 대상 행렬처럼 앞을 향해 계속 된다,

 

그리고 적어도 소랍은 필요없는 죄의식을 품지 않도록 그는 노력할것이고 기다릴 것이다,

 

아프카니스탄은 착한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나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총탄이 빗발치고 폭탄이 터지고 여자들이 돌에 맞아 죽어가는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

그것을 알게 된것도 좋은  배움이되었다,

그리고 죄의식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본다,

부모의 죄에 대한 부채감이 알게 모르게 자식에게 되물림되는 것도 생각해본다,

바바의 실수, 그냥 덮어버렸던 그 실수가 알게 모르게 아미르를 주눅들게 만들었을 것이고 하산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워하게 되었을 것이고  어린 아미르는 거기에 죄를 하나 더 얺어놓고 괴로워했다는 것

아미르의 기억처럼 바바와 아미르는 미국에서의 고단한 삶에서 오히려 서로에게  본능적으로 더 의지하고 가까워졌다. 하산이 곁에 없고 내 삶이 여유가 없어 빡빡한 그 순간 두 사람이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가진 말하지 못한 죄의식과 내속에서 성장을 멈춘 아이가 내 아이에게 어떤 무게를 얹어 주고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는 아미르가 아닌 바바입장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내색하지 않고 두 아이에게 무겁고 든든한 산이 되어준 바바는 이제 그 어깨의 짐은 내려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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