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도 춤을 추어요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8
힐데 하이두크 후트 지음, 김재혁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돌멩이가 가득한 그림책이다.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이리저리 헤쳐모이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모양도 무늬도 크기도 제각각이다

때로는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기도 하고 두세개가 모여있거나 여러개가 옹송오송하게 모여있기도 하다.,

그저 돌멩이네 .. 하고 넘어갈 법도 하지만 그 돌멩이를 보는 마음은 제각각이다,

아이들은 아니 때로 어른들도 제 마음을 알지 못한다,

내가 화가 난 이유가 슬퍼서인지  불안해서인지 아니면 외로워서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냥 "화가 났어" " 나 화났거든" 하고 그만이다,

아무 말 없이 한 구석에 쭈구리고 있는 아이 혹은 한켠에 말없이 먼산을 보는 어른

그들도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

내가 외로운 것인지 심심한 것인지 아니면 피곤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 이 그림책의 돌멩이는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가 미울 때

내가 스스로 못나 보일 때

불안하고 자꾸 뒤쳐지는 조급함이 들 때

외롭고 왕따 당한 기분이 들 때

함께 있지만 나만 어울리지 못하는 기분이 들 때

그때 그때의 감정이 돌멩이에게 나간다,

이 돌멩이가 나같아...

저 돌멩이는 이유없이 싫어

마음은 가만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건 분명 내것인데 내것이 아닌거 같다. 낯설다,

내가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아무리 좋다고 그렇게 까부는 건 아니었는데 내가 잠시 미쳤었나봐 , 내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보지?

세상은 정말 행복해 보여 딱  나 한사람만 빼고

엄마도 멀어보이고 아빠도 어렵고 나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

혹시 들켰을까? 내 행동이 이상한 거 아닐까? 나 괜찮은 거 맞나?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단수한 감정 뒤에는 나를 알아봐주었으면 하는 욕망도 있고 더 잘 하고 싶은 욕심 누군가와 관계맺고 싶음도 있다,

 

돌멩이 그림을 보면서 아이는 혹은 어른은 내 마음을 느낀다,내 마음을 본다,. 내 마음을 안다

이건 내모습이구나

이건 우리 아빠 우리 엄마. 이건 친구와 나

마음을 몰라서 감정을 몰라서 표현하기 힘든 어른과 아이는 이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 쑥스러워 마주 보고 눈을 맞추진 못해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림책을 들여다 보면서

"있잖아요 사실 내가 요....

하며 시작되는 조곤조곤한 이야기에서 내 마음을 그리고 너의 마음을 알게 되면 좋겠다,

그림책은 참 좋은 약이 될 수 있겠다. 적어도 쓰지는 않을테니까...

 

잠깐 다른 이야기

스마트폰이 처음 나오고 다들 신기했던 건 이제까지 버튼을 힘으로 눌러 작동했던 기기가 아니라

다만 살짝 스치는 터치로 기기가 작동한다는 거였다.

어떤 대상이 나의 손끝에서 움직인다는 것

그것도 조금은 폭력적일 수 있는 물리적 힘( 단순한 버튼하나 누른 것에 대단한 힘이 들어가는 건아니겠지만 그래도 힘은 힘이니까) 이 아닌 어떤 만짐으로 이루어 진다는 건 근사한 일이었다.

사람은 어쩌면 누구나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싶어하는 존재일 것이다.

그 소통이 누르는 힘이 아니라 살짝 건드려지는 촉감으로 이루어 진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아무도 만져주지 않는 나를 만지듯이 사람들이 핸드폰을 만지고 꾸미고 사랑하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문득했다,

이렇게 따뜻하게 만지고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불안하고 언제나 내몸처럼 늘 함께 해야하는 것 세상의 끝에서도 나와 함께 분명히 함께할 이 핸드폰이 어쩌면 작은 위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없어도 이거 하나면 외롭지도 않고 혼자가  아니다.

가끔 다수가 모인 전철안이나 대합실에서 모두가 제각각 핸드폰을 쥐고 들여다 보는 모습이 짠하다 내가 너무 외로워서 소통하는데 그 대상은 핸드폰 뿐이라니...

그래도 그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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