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크리스토프 앙드레 & 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 민음인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봄이다. 모든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다.

여기저기 꽃소식이 들려온다. 봄이니까 당연하다.

진달래축제  산수유 축제 벛꽃은 이미 윤중로에서도 만발해서 예전보다 빨리 축제가 시작했다고 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만개한 꽃들이 여기저기서 화려한 자태를 뽑낸다.

우리동네 아파트 화단에서도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축제현장에서 보는 꽃은 다르다. 화려하고 적극적으로 자기를 드러낸다. 그래서 그 때 그 장소의 꽃이 브랜드를 가지고 사람을 모으고 상품성을 가진다.

하지만 봄이 오면 아무도 보지 않는 구석의 나무들도 기를 쓰고 꽃을 피운다.

그건 나무의 생명살이의 한 부분이다.

봄이오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뿌리고 그렇게 삶을 이어지고 살아간다.

누구 눈에도 띄지 않는 허약하고 초라한 꽃을 피우는 나무도 나름의 모든 힘을  들이고 노력한다.

나 여기 있음을 알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삶을 이어가고 하루하루의 시간을 살아간다.

 

소극적인 사람. 수줍음이 많고 사회불안을 가진 사람들

그들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하루하루 어쩌면 남들보기엔 별거 아닌 상황에서도 죽음과 마주하는 비장한 각오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최선이 치열하다.

 

아이 학교 상담을 갔다.

아이가 소극적이고 소심하다.

현대를 살아가는데는 자기 피알도 필요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적극적인 인재가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소극적이고 소심한 사람은 눈에 띄지도 않고 불이익을 당할 경우도 있다.

이건 돌려서 유하게 하는 말이다.

한마디도 적극적이고 나서는 성격도 이제는 능력이고 실력이다.

자기가 10을 가지고 있든 5를 가지고 있든  그걸 드러내는 사람이 이긴다,

나는 이만큼 있다고 포장할 줄 알고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더 가치있고 존중받는다는 세상이다.

그게 틀렸다고 할 생각은 없다.

사실 그렇다. 세상엔 바닷가 모래알만큼 많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정해져 있다. 그러니 실력이 있더라도 누군가의 눈에 뛸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저 사람이면 믿음이 간다는것  능력있어보인다. 매력적이다. 그건 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사교적인 사람들이다. 인간은 우선 눈에 보이는 걸 믿는 법이다.

나도 그러니 남을 탓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왠만하면 자기를 드러낼 필요가 있고 사교적일 필요가 있고 누군가와 잘 지내고 적극적인 것이 더 좋다.

하지만 당신 아이가 소극적이라는 말 그래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교사의 충고는...

한마디로 너 아이가 많이 부족하다는 말일 수도 있다.

뭐라고 시켜야 겨우 말을 하고 발표도 왠만하면 하지 않으니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도 없고

우는 아이 젖준다고 자꾸 나대야 보이고 보여야 이쁘기도 한데 있는듯 없는 듯 아무 존재감없는 아이 일단 학교를 다닐때는 걸리적거리는 게 없으니 나름 편한 아이지만 그런 무존재감은 사회생활이 힘들수도 있고 도태될 수도 있다는 ... 조금 삐딱하게 꼬아 들어면 그럴 수 이다.

 

하지만 천성은 누가 바꿀 수도 없다.

옆에서 닥달하고  뭐라고해도 가자 불편하고 힘든건 당사자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그것도 병이라고 이야기 한다.

수줍음이나  무대 공포 이상의 사회불안이고 사회공포증이다.

이건 기질이나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병이고 그러니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도와 주어야 하는지를 자세히 기술한다.

조금씩 사소하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세사에 적응하도록해야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 의시를 표현하고 사소한 일에 사람과 눈을 마주 하고 이야기를 하는것

그리고 타인은 생각보다 남에게 그다지 관심이 업고 한 번 봐도 쉽게 잊을거라는 뻔뻔 함도 키워야 한다.

저 사람 성격이 이상하군. 너무 소심한거 아니야? 별 거 아닌데 왜 저렇게 떨어?

그러니 내가 정말 이상할거야. 남들이 우습게 생각하고 다시는 상대하지 않을거야

난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그냥 무조건 피하는게 장땡이야...

이렇게 움츠리고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저자는 말한다.

우울증이나 다른 것 처럼  질환이고 혼자의 문제도 아니고 치료를 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구체적인 사례도 많이 인용하과 치료과정도 상세하게 기술한다.

어쩌며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도 되고 나도 가능하거란 위안도 얻는다.

사실 그들은 누군가 타인이 나를 이상하게 보고 손가락질 하고 수군거리는 것보다 더 크게

스스로 위축되고 모든 최악의 가능성을 배재해서 스스로를 작은 울타리에 가두어 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드러내고 보여주는 걸 즐기는 쪽으로 흘러가고 인터넷이 발달하고 작아지면서 나의 존재를 어떻게 어필하는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조금만 망설이고 쭈빗거리면 쉽게 잊혀지고 도태된다.

그렇게 변하는 세상도 점점 소극적인 사람의 병증을 심하게 하고 위축시킨다.

 

경주 보문다지나 진해 해군기지 혹은 윤주로에 피지 않은  허름한 동네의 벛나무도 봄에는 꽃을 피운다. 겨우 몇송이 누구도 알아봐 주지 않아도 그곳에 벛나무가 있는지 목련이 있었는지 알아보지 못해도 몇년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꽃을 피웠고  시간이 되면 장렬하게 떨어지면서 삶을 이어았다.

누가 모르다고 그 나무를 가치없다 할 수 있을까

드러나지 않는다고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소심하고 드러나지 않는 아이를 키우면 늘 마음이  복잡하다.

이렇게 이쁜걸 이렇게 장점이 많은 걸 나만 보고 있구나 싶어 안타깝다.

그래서 책도 이런 제목으로 나오면 눈에도 잘 띄고 자꾸 손이 간다.

대단한 비책을 기대하고 뭔가 위안도 얻고 싶다.

하지만 대단한 명성의 저자도 결국은 마찬가지다.

일단 병으로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인정하고 나서기까지의 과정도 책에서 보여주는 것만큼 많은 골짜기를 지나야 한다.

책장을 덮고 위안과 함께 또 막막하다.

 

 

어제 외출했다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데 노부부가 스쳐 지나가며 하는 말을 들었다.

어머 여기 동백이 피었네.

그러네.. 이동네 20년을 살았는데 여기 동백이 있다는 걸 몰랐어. 당신은 알았어?

몰랐지.. 작년 봄에도 여기 뻔질나게 다녔는데 못봤지,.

아이고  고와라..

정말 곱네

 

20년간 누구도 몰랐던 동백은 그동안 계속 꽃을 피웠을 것이다.

그리고 20년만에 누군가가 그를 알아본다.

그걸로 되었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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