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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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큰 아이랑 한판했다.

방학내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학원 두군데 숙제에 허덕거리고 틈만나면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모습이 더는 못견뎠다.

오늘도 늦게 일어나 밥을 안먹겠다고 해도 놔뒀는데 일어나서 세수하하고 1시간이 지나도록 잠옷도 갈아입지 않고 불도 안켠 방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어 폭발해버렸다,

더는 못참겠다.

방학이니 학원 숙제하고 남은 시간에 책 좀 읽어라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한달간 단 한권도 읽지 않은 거.

내내 숙제한다고 방안에 문닫고 틀어박히면서도 늘 보면 학원가기 직전까지 숙제에 허덕대고 짜증내는 거

동생이랑 싸우고 사소한것도 다 시켜먹는 게으름

어디 좀 나갈래도 그 나이 답게 어둠의 아우라를 팍팍 풍기면서 왠지 근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막상 둘째랑만 이야기하면 혼자 내버려둔다고 또 화만 내는거..

나도 역기서 멈춰야 한다는 거 아는데,. 막 나가버렸다.

중학 3년 금방이다 좀 알아서 맡기면 알아서 해야하는 거 아니냐.. 도데체가 꼴을 볼 수가 없다.

나름 이성적으로 시작한 말은 감정이 앞서기 시작했고 여기서 멈춰라~ 하고 속으로 브레이크를 걸어보지만 입은 의도와 상관없이 계속 칼날을 쏟아냈다.

결국 아이는 눈물을 보이고 소리치고 엄마는 맨날 엄마가 보는 것만 보고 엄마가 생각한 대로 결정하면서 나만 나쁘다고 한다고....

이런저럭 울음섞인 말끝에 아이가 말했다

" 나도 남보다 못하는 거 싫어. 나도 잘 하고 싶은데 잘 안된단말이야. "

쿵,,,,

 

"어떤 일로 인간이 상처를 입는지 타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음을 다잡으며 펼친 책에서 뜨아... 이런 문장이 나온다.

아마 나도 무수한 말의 칼날로 아이에게 상처를 줬을 거다.

아이의 사소한 변명이나  대드는 소리에 나도 상처를 입었다.

내 상처에 놀라 나도 마구 칼을 휘둘런다는 자책감이 든다.

이미 쏟아진 물인데...

다행히 아이는 점심은 잘먹고 학원 다녀와서 다시 웃는 얼굴이다.

이때가 가장 미안하고 고맙다,

엄마는 아이를 다그치고 감정을 쏟아버리고 달래줄 방법을 몰라 전전긍긍하는데 아이는 속은 알 수 없지만 먼저 다가온다. 웃어주고 말해준다,

니가 낫구나..

 

이 책이 분명 육아서는 아닐진데,...

닛타형사와 야마기사 나오미같은 부모면 정말 아이를 잘 키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든다.

완벽한 호텔리어로 철저하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맞춰주고 배려하는 나오미와 사람의 선악을 뚫어보고 의심하지만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닛타라면... 좋은 부모도 되지 않을까

나는 펼쳐진 책과 다른 엉뚱한 책을 읽는 중이다.

 

사건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그 다양하고 별난 사람들에게 맞춰주고 시선을 거두지 않는 두 사람에게 눈길이 갈 뿐이다. 이 두사람이면 아이가 열두명이래도 잘 키우겠구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과 함께

상대를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고 맞추어주는 나오미가 사람이 아닌거 같다.

더불이 이런 호텔리어가 있는 호텔이라면 아무리 비싸도 한번쯤은 묵고 싶다는 생각도 하면서

나도 내 아이를 고객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단기간 각각의 사정으로 호텔에 묶어가는 사람들처럼

단지 스무살 성인이 될때 까지 내게 묶어가는 고객같은  심정으로 대하면 나아지려나

초라하고 천박한 변두리 여인숙 주인같은 마인드가 아니라 칠성급 호텔의 호텔리어같은  마음으로 고객 모시듯  숙박비가 밀려도 닥달 하지 않고 샤워가운이 없어지더라도 매너있고 상대 기분 나쁘지 않게 해결해내는 그런 능력이 아이를 키우는데도 필요한게 아닌가 ...

어떤 육아서보다도 지침서보다도 내게 아프게 하고 미안하게 만든다.

이거 추리소설 맞어?

그리구 이거 리뷰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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