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좋아하지 않은 내가 아이를 둘이나 낳은 이유는...

 

1. 무방비로 있다가 어쩔 수 없이

2. 그래도 하나보다는 둘이 있으면 둘이서 잘 놀지 않을까.. 그러면 난 좀 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

3. 그래도 둘이면 남들이 뭐라고 하지는 않을거니까

  (왜 결혼을 안하냐. 왜 애는 안낳느냐.. 왜 하나만 낳느냐.. 하는  무한관심을 가장한 오지랍스러

   운 질문들의 회피용으로)

 

 

처음엔 어느정도 성공이었다.

남들이 인정하는 꽤 다정한 언니였고 사랑스러운 동생이었는데

한 두해 전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이다.

언니때문에 못살겠다. 동생이 부끄럽다.

언니는 맨날 시키기만 하고 틱틱거리고 다정하지 않다.

동생이 언니를 무시하고 함부로 말하고 때리기까지 한다. 적어도 난 손은 대지 않는다.

.....등등등.. 등등등

 

한쪽을 잡고 이야기 해보면 구구절절  속상하겠구나 싶고 힘들겠구나 싶어서 다독이지만

둘을 다시 붙여놓으면 이건 개와 고양이 . 개와 원숭이 물과 기름

이런 부조화도 없다.

다정할때 조차 언제 돌변할 지 모르는 위태위태함을  드러내기 일쑤고

한명만 데리고 외출하면 나마저 마음이 평화롭다.

그래도 언니인데.. 동생인데 같이 갈까? 하면 둘 다 펄쩍 뛴다.절대 네버...

왜 이렇게 됐을까

 

가만히 나를 돌아보기도 했다.

내가 둘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뭔가를 했나?
아니면 내가 둘 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지 못해 결핍 상태인가?

결국 나의 화려한 계획은 처절한 실패다. 지금은...

 

둘째가 툴툴대며 하는 말이 있다.

엄마는 나랑같은 둘째이고 B형인데도 날 너무 이해하지 못해

엄마는 좋은 언니가 있었지만 난 너무 이기적이고 쌀쌀한 언니가 있을 뿐이야. 엄마랑 달라

큰애는 내가 둘째라 자기를 이해못하는 거라고 하고..

 

아.. 고양이처럼 혼자 뭉기적대고 누구의 간섭도 다정함도 싫어하는 큰아이랑

누구랑이라도 다정하고 싶고 서로 비비고 싶은 강아지같은 둘째는 계속 평행선만 그을까

 

솔직히 나에게 있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두 아이가

각각 한가지만 물려받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이리 들으면 이 아이가 이해가고 저리 들으면 저 아이가 이해가 가니...

 

이거 나이들면 해결이 될까요?

두 아이의 하소연에 귀막고 싶을 따름이다 지금 이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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