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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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래된 책을 좋아해효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꼭 안에 담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헌책방에서 책을 고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책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곳에 놓여지게 되었을까

한때는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 책이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어서 이곳에 놓여진 사연이 무엇인지...

책은 그 내용이외의 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어쩌면 엄마의 호통과 신경질때문에 헌책방으로 들어온 만화도 있을거고

헤어진 연인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서점으로 들어온 수필이나 시집도 있을거다.

한떄 내가 밑줄을 그어가면 읽었고 외웠던 구절들이 이제는 희미하게 낙서가 되어버렸고

그 기억도 함꼐  헌책방으로 간다.

남이 쓰던 물건은 왠지 찜찜했었다.

그 사람의 영혼이 붙어 있다는 괴기한 느낌도 있었고 그냥 아는 사람이 주는게 아니라면 조금은 싫었다.

하지만 책은 달랐다

그 이전에 어떤 사람이 쓰던 것이건 상관이 없다.

꼭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 뿐 아니다.

도서관에서 누군가가  나보다 앞서 읽었을 책을 다시 내가 읽는것

그 앞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부분이 맘에 들었을까

혹 괜히 시간낭비했다는 생각을 나처럼 하지 않았을까

 

예전 도서관이 컴퓨터로 관리되지 않았을때 뒷면에 대출카드가 있었다.

빌리는 사람이 그 곳에 자기 이름을 적고  카드를 맡기고 빌려가는 형식

간혹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이면서 그 카드를 유심히 본 기억이 있다.

나 이전에 읽었던 누군가의 이름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이 책이 어떤 의미였을가 생각한 적도 있다.

숙제나 과제에 치여서 빌려서 필요한 부분만 복사한 경우도 있을 거고

오래오래 읽다가 반납시기를 놓친 적도 있을 테고

빌렸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은 적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무 이름도 적히지 않는 깨끗한 대출카드를 보면 괜히 좋았다.

읽고 싶지 않아도 도무지 나랑 맞지 않아도 그 책은 빌리고 싶었다.

 

영화  '러브레터'에서 주인공 소년이 했던 그 장난

아무도 빌리지 않은 책에 처음으로 사랑하는 소녀의 이름을 적어넣은 것처럼..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이름이라도 적어두고 싶다는 기분...

 

헌책방에서는 책을 사면서 더불어 그 책이 가진 또다른 기억도 산다는 것

참 근사하고 낭만적이다.

 

내용은 우와~~ 할만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예쁘다.

다만 이 책을 읽고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이런 주인이 있는 헌 책방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

주인에게 책이야기를 듣고 책속에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같다.

다음편은...

음... 그냥 빌려 읽는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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