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2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작가정신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결혼식같은 거 안할 수는 없을까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하고 높은 힐을 신고 표정관리를 해야하고 아름다워보여야 하고 하객들의 축하와 부러움도 받아야 하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날

그런 과정을 뿅~ 하고 지나면 안될까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꼭 거쳐야 하는가

피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다,

결혼은 당사자들의 일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의 일이기도 하고 그 예식과 관련된 계산들 약속들 상업적인 여라가지 계약들이 오고간다.

인형처럼 차리고 방글러기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마법을 걸어가면서도 속내는 복잡하고 정신없다.

이 책은 딱 하루 그날 일어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여러명.. 옴니버스형식이다.

각각의 사연을 가진 주인곧들이 화려한 결혼식장인 아르마이티에서 벌이는 소동같은 이야기

웨딩마치를 울리는 순간까지 내 사랑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쌍둥이 자매

무대책으로 이중결혼식을 코앞으로 당겨놓은 멍청한 남자

이모가 결혼식에 위험한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떠는 꼬마

그리고 자강 미운 상대가 가장 행복한 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하는 웨딩플레너

그들의 하루는 숨가쁘다.

계속 일은 꼬이기만하고 뭔가 대책은 안보이고 시간은 흐르고 나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어야한다.

일단 오늘을 무사히 마치면 그만이다.

화려하게 꾸미고 미소짓고 치장한 그 이면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겨우 쪼가리 천을 덧대서 덕지덕지 기워놓은 것이든 임시방편으로 풀을 발라 막아놓은 것이든 그 이면의 복잡하고 정신사나운 모습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지금은 화려하고 밝게 행복한 그런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

최대한 감추고 싶은 이면은 감추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려는게 모든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내가 행복해지려고 감추고 보여주고 또 감추고 보여주고...

그런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가 단 하루 결혼식날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보여준다. 치밀하고 세심하게

누구와 비교되지 않고  나 자신 스스로 빛나고 싶은 쌍둥이도  어쩔 수 없는 바람기와 무개념으로 이중혼인앞에 놓인 사내도, 아무도 모르는 이모의 위험앞에 혼자 전전긍긍하는 꼬마

하지만 누구보다 내마음을 끈 것은 웨딩 플레너인 다카코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담담하게 풀어내는 과거 이야기 그리고 지금 악연으로 만난 고객 하지만 마음을 접고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미운 사람의 결혼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것 그걸 통해 느끼는 인간에 대한 배려 그리고 스스로 마음의 치유과정이 흥미로웠고 약간 뭉클하기도 했다.

이제 미움도 남아 있지 않지만 명치끝에 아스라히 남아 있는 통증으로 혼란스러우면서도 담담하게 드러내지 않고 본연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엄청 거슬리는 사람이 오면 어쩔거야? 목에 칼이 들어와도 행복하라고 빌어줄 수 없는 그런 상대말이야 있잖아 간혹, 그래도 변함없이 마법을 걸어 최고의 날이 되도록 이끌어 줄 수 있지? 자기 멋대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 많지?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도 난 맞지 않은 머리를 얹고 기모노를 입은 신부의 모습은 두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어 내가 만진 머리가 남들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굴욕이야

 

지저분한 일이건 돈 계싼이건 하나하나 밟아나가야만 결혼식이 완성되기에 추한 부분과 이기적인 부분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신부들의 로망을 이루어 줄 수 있다.

 

다카코는 원수같은 레이나의 결혼을 완벽하게 준비해주면서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레이나의 의외의 모습에 미움을 씻어낸다. 그리고 성장한다

 

젊은 작가인데 사람의 미묘한 심리가 잘 포착되고 묘사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전전긍긍하는 신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질투 미움 달라지고 싶다는 욕구와 함꼐 나타나는 쌍둥이 다운 동일감사이의 갈등이 절절하게 나타난다.

 

가장 축복받는 자리..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할 권리를 가진 날

그 이면에 숨어있는 많은 욕망과 복잡미묘함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