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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딸내미가 푹 빠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를 보는 뒤에서 몸을 배배 꼬다가 인터넷속을 헤매다가 보게된 영화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남고생들은 달달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데

지금 작은 화면속 고등학생은 불안하고 주저하고 허세부리고 상처받고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유없는 폭력이 나온다.

누군가 한 아이가 심하게 맞고 있고 주위를 둘러싼 녀석들은 그저 바라볼 뿐이다.

세 친구가 있었다. 기태 희준 동윤

기태와 동윤은 중학교때부터 친구였고 희준은 고교에 와서 친구가 되었다.

기태는 고교에 와서 짱이 되어 아이들의 주목을 받고 아이들의 시선에 우쭐해한다

누군가의 오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자격지심 혹은 친구에 대한 열등감, 질투, 허세.

뭐라고 한마디로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한 사건이 생겨나고 이러이러한 결과가 생겼다고 딱 단정하기 힘든 영화다.

사실 기태가 참 나쁜 녀석인데 정말 나쁜 녀석인데 어찌보면 가장 약하고 예민한 소년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하고 소통하고 의지하고 서로 위안이 되는 관계가 어쩌면 서로에  대한 가장 허약한 관계가 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친구잖아."

 

"난 한번도 널 친구라고 생각한 적없어 너만 없으면 돼"

 

어쩌면 화가 나서 내뱉은 말들 내 자존심을 지키려고 내뱉은 말 ,혹은 하지 못한 말들, 침묵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마음을 닫게 한다.

마음 알맹이는 누구나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고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었으면 하고 말하지 않아도 혹은 내가 반대로 행동하더라도 내 속뜻을 잘 알아주리라 믿는 것

그런데 그게 늘  다른 방향으로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

내가 정말 누구보다 믿었고 내가 어떤 말을 하던 행동을 하던  내곁에 있을거라고 믿었던 친구에게 우리가 친구였던 적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세상이 무너지지 않을까

사실 영화는 내내 뭔가 말하고 궁금하게 만들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왜 기태가 죽었는지 동윤이 어떻게 했었는지 희준의 실망은 무엇인지 그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일이든 세 소년의 우정을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허약한 관계  불안한 모습이 주된 흐름이다.

서로에게 불신을 가지면서도  각각의 속내를 털어놓지 않음으로써 서로에 대한 관계는 점점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냥 퉁 터놓으면 해결될듯한 문제들이 서로가 자존심을 지키고 진실을 말하지 않고 서로가 보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음으로서 점점 균열이 가고 마침내 파괴되어버린다.

 

이런 친구사이의 권력관계 혹은 힘에 의한 균형이 비단 남학생들에게만 있는 일일까

어쩌면 영화속 사내녀석들처럼 주먹질을 하고 얼굴이 터지는 일이라면 겉으로 드러나기라도 할테지만 만약 여학생의 일이라면  보이지 않는 권력이동이나 질시 무시는 더 무시무시할거라는 생각도 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처는 안으로 곪으면서 속살을 파먹어 가며 썩어갈테니까

 

사람사이의 관계의 연약함은 청소녁기에만 해당되는 문제도 아닐것이다. 누구도 입을 열지않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 내가 보는 것만 믿으며 상대에 대해 불만만 쌓아가는 건 어른들의 세상에서도 마찬기지로 일어나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금을 긋고 더 이상 내 구역으로 들어오기를 원치 않으며 나만 상처 받았다고 생각하고 내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라고 믿어버리며 관게 형성에 콤플렉스나 나약함을 감추며 허세를 부리는 것 그리고 상대의 행동을 찌질하다고 무시해버리는 것 그런 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하지 않을까

청소년기에 겪었다고 그 상처가 훈장이 되어 이후 문제들을 면제시켜주지는 않는다 여전히 같은 오해를 하고 같은 상처를 입고 같은 방어벽을 쌓을 뿐이다.

 

멀리서 보면 참 단순하고 유치해서 어쩌면 저렇게 멍청할까 싶은 사람의 마음이 그 속에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걸 배운다.

정말 친한 세친구인데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함께 야구를 하고 몰려다니고 여자친구를 만나고 친구를 위해 여자친구의 대쉬를 거부할만큼 서로를 사랑했는데 왜 이렇게되어버렸다. 모두 흩어지고 하나는 죽어버리고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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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어 이런 또래의 아이를 두게될 입장에서도 영화가 쉽지 않다.

내 아이가 이 셋중 누군가의 입장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나

누가 잘못했다고 할 수 있을까

드러나는 모습과는 다르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처를 입는다

자기 상처가 너무 아프고 커서 남에게 내가 상처를 준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나는 저를 믿었는데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믿음이 무조건적인 믿음과 기대가 어쩌면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지 못한다.

그런 상처는 친구사이에서도 가족사이에서도 존재한다.

내 아이가 입은 상처 그리고 내 아이가 입힌 상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

내 아이만 감싸고 내 아이의 상처만 들여다 보면서 아이의 상처를 더 크게 키우는 건 아닐까

 

화면이 검어지고 엔딩이 올라가는데 마음이 먹먹하다.

 

 

사족....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꽤 괜찮구나싶다. 건축학개론에서는 그저 순수하고 어눌하기만한 순

            진남을 그렇게 잘 연기하더니 여기서는 순수한 얼굴 비열한 얼굴  무서울만치 위압적인

           얼굴까지 보여준다. 친구들을 엄밀하게 협박하면서 뺨을 때리는  무심한척  야비한 얼굴과

           친구의 무시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까지 참 다양하다.

             꽤 괜찮으 배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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