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건축에 대해 아는 건 없다.

몇몇 건축가의 이름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하고 가치있는 건축물들

그냥 상식적인 이야기들

오늘날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간에서 거주해야하므로 갖는 내 공간에 대한 관심정도?

 

정기용.. 이라는 건축가도 영화를 통해 첨 알았다.

그가 말하는 건축

공간은 사람이 있는 곳이고 사람에게 필요한 곳이라는 것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주는 의미 그곳을 이용할 사람들이 꼭 필요료 하는 것

그리고 사회에 가치가 있는 존재여야 하는것

건축에 대한 수수하고 소박하지만 확실한 생각들을 알 수 있었떤 영화

 

그보다 내게 영화가 끌어당기는 것은 건축가 정기용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정기용이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보여주는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보는 내내 뭉클했다.

잘 나오지 않은 목소리 쾡한 눈빛 그리고 조금은 어눌한 걸음걸이속에서도 그는 신념이 있었고 두려움이 없었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말하길 죽어서 하는 회고전은 너무 슬프지 않느냐고  살아있을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하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담담하고 조용한 모습

마지막을 정리하는 모습들이 보면서 다시 내 자세를 고치게 하고 옷깃을 여미게한다.

중간중간 보여주는 젊은 날의 모습들과 아들의 모습에서 건축가 정기용이 아니라 인간 정기용 한 아이의 아버지이고 가족이던 정기용을 보면서도 뭉클하다.

세상과 하는 소통을 그는 건축을 통해서 한다.

영화에서 그가 지은 납작 엎드린 숨어있는 집을 보여주는데

집 주인이 어떤 상황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한 소통이 없었다면 이런 건축물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여주고 드러내려는 아름다움이나 웅장함 없이 조용히 위로하고 안아주는 집이라는 것.. 공간이 건축이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첨 알았다.

 

어쩌면 영화를 보러간 내 감정이

누군가에게 뭔가 위로를 받고 싶었고 다 괜찮다는 무조건적인 위안을 얻고 싶었던 까닭에 그 집에 더 와닿았고 그 분의 나즉한 목소리가 더 울림이 컸던지도 모르겠다.

세상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한 사람의 작가의 말년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간다는 걸 생각하게 한다.

나는 누구와 소통하고 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고함만 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감정에 푹 빠져서 내게 보이는 것만 믿고 보려고 하는건 아닌가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다른것일지라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드는 것 삶의 마지막에 대한 엄숙하고 경건한 예의

그리고 사람들과의 소통...

그것만 내게 남아있다.

 

만약 내가 내일 당장 죽는다면 나는 누구와 소통했노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예의를 지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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