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르고 새로 퍼머도 했다.

참 이상한게 내가 거울로 내 모습을 볼때는 아직은 견딜만 하군.. 아직은 봐줄 만해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타인의 눈을 통해 찍힌 사진을 보니 헉...

이건 부스스 펄럭펄럭 그 자체다.

봐줄만하다는 건 나만의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머리를 자르고 퍼머를 하고 단정하게 다듬는다.

이제 나이가 있다보니 긴 머리는 왠지 내가 스스로 부끄럽고 앞머리를 짧게 잘라 뱅을 하는 것도 이젠 민망스럽다.

뭐 나이가 무슨 대수냐 남들도 하는데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스타일로 살아봐도 좋을거 같아 길이는 자르고 앞머리는 기르기로 했다.

사각사각.. 머리가 잘려나가면서

조금씩 다듬어지고 얼굴이 드러나는데

세상에.. 거울안에 울엄마가 들어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엄마를 많이 닮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닮은지 몰랐다.

각진 얼굴이나 좀 넓은 미간.. 엄마다

근데 슬픈건 내나이때 울엄마가 더 이뻤다는 생각이 난거다

가만 생각하면 울 엄마 나름 동안이셨구나

그렇게 나이먹어도 많이 변하지 않고 살이 좀 붙었을 뿐 동글동글한건 여전하신거구나

근데 나는

피부도 쳐지고 눈가도 쳐지고 주름이 없다고 자만했었는데 눈아래 기미까지 지저분하다.

아..

내 딸은 누군가가 엄마 닮았다고 하면 참 싫어하던데

난 싫어할 수도 없다. 엄마만도 못해버렸구나

나중에 내 딸도 미용실거울에서 내 얼굴을 보게될까

 

비도 추적추적오고 거울속엔 누군가를 닮은 내가 그리고 나를 닮은 누군가가 곁에

왠지 오싹한 한낮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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