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 쌩뚱맞지만 여자는 이쁘고 볼일이다.

   수지든 한가인이든 그렇게 이쁘고 아련하니 첫사랑의 설레임이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팍팍 느껴진다. 누가 그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싶다.

한편 내가 그만큼 나이 먹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해품달에선 발연기라고 혹평을 들었던 한가인은 여기서는 연기가 된다.

웃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고 삶에 지치고 고단한 여자의 날이 선 모습이 그리고 무뚝뚝하고 쿨한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수지는 그대로 엣 사랑의 희미한 그림자다

저렇게 이쁘고 발랄한 여자아이에게 왜 좀 더 적극적으로 못 다가갔는지 이해할만하다.

 

2. 엣사랑이 다시 나타난다면..

   이건 왠만한 로맨스에서는 다들 우려먹었을 이야기들 그가 혹은 그녀가 다시 내 앞에 나타 나서 내게 그때의 선택을 다시한번 강요한다면 지금의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그때와 다른 뭔가를 선택하게 될까 아니면 지금과 다름 없는 것을 택할까...

엣사랑이 다시 나타나는 건 그때 못다한 인연을 다시 맺고 싶다는 진부하고 뒤끝이 긴 그 뭔가 가 아니라.. 그때 어설프게 완성하지 못한 마무리를 다시 하고 싶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뭔가를 산뜻하게 끝맺음을 하지 못하면 새로운 시작을 할 수가 없다.

그때의 기억이 늘 맴돌아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후회가 남거나 상대에 대한  감정이 찌꺼기들이 남아서 자꾸  신발속 모래처럼 서걱거린다.

사랑이 떠나갈때 연인과 헤어질때 그당시에는 깔끔하게 쿨하게 맺음을 했다고는 해도 한참뒤에 다시 곱씹어보면 늘 뭔가가 어정쩡하다. 완전하게 마무리가 되지 못한 느낌 왠지 화장실에서 뒤를 보고 그냥 나온듯한 그런 느끼마저 들때가 있다. 그때 이런걸 내가 잘못 이해한걸까 그는 내 의도를 오해한게 아닐까.. 등등등  완전히 내 사랑을 연소하지 못한 연인들은 늘 뭔가가 찜찜하게 남는다

그리고 확인하고 싶다. 내가 아직 그에게 매력이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이 있을 수도 있고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단순한 궁금함일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 단순한 호기심이 더 클 수도 있겠다. 여전히 내맘을 설레게 할지 아니면 아니 본만도 못한 상황이 될지... 그런 결국 부딪쳐 다시 만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한 참 시간이 지나서라도 다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3. 여자는 챰 단순하고 약았다. 파이노로 대학을 왔지만 더 이상하고 싶지 않고 화려하고 환한 서울아이들 틈에서 자격지심과 열등감만 생기다보니 돈 잘버는 직업 남자 잘만나는 직업을 만나서 인생 닫시 리셋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어쨌든 그렇게 꿈은 이루었다. 그것이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그렇지.. 그렇게 제주도에서 정릉으로 강남으로 떠돌던 여자는 마지막으로 제주도로 내려가 정착하기로 한다.

태어나 서른이 넘도록 정릉에 붙박이로 살던 남자는 어느날 그곳을 떠나기로 한다. 내 어머니가 실던곳 내가 태어나 한번도 떠나보지 못했던 그곳을 과감하게 떠나려고 한다.

그러던 중 두 남녀는 만나고 함께 집을 짓는다.

여자가 정착할 집.. 남자가 10년전에 약속했던 그집을 이제 함께 지으면서 그렇게 두 사람은 마움속의 응어리들을 정리하고 한켠에 잘 쌓아두기로 한다.

 

4. 영화가 해피엔딩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아니 두 남녀가 꼭 맺어지는 것만 헤피앤딩일 필요는 없다. 그렇게 제 앞에 놓여진 삶을 살면서 그렇게 제각각 그때의 감정을 완전히 연소하게 잘 담아두는 것 그것도 해피앤딩이다.

둘이 맺어지지 않아서 더 단단해지고 행복할 수 있다.

 

5. 제주도의 집이 참 좋아보였다. 넓은 창으로 바다가 보이고 옛추억들이 철거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집에 안고 들어오면서도 새로운 느낌.. 괜찮았다 다만 창이 넓어서 단열에는 신경써야겠다는 오지랍넓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샘내는 건 아니다.

 

6. 남주의 친구로 나온 그 배우가 참 맘에 들었다. 늘 나오는 는 남자주인공의에게 충고해주고 위로해주는 전형적인 인물이지만 그대로가 90년대 중반에 있음직한 모습이다. 옷차림이나 행동하나하나 말투가 참 누군가 아는 사람같이 느껴진다.

 

7. 김동률의 노래가 갑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배우들 그리고 공간이기도 하지만 김동률의 노래이기도 하다. 그게 내가 알기론 거의 데뷔곡일텐데.. 지금 들어도 여전히 가슴 설레게 멋지다.

정재형이나 유희열보다는 김동률이 훨씬 천재가 아닐까 싶다.

 

8. 수지가 모든 남자들의 첫사랑 로망이라면 이제훈은 이제는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순수하고 어설퍼서 더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첫사랑 그 아이같은 느낌이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나왔을까

딱 그때 그 당시 누군가를 좋아하던 순진하고 조금은 자존심을 내세우다 스스로 상처받는 그런 청년 그자체였다. 그래서였을까.. 마지막 서연과 헤어지면서 내뱉은 " 꺼져줄래" 그 말이 그에게 참 어울리면서도 슬퍼보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