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고 있는 곳이랑 씨네큐브가 생각보다 가깝다.

행정구역상 이제 더 이상 같은 서울이 아니라 아주 멀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시간이면 간다

뭐 서울 안에서도 한시간씩 걸리는 곳이 꼭 있으니 멀다고 할 수도 없다.

홍홍,,,, 나로선 콜롬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못지 않은 발견이다.

씨네큐브가 늘 그자리에 있었으나 나로서는 신선한 새로운 발견이다..

 

# 이 근처에서는 개봉조차 않았던 더센던트가 아직도 하길래 한걸음에 갔다.

여전히 그것에 건재한 씨네큐브

어라.. 그동안 금액이 올랐나? 그리고 사람이 많아졌다.

언제나 내가 이 곳에서 익명으로 숨고 싶을때 찾아들었던 그 고요하고 적막한 곳에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다른 영화관에 비교해서 바글거린다는 표헌은 아니지만 씨네큐브에 이만한 인원이면 바글거린다가 맞다,

봄맞이 단체 나들이라도 오셨는지 연배가 있어 보이는 아주머니 무리들이 많이 보인다.

뭐 이정도면 아직 익명으로 사람들 사이에 스며 숨기엔 안성맞춤이다.

 

# 라바짜에서 카페인을 보충해야하는데 문을 열지 않았따

  보통 10시면 열었던거 같은데... 아흐 오늘은 카페인 없이 영화를 봐야한다.

 아침에 나오느라 커피도 못마셨는데....

 

# 디센던트...

  후손. 자손 뭐 그런 뜻 아닌가   고등학교 이후 멈춘 단어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화면을 꽉 채우는 하와이 그리고 조지 클루니

  아무리 망가져도 아무렇게나 입고 아무렇게나 퍼질러 있어도 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줌마 팬들이 많이 몰려든걸까?

 

  영화 첫머리에서 말한다. 사람들은 화와이를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늘 평화롭기만 할거라고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엿먹어라..

키드키득...

하긴 우리도 제주도라고 하면 늘 휴양의 섬이고 이국적이고 낭만적이라고 만 하지 그곳도 사람이 살고 먹고 싸고 싸우고 악악거리고 가끔은 살인이 일어나기도 할것이다. 뭐 하와이라고 별거 있으랴,,,

하와이에 사는 잘나가는 변호사 멧 킹은 어느날 사고로 아내가 코마에 빠지고 둘째딸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첫딸은 대화가 안통하는데 그의 아내마저 바람을 피웠단다. 세상에 그만 모르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동안 잘 나가느라 가족을 등한시했을 이 남자는 좌충우둘 정신이 없다. 딸들은 외계어를 쓰는지 자꾸 이상한 짓만 하고 아내와 바람핀 남자는 누군지 궁금하고.. 장인은 아내의 사고를 자신탓으로만 돌린다.

게다가 딸이 데리고 온 도무지 맘에 들지않는 남자친구까지 엉겨서 이 남자는 정신이 없다.

우리나라 남자뿐 아니구나 어느날 아내가 자리를 비우면 정신없이 돌아치기는 하와이도 마찬가지구나. 아이들을 돌보는것중 쉬운 일만 맡았던 그 남자는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고 변했는지도 몰랐고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지도 이혼을 하고 싶어했는지도 몰랐다. 그 와중에 선조에게 물려받은 땅문제까지 겹쳐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한 남자가 모든것이 엉망으로 엉켜버린 가운데 하나하나 풀어가고 포기하고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작은 딸의 엉뚱한 행동  난데없는 딸의 남자친구의 멍청한 언행들이 자꾸 웃음을 만들어내지만 영화자체는 참 슬프다. 아무리 미운 엄마라도 이렇게 코마상태로 누워있다는 것이 가정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아내의 불륜 상대를 찾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마침내 만나지만 .. 그 남자는 아내의 마지막을 봐달라는 말만 한다. 어쩌면 아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고...

그 남자의 가족은 모르게 그렇게 전하고 오지만 막상 병실에 온건 그 남자의 아내...

 

여기저기 엉키고 우왕좌왕하면서 펫킹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이어나가지만 나는 자꾸 그렇게 코마에 빠진 그 남자의 아내가 맘에 걸린다.

자신은 아무런 변명도 이유도 말할 틈도 없이 누워있는데 자신의 불륜이 드러나고 불륜 대상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그의 아내는 와서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이 용서하겠다고 소리치고 가고... 남편은 남편대로 화를 내고...

이 여자는 할 말이 없을까?

왜 바람이 났는지 왜 부부가 서로 이렇게 이혼을 생각하게 되었느지 그녀는 할말이 없을까

코마에 빠졌다는 이유로 그녀는 어떠한 변명도 항변도 못하고 용서받고 이해받고 (?) 생을 마감한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그 남자가 아내에게 입맞추고 나의 사랑 나의 고통 나의 즐거움 ,,, 어쩌구 할때는 살짝 눈물도 났다

결국 가족이란 가장 상처주고 가장 아프게하면서도 끝내는 보듬어가는 존재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아주 재미있도 너무너무 좋다,,, 라고 할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자꾸 생각날거 같은 영화다

 

어쨌든 영화속의 그 남자도 그리고 극장안의 우리들도 그렇게 삶을 지속할 수 밖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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