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었다 - 2011 올해의 추리소설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강형원 외 지음 / 청어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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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소설을 열심히 코박고 읽었다지만 우리나라것은 거의 없었다.

첨 추리소설을 접한건 누구나처럼 홈즈였고 루팡이었고 그 다음에 미스마플이랑 달걀머리를 가진 포와로에 열심히 몰두했다가 한나 스웬슨의 쿠키단지에 빠져있다가  그 다음 일본 미미여사에게 빠졌다.

물론 그 사이에 한국 추리소설집을 보았고  고전이라고 할만한 김종성의 소설도 열심히 읽었지만 늘 성에 차지 않았던거 같다. 뭔가 밋밋하고 억지로 끼워맞춘거 같고.. 암튼 요리솜씨는 없고 돈은 없으면서 입맛만 까다롭고 취향만 한껏 높아진 미식가처럼 그렇게 꼬투리 잡을 것만 보였던거같다,.

그러다 다시 집어든 우리나라 미스테리 추리소설집..

그동안 너무 남의 것만 보면서 좋아하고 열광했나싶은 마음에 열심히 읽었지만...

전보다는 고르게 좋아진거 같지만 그래도 차이가 많이 난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나는 추리물이 미스테리물이 또다른 비극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전미스테리가 그렇듯이 아무리 무서운 살인이어도 그 이유가 있었고 슬픔이 있다. 요즘에 나오는 사회성이 강한 미스테리에서도 그렇다. 뭔가 인간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있고 사건이 있고 슬픔이 배어있는것 ,,, 그래서 조마조마한 마음을 읽거나 주인공과 두뇌싸움을 치르면서도 다 읽고 나면 주인공에게 연민이 가고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미스테리물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단편물이 간혹 주는 유머코드도 나를 끌기도 한다. 긴박한 사건이 주는 반전해결속에 든 유머나 허탈한 웃음같은 것도 좋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그런 면이 있긴 하다. 젤 맘에 닿은 것은 표제작인 목련이 피었다.

어찌보면 미스테리라기보다 깔끔한  단편소설같았지만 생각거리를 많이 준다. 사소한 일 사건이라고 할 수도 없는 어떤 일을 담담하게 기술하면서 사건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지만 어쩌면 더 사건을 크게 만들고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인들의 무관심 모른 척 하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것.. 요즘 크게 문제되는 왕따문제에서도 왕따를 주도하는 한두명의 소수보다 거기에 말없이 동조하고 모른 척 눈감아 버리는 다수들에게 더 상처를 받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

나랑 관계가 없으니까 내가 끼어들다간 괜히 내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냥 모른 척 넘어가는 것

나는 가해자는 아니니까 당사자는 아니니까 하는 행동들...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면서 항변할 수는 있지만 알고도 행동하지 않은 것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 그게 가장 큰 비겁이고 폭력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 더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개티즌도 요즘 세태를 잘 반영해준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악플들  익명속에서 행하는 비겁한 폭언들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가를 보여준다. 요즘 인터넷을 보다보면 정말 어디서 누가 나를 주시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정말 착하게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증까지 든다. 빅브라더스는 어떤 권력자나 독재자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많이 닮은 익명의 군중인지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어쩌면 한사람의 독재자보다 그게 더 섬뜩하다

 

섬머킬러는 슬프다. 나 독거미의 거미줄은 어쩌면 귀여운 작품이고

브로드웨이의 비명은 내가 추리물에서 찾는 슬픔을 느끼게도 해준다. 처절한 사랑의 애절함이 드러나는,,,,,,,,,,,,,

 

밤에 혼자 앉아 읽기엔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많은 발전을 바라며 언젠가는 미미여사보다 우리나라의 누군가의 작품을 기다리고 열광하는 그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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