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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 ㅣ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드라마를 너무 몰두하고 봐서일까..
자꾸 뿌리깊은 나무가 생각나고 세종이 나왔을때는 한석규의 목소리까지 저절로 음성지원이 된다.
세종이 한글을 만들고 그것이 정말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는 것인지 실험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미리 가르쳐 준다., 아주 우연하게.
그리고 그 쉬운 글자를 배운 평범한 소년은 종살이 가는 누이와 편지를 나누고 주위 친구들에게 전하고 모두가 쉽게 배우고..
책속에서 세종은 그 존재가 크지 않다.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 그 동안 어떤 고뇌가 있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근심이 많고 몸이 고단하여 토끼처럼 눈이 붉어지고 피곤해보이는 할아버지로 등장한다,
그리고 소년은 쌀을 받기위해 처음 한글을 배웠다. 이글을 배우면 쌀을 주겠다는 약속에 시작한 일..그러나 그 글이 재미났고 누이와 편지까지 주고 받게 되고 스스로 알아야 할것들을 적어놓을 수 있게 되고... 여러가지로 편리함을 준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소이와 똘복이가 그러했듯이 세상에서 아래에서 부터 서서히 한글이 펴저나가게 한다. 다만 책속의 소년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채 한글을 퍼뜨린다.
그것이 쉽고 재미있고 편리하고 유용하기때문이다.
소년의 그런 무심한 행동들 배움이 세종에게는 큰 힘이 되었고 한글반포를 감행하기 된다.
배움이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고 힘들게 배워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한글은 너무 어이없이 다가오지 않았을까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쉽게 익힐 수 있다.. 그것은 학문이 아니고 글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책속의 상수처럼... 어렵게 힘들게 배워서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것 그것이 배움이다. 그래서 계층의 차별이 생기고 특권이 생길 수 있는 것 그것이 학문이라고
그러나 배움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한다. 누구나 쉽게 익히고 배울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편리하게 배운것을 써먹을 수 있어야 하는것 그것이 진정한 학문이 아닐까
드라마에서도 이 책에서도 내게 보이는 것은 그것이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어느곳에서나 쓰일 수 있는 것 알게 됨으로서 서로가 평등해지고 서로의 지식이 나누어져서 더 커지는 것 그것이 배움이고 학문이다.
누군가에게만 힘이 되고 권력이 되는 것은 더 이상 배움이 아니라고
아이와 공부를 하다가 혼자 먼저 버럭 화를 내고 쥐어박고 난 뒤에 읽은 책이라 소년의 배움앞에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그렇게 쉬운 한글로 씌여진 것을 아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건 내 자신이 부족하기때문이라는 걸 몰랐구나 싶었다. 너무 앞서나갔나...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그것이 재미있고 쉽게 다가와야 하고 그 배움으로 내가 한뺨 휼쩍 자랐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아니었을까...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