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씨름하면서
아이가 엇나가는 것을 보면서
나에게 말대꾸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툴툴거리고 빈정대는 말투를 쓰는 걸 볼때
나는 속이 울컥하면서 화를 낸다.
그런데 돌아보면 아이를 위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아이 잘 되라고 지금이라도 나쁜버릇이 들고 엇나가는 것을 바로잡기위해서가 아니다
내 알량한 자존심을 위해
명색이 부모라서 아이에게 이렇게 무시당하면 안된다는 그런 자격지심으로 아이에게 화를 낸다.
참 모자라고 못났다.
그렇게 내가 나를 못이겨 화를 내면서 입으로는 다 너를 위해서라고 변명하고 있다.
나중에 어쩌면 진짜 아이가 삐뚤어지고 나쁜길로 빠질 수도 있다.
그럴때 아이를 다잡기 위해 더 심한 말을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부끄러움도 모멸감도 모른 체 아이를 위해 뭐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12남짓밖에 살지 못한 아직 10년밖에 살지 못한 아이를 상대로
내 자존심을 세우고 내 분을 못이겨 화를 내고 있다.
이걸 알면서 되풀이한다.
못난 엄마다.
엄마노릇도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고 연습이 필요하다.
이렇게 실수하고 자기변명하고 이런 짓을 반복하면서 익숙해질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동안 얼마나 상처를 입어야 할까..
그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