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봤다. 재미있다. 책을 보고 느낀점만큼 깨알같은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고 느낌이 있고 더구나 책에 없는 훈훈한 배우가 있다..  

다문화 가정 장애인 아버지 모태가난 공부는 바닥 주변이 다 찌질하고 너저분하고 게다가 똥주선생까지 자신을 못괴롭혀서 안달인 상황에서... 완득이은 참 잘 자란 소년이었다. 아무리 밉고 맘에 안드는 아버지라도 누군가가 욕을 하면 참을 수 없고 가난하고 하나도 볼거없는 집구석이라 가출을 해도 결국 다시 돌아오고 첨보는 이방인 엄마도 그냥 뚝뚝하지만 다정하게 맞아준다. 친구의 느닷없는 고백이나 하소연도 그냥 묵묵히 들어주고 선생님의 억지나 완력도 그냥 견딘다.  

어쩌면 엇나가도 한참을 나갔을, 그래서 역시나 그럴 수 밖에 하고 예상하게되는 수순을 밟지 않고 아직은 순수하고 반듯하게 그렇게 그 자리에 있다. 예전 드라마'꽃보다 아름다워"에 김흥수라는 배우가 연기한 아들이 그랬었다 공부도 못하고 주먹질 하고 엄마나 누나한테 대들고 영 맘에 안들게 구는 녀석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아들을 보면 그래도 참 반듯하게 잘 자랐다는 느낌을 줬다., 그건 배우가 주는것도 있겠지만 그 역활이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천성 순함 착함 바름이 드러날 수 밖에 없어 보이는 뭔가가 있었다.  공부를 잘하고 성공을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고운 말을 쓰고 법을 지키고 욕도 안하고 뭐 그래서 반듯한게 아니라 욕도 하고 주먹질도 하지만 그래도 어른 말을 들을 줄 알고 지킬건 지킬 줄 알고 있는 기본은 다 가진 느낌의 반듯함  뭐 그런게 완득이에게도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너무 이뻐해서 생기는 착각인지는 모르겠다) 

김윤석은 그 자체가 똥주선생이다. 도데체 공교육에서 무얼 가르치는지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사실 학교가 대입을 위한 입시학원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수업에 충실히 하는 것이 선생님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어른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도 선생님의 의무가 아닐까.. 그렇게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봐주고 믿어주고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안다면 어떤 아이들이 삐뚤어 질 수 있을까.. 그게 부모든 선생님이든 아니면 이웃집 오지랍넓은 형이나 아저씨라도 " 나는 너를 믿는다."라는 든든한 눈길로 나를 간섭하고 때리고 다독이는 누군가만 있다면 아이들은 외롭지 않을거같다.  

완득이는 그런 사람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삐뚤어지지않고 반듯하게 자란건지 모르겠다.똥주 선생이나 아버지 모자라는 삼촌 그리고 집나간 어머니조차 그를 믿어주고 지켜봐 준다는 느낌이들었다. 

완득이와 똥주선생님의 관게는 참 따뜻하게 재미있게 책만큼이나 잘 묘사되어있는데 아버지는 조금 죽은 느낌이다. 책에서 아버지가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완득이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참 의외이면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다. 동주선생과 완득이의 관계에 더 집중해서 일까 의외로 완득이에게 툭툭 던져지듯 조언을 해주고 지켜주는 다른 사람은 조금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나 삼촌 그리고 격투기 관장님등도 완득이에게는 좋은 어른이었는데 

영화는 책과 다르지 않게 흘러가고 그다지 큰 굴곡없이 넘어간다. 사실 완득이 정도면 그렇게 절망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만큼 따뜻하고 원만하게 흐른다. 그리고 끝도 해피앤딩이고   그래서 조금 편치 않는 것도 있고 다행이다 싶은 점도 있다.  

극장아 완득이 또래 혹은 조금은 어린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봤을까.. 학교 생활 장면에서 공감하는 웃음도 많이 나왔었는데.. 이 아이에게도 누군가 똥주선생이 있을까 

나와 함꼐 본 내 아이들에게도 똥주선생처럼 껄렁거리면서도 정의롭고 든든한 누군가가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는 생각지 못했던 것 이건 청소년용 책이나 영화가 아니라 어른들이 보고 조금 뜨끔해지고 얼굴이 붉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내가 낳고 키우는 아이를 포함해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일까 그들이 든든하게 믿을 수 있는 어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쁜 길로 빠지고 유혹에서 흔들릴때 지켜봐주고 잡아 줄 수 있는 그런 믿을 수 있는 어른 일까.. 아니 어른이기는 할까.. 

요즘 아이들 어쩌고 저쩌고 하기전에 내가 요즘 어른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 내 기준이 있는 건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그리고 완득이는 무엇보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