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훈, 황현진 작가와의 만남

 

집을 나서려는데 우박이 내리고 비가 퍼붓는다. 아이 둘까지 달고 가야하는데,,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첨가보는 길 딸린 아동 둘 비오고 바람불고  딱 2분간 고민하다가 그냥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가보는 홍대앞 정말 젊은 기운이 푹푹 풍긴다. 길치로 여기저기 물어가며 찾아간 마포 평생학습관, 점심 못먹어 배고프다는 아이들 일단 근처 편의점에서 군것질거리를 사서 먹이고 도서관 어린이실에 집어넣고 5층으로 갔다.  

아... 없다. 사람들이 너무 없다, 비가 와서 사람들이 덜 오겠거니 했지만 이렇게 썰렁할 줄이야..뒤에 슬쩍 앉아 있다가 아이들 핑계로 나갈까 했는데 뒤에 앉아있는것조차 민망한 상황.. 관계자들도 앞에 앉으란다. 어쩔 수 없지.. 조금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너댓 더 오고 강연이 시작되었다. 

백화현 선생님 이름이 익은데 누군지 몰랐다. 책으로 크는 아이들이란 책을 쓰셨다고 있던데 책도 익었다. 읽었던가  뒷사람이 가지고 있던 책을 잠깐 빌려 보았다. "가정독서모임"이라는 부제를 보고 알았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열심히 읽고 커리큐럼도 배껴놓았던 그책이다. 이런 건망증... 기대가 된다.  

인사를 하고 강연이 시작되었다. 첫인상은 깐깐하고 노련해보였는데 말씀이 참 소박하시고 무던하시다. 자기 아이들이야기를 솔직하게 하시는데 그 마음이 너무 팍팍 와닿는다. 누구나 특히나 엄마라면 자신의 아이는 공부를 못할거라는 생각을 못한다. 잘 하지 못하는게 정말 비정상이라고 생각할만큼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아이를 기대하는데.. 그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도데체 왜? 이해를 할 수 없고 믿을 수 없고... 암튼 그렇다. 선생님도 그러셨단다. 

사실 그냥 독서지도에 대해 강연하는 선생님이아니라 현직 교사인데도 현재 교육제도나 상황에 대해 신랄할만큼 부정적이고 이대로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하셨다. 다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강연이 너무너무 기대되었다.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그러면서 시작한 가정독서모임 그리고 학교에서 실험에 들어간 자율적인독서모임이야기들.. 정말 이상적이고 바라던 이상적인 모임을 하고 계셔서 정말 선생님이 계신 학교근처로 이사가고 싶고 선생님 집 근처로 쫒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잘나면 잘난대로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나"를 소중히 여기는것 자신을 긍정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독서를 하고 책을 읽는다는 것  공부를 못해서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못한다고 타박듣고 주녹이 들면 바보가 된다는 말.. 정말 와닿았다. 주위랑 비교하면서 아이의 장점을 보기보다는 단점만 보이고 그것만 고치려고 동동거리는 동안 아이들은 주눅이 들고 자신감을 잃고 점점 자기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그런걸 몰랐다. 아니 알면서도 친구가 옆집아이가 뛰면 덩달아 뛰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아이를 다그친게 아닌가 싶었다. 

아이를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바라보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선택하고 책임질  상황을 만들어주라는 것 정말 써놓고 익혀야한다.  

책읽는것이 스펙이나 입시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내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가거나 남들이 인정하지 않는 일을 하고 싶을때 아니면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 공부에 빠져서 경쟁만 숭상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중요한것이 많다는 것을 알려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을 믿기위해 우리는 우리를 이해할 그리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멘토를 찾아야한다,. 그멘토를 현실에서 찾을 수 없다면 책속에서 찾아야 한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나라의 책들을 읽으며 나와 닮은 사람을 찾는것 그래서 공감하고 위로받고 시야를 넗히는 것 그것이 독서이다.  

나를 알고 긍정할수 있는 힘 나를 믿을 수 있는 힘을 찾가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키우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를 사랑하는 힘으로 세상을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독서의 힘이다.  

그외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이야기해주었다. 아이들을 믿고 책을 권하고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변하는것... 그게 좋은 대학을 가고 성적이 올라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물론 변화속에서 성적향상도 있단다) 

강연을 들으며 드는 의문.. 선생님인 전문가고 현직 교사니까 가능한거 아니냐...라는 의문.. 그게 강연을 들은 사람들이 젤 많이 하는 질문이란다. 선생과 다른 나는 그럴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대답은 하나다. 많은 능력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단지 아이를 기다려주고 멍석만 깔아주라고 그리고 엄마도 아이못지 않게 책을 읽고 공부하라고..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세상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을 신념을 가지게 된다면 그게 준비이고 능력이란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것인가..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게 뭘까... 미래에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서 필요한 능력은 뭘까.. 그것을 생각한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시간도 있었지만 기다리는 아이들때문에 그냥 왔다. 저녁을 먹으면서 큰아이에게 선생님의 아이 이야기를 해주면서 물어보았다. 

"만약 니가 좋아하는 선생님들 중 한분이  일주일에 한번 선생님 댁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모임을 갖자고 한다면... 어떤 강요도 없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고 가끔 선생님이 간식도 해줄거라고 한다면 넌 그 모임에 들어가고 싶니? 

아이는 주저없이 대답한다 " 당연하지.." 

아직 초등생이라 그런 명쾌한 대답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그 대답에 희망을 얻는다. 엄마만 준비하면 되는 구나... 우리도 책을 읽자.. 함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