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입맛없어한다는 이유로 곧잘 빵을 먹였다. 마흔이 넘도록 아침잠이 많은 엄마라 아침에 일어나 바지런하게 아침을 지어 먹이는 일이 나에게도 참 고달픈 일이었단다. 

다행히  너희 둘다 아침잠이 많아서 입맛이 없어해서 빵을 먹는 거에 거부감이 없어 아니 오히려 좋아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한때는 식빵이 주 아침이었는데 토스트로 굽든 잼을 발라 먹든 샌드위치나 핫도그를 끼워서 만들든 아침에 먹을 빵.하면 바로 식빵이었잖니. 가끔 모닝빵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요새는 그게 질렸는지 영빈이는 소보루를 좋아하고 수빈이는 크림빵 혹은 여러가지 파자타에 소스 찍어 먹거나 등등등 식빵을 안산지 꽤 된다. 

영빈이가 투정부리면서 하는 말.. 나는 잘하는게 하나도 없고 반에서 존재감도 없어, 나라고 하면 아 뭐뭐 잘하는애 하고 알 수 있는 특징도 없고.. 공부도 고만고만 손재주도 없고 달리기도 고만고만 피아노도 고만고만 다른 악기는 다룰 줄 아는 것도 없고... 툴툴 툴 

 

나도 우리딸하면 뭘까 곰곰히 생각했는데.. 그래도 공부 잘하고 키크고 이쁘고 진득한거.. 그게 참 장점인데 뭐 잘하는 아이 그렇게 할 말은 없구나 주위에 보면 이미 누구누구는 수학은 기가 막히게 잘하고 누구누구는 살다와서 그런지 영어 발음이 죽이고 벌써 여러가지 영어 급수시험도 다 따고 누구누구는 오케스트라라서 바이올린이다 플룻이다 연주도 잘하고 누구누구는 아이돌 뺨치게 노래랑 춤이 수준급이고 등등 그런데 영빈이는.. 책을 좋아하고  수학문제 성실하게 풀고 영어 학원 잘 다니고.. 그런데 뭘 잘할까?? 

문득 영빈이가 식빵같다는 생각을 했다.  

식빵하면 떠오르는 아무런 맛도 없고 모양도 없는 밋밋하기 그지없는 빵이지 특징도 없고 쉽게 손에 쥐어지지 않는빵.. 그러나 그 식빵의 변신은 무궁하지 않니? 위에서도 말했듯이 잼을 발라 먹거나 토스트로 구워 먹거나  토스트도 어떻게 구워 먹느냐에 따라 브런치용토스트일 수도 있고 길거리표 토스트도 가능하고 속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어떤 샌드위치든 가능한게 수만가지잖니 

하지만 화려한 케잌이나 달콤한 팥빵 크림빵은 만들어지는 순간 그 정체성이 정해져 버려서 더 이상 다른 것으로 변신할 수도 없지. 더우기 케익은 그 화려함에 비해 쓰임이 너무나 한정되어있고 

식빵은 무미하고 특징이 없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단다. 

영빈아 지금 무슨 재주가 없다고 특징이 없어서 존재감이 없다고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너에게 무지무지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너가 무엇에 꽂혀서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는 거야. 

만화가가 되거나 화가가 되거나 하기위해 멋짓 그림솜씨를 가지고 태어나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설령 재주가 없더라도 요즘은 그림을 잘 그리는 만화가만 전부는 아니야. 그림이 개성이 있으며 더 좋고 또 컴퓨터가 발달해서 컴으로도 얼마든지 그림그리기가 가능하지.. 그래도 역시 손으로 그리는 그림솜씨가 필요하겟지만.. 그건 노력이라는 걸로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타고난 재주가 없으니 그만큼 노력할 기회가 많아질테니까... 

무엇을 하든 내가 가지고 있는 재주에 의지해서 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노력해서 얻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김연아라고 태어났을때부터 스케이트를 신고 나온것도 아니고 박태환이 수영을 하며 나온것도 아니겠지. 그들의 보여지는 재주가 바로 뒤에 숨은 많은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식빵같은 영빈아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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