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할까?  

큰 집으로 이사를 가고 갖고싶던 양문형 냉장고랑 피아노를 살까  

아이들 학교를 쉬고 세계를 몇달간 떠돌아 다녀볼까  

통크게 기부 한번? 

나는 소심하고 심약하여 행여 누가 알고 돈달라고 달라붙을까봐 주위를 두리번 거리면서  

은행에 넣어두고 몇번이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통장을 보다가 닫다가 보다가 닫다가 하고  

말거 같다.. 

아니면 더 소심하고 무책임하게 남편에게 다 맡기고 알아서 하라고 하고 언제 다 썼냐고 잔소리 

리 하고 화를 내고..그럴까? 

예전 이십년전에 친구랑 수다끝에 한 삼억만 있으면 집사고 은행에 남은 돈 넣고 평생 띵띵거 

리며 일안하고 살거라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삼억은 돈이 아니다. 평생을 놀고 먹을 수도 없는 액수..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도 선택의 범위가 너무나 좁다. 

언제 그렇게 변해버렸을까... 

어제 종로를 지나면서 로또를 사볼까 하는 생각을 몇번을 했는데 못샀다. 

번호를 고르는 일도 쉬운게 아니고 그냥 기계로 찍어달라고 하기엔 정성이 너무 부족해보이고 

현실이 팍팍하고 깜깜하다보니 별 생각이 다 든다고 하지만... 

돈이 하늘에서 다발로 떨어지는 일이 나에게도 좀 생기면 안될까... 딱 필요한 만큼만 주워서 

쓰고 그대로 돌텐데요...  

내가 천성이 속물스럽고 유물론적이란건 알았지만 요새 점점 더 쫌스러워진다. 

돈이 이렇게 크다랗게 와닿긴 머리털 나고 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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